[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이번 겨울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서건창(35)이 가장 빛났던 키움 히어로즈가 아닌 고향팀 KIA 타이거즈를 선택했다. 자신을 기다려준 키움 팬들에 쉽게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바라봤다.
서건창은 15일 KIA와 계약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KIA를 선택한 데에는 한 가지 이유만 있는 건 아니었다. 내가 그래도 광주에서 나고 자랐고 가족들도 아직 광주에 있다 보니 편안함이 느껴졌다"며 "새 팀에 왔기 때문에 새로운 마음은 있다. 다른 이유는 없고 나를 이렇게 받아준 팀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라고 차분히 이적 이유를 밝혔다.
앞서 KIA는 서건창과 연봉 5000만 원, 옵션 7000만 원 등 총액 1억 2000만 원에 계약을 맺은 사실을 공개했다. 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서건창에게 KIA의 연고지 광주광역시는 고향과 다름 없다. 그동안 광주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하던 서건창은 계약 후 바쁘게 움직였다. 심재학 KIA 단장을 만나 인사를 나눈 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나와 개인 훈련 중인 최형우(41), 양현종(36) 등과 "잘해보자"며 환영인사를 받았다. 고형욱 키움 단장에게 먼저 전화도 걸었다. 고형욱 단장에 따르면 서건창은 "(방출 직후) 먼저 연락을 주셔서 고마웠다"고 이야기했고, 고 단장은 "(서)건창이 네 선택을 존중하고 많이 응원하겠다. 정말 이젠 아프지 말고 잘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서건창으로서는 마음이 가는 대로 건 전화였다. 키움은 서건창이 가장 빛났던 팀이자, 방출된 그를 두 번이나 잡았던 팀이었다. 2008년 LG 트윈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1군 1경기를 경험한 서건창은 1군 1경기 출전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현역으로 군 문제를 먼저 해결한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이 당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였다. 2011년 입단테스트를 거쳐 히어로즈에 입단해 2012년 127경기 타율 0.266, 39도루, 출루율 0.342 장타율 0.367로 신인왕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128경기 타율 0.370(543타수 201안타) 7홈런 67타점 135득점 48도루, 출루율 0.438 장타율 0.547로 타격 3관왕, 골든글러브, 정규시즌 MVP 등 상을 싹쓸이했다.
이후 2021년 7월 정찬헌(34)과 일대일 트레이드로 LG로 복귀한 뒤에는 3년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또 한 번 방출 통보를 받았고, 이때도 서건창을 챙긴 건 키움이었다. 키움은 서건창에게 곧바로 복귀 의사를 타진했고 긴 시간을 기다렸다. 당시 고 단장은 스타뉴스에 "서건창 본인이나 팀, 또 팬들을 위해서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혹시 선수 생활을 그만두더라도 지도자 등 제2의 인생을 생각한다면 그 길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결정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얼마나 고민되겠나. (그 마음을 알기에) 기다려주고 싶다"고 이유를 밝혔었다.
이에 서건창은 "사실 키움에서 가장 먼저 주시고 또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그랬기에 내가 먼저 (고 단장에게) 이적했다고 전화를 먼저 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을 기다려준 키움 후배들과 팬들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건 아닌데 사실 뭐라 말을 남기기 어렵다. 키움에서 응원해 주시던 팬들이 소중하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할지..."라고 말을 아끼면서 "새로운 팀에 왔는데 지금 팬들에게도 예의는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최대한 아꼈다.
KIA는 서건창에게 김선빈(35)의 백업으로서 활약을 기대한다. 심재학 KIA 단장에 따르면 1루로서 활용할 방침도 세워졌다. 프로 생활 내내 성실함과 근성으로 높이 평가받던 선수로서 어린 선수들에 대한 멘토 역할도 당연히 기대된다. KIA 관계자는 서건창 영입에 "경험이 풍부한 서건창 선수가 팀 내 젊고 유망한 내야수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며 "김선빈 선수와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길 바라며, 고향팀에서 부활해 주길 기대한다"고 배경을 전했다.
프로 17년 차지만, 서건창은 주전으로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히어로즈 시절 2014년, 2019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LG가 29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으나, 정규시즌도 포스트시즌에서도 그의 자리는 없었다. 아쉬운 기억이 많은 잠실야구장이지만, 홈 더그아웃에서도 보였던 원정 KIA 팬들의 뜨거운 열정 하나만큼은 또렷이 기억했다.
서건창은 "KIA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그런 분들이기 때문에 다른 말은 필요치 않은 것 같다. 나도 그에 걸맞은 열정적인 모습을 야구장에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은 선수라면 누구나 마음에 품은 목표다. 그리고 난 아직 커리어에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 그 목표에 힘을 더하고 싶은 마음을 단장님께 말씀드렸다"며 "이제 아픈 곳도 없고 준비도 잘했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서 잘하고픈 마음밖에 없다. 일단 경기에 나가야 뭐라도 보여줄 수 있다. 나가서 팬들에게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 스스로도 그런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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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시절 서건창. |
서건창은 15일 KIA와 계약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KIA를 선택한 데에는 한 가지 이유만 있는 건 아니었다. 내가 그래도 광주에서 나고 자랐고 가족들도 아직 광주에 있다 보니 편안함이 느껴졌다"며 "새 팀에 왔기 때문에 새로운 마음은 있다. 다른 이유는 없고 나를 이렇게 받아준 팀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라고 차분히 이적 이유를 밝혔다.
앞서 KIA는 서건창과 연봉 5000만 원, 옵션 7000만 원 등 총액 1억 2000만 원에 계약을 맺은 사실을 공개했다. 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서건창에게 KIA의 연고지 광주광역시는 고향과 다름 없다. 그동안 광주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하던 서건창은 계약 후 바쁘게 움직였다. 심재학 KIA 단장을 만나 인사를 나눈 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나와 개인 훈련 중인 최형우(41), 양현종(36) 등과 "잘해보자"며 환영인사를 받았다. 고형욱 키움 단장에게 먼저 전화도 걸었다. 고형욱 단장에 따르면 서건창은 "(방출 직후) 먼저 연락을 주셔서 고마웠다"고 이야기했고, 고 단장은 "(서)건창이 네 선택을 존중하고 많이 응원하겠다. 정말 이젠 아프지 말고 잘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서건창으로서는 마음이 가는 대로 건 전화였다. 키움은 서건창이 가장 빛났던 팀이자, 방출된 그를 두 번이나 잡았던 팀이었다. 2008년 LG 트윈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1군 1경기를 경험한 서건창은 1군 1경기 출전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현역으로 군 문제를 먼저 해결한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이 당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였다. 2011년 입단테스트를 거쳐 히어로즈에 입단해 2012년 127경기 타율 0.266, 39도루, 출루율 0.342 장타율 0.367로 신인왕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128경기 타율 0.370(543타수 201안타) 7홈런 67타점 135득점 48도루, 출루율 0.438 장타율 0.547로 타격 3관왕, 골든글러브, 정규시즌 MVP 등 상을 싹쓸이했다.
2014년 KBO MVP 수상 당시 서건창(오른쪽). |
이후 2021년 7월 정찬헌(34)과 일대일 트레이드로 LG로 복귀한 뒤에는 3년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또 한 번 방출 통보를 받았고, 이때도 서건창을 챙긴 건 키움이었다. 키움은 서건창에게 곧바로 복귀 의사를 타진했고 긴 시간을 기다렸다. 당시 고 단장은 스타뉴스에 "서건창 본인이나 팀, 또 팬들을 위해서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혹시 선수 생활을 그만두더라도 지도자 등 제2의 인생을 생각한다면 그 길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결정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얼마나 고민되겠나. (그 마음을 알기에) 기다려주고 싶다"고 이유를 밝혔었다.
이에 서건창은 "사실 키움에서 가장 먼저 주시고 또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그랬기에 내가 먼저 (고 단장에게) 이적했다고 전화를 먼저 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을 기다려준 키움 후배들과 팬들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건 아닌데 사실 뭐라 말을 남기기 어렵다. 키움에서 응원해 주시던 팬들이 소중하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할지..."라고 말을 아끼면서 "새로운 팀에 왔는데 지금 팬들에게도 예의는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최대한 아꼈다.
KIA는 서건창에게 김선빈(35)의 백업으로서 활약을 기대한다. 심재학 KIA 단장에 따르면 1루로서 활용할 방침도 세워졌다. 프로 생활 내내 성실함과 근성으로 높이 평가받던 선수로서 어린 선수들에 대한 멘토 역할도 당연히 기대된다. KIA 관계자는 서건창 영입에 "경험이 풍부한 서건창 선수가 팀 내 젊고 유망한 내야수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며 "김선빈 선수와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길 바라며, 고향팀에서 부활해 주길 기대한다"고 배경을 전했다.
서건창. /사진=KIA 타이거즈 |
프로 17년 차지만, 서건창은 주전으로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히어로즈 시절 2014년, 2019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LG가 29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으나, 정규시즌도 포스트시즌에서도 그의 자리는 없었다. 아쉬운 기억이 많은 잠실야구장이지만, 홈 더그아웃에서도 보였던 원정 KIA 팬들의 뜨거운 열정 하나만큼은 또렷이 기억했다.
서건창은 "KIA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그런 분들이기 때문에 다른 말은 필요치 않은 것 같다. 나도 그에 걸맞은 열정적인 모습을 야구장에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은 선수라면 누구나 마음에 품은 목표다. 그리고 난 아직 커리어에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 그 목표에 힘을 더하고 싶은 마음을 단장님께 말씀드렸다"며 "이제 아픈 곳도 없고 준비도 잘했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서 잘하고픈 마음밖에 없다. 일단 경기에 나가야 뭐라도 보여줄 수 있다. 나가서 팬들에게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 스스로도 그런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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