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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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계약을 맺은 블라디미르 미겔 게레로가 아버지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블라디미르 게레로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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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의 블라디미르 게레로.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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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AFPBBNews=뉴스1 |
'야구 명문가' 게레로 집안에 또 한 명의 예비 빅리거가 탄생했다. 이미 올스타급으로 성장한 형에 이어 두 동생도 메이저리그(MLB) 팀과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6일(한국시간) "뉴욕 메츠가 올해 16살의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좌타자 블라디미르 미겔 게레로(Vladimir Miguel Guerrero)와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11만 7000달러(약 1억 5500만 원)의 계약금을 받게 된다.
매체는 "게레로는 장기적으로는 1루수나 좌익수 옵션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최상위권 유망주로는 보이지 않지만, 프로의 세계에 들어오면서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는 점에 대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또한 "타격 능력이 좋다. 어린 나이에도 스트라이크존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했다.
메츠는 이번 계약을 통해 게레로와 함께 MLB.com 선정 국제 유망주 톱 50에 포함된 세 명의 선수를 추가로 영입했다.
단순히 이것만 봐서는 왜 이번 영입이 화제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게레로의 가족 면면을 본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그의 아버지는 바로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외야수 블라디미르 게레로(49)다. 그는 2004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비롯해 실버슬러거 8회, 올스타 9회 선정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선수로, 지난 2018년 92.9%의 투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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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시절의 블라디미르 게레로(오른쪽). /AFPBBNews=뉴스1 |
1996년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LA 에인절스(2004~2009년), 텍사스 레인저스(2010년), 볼티모어 오리올스(2011년)를 거쳐 총 16시즌을 뛰었다. 통산 2147경기에 나와 타율 0.318(8155타수 2590안타) 449홈런 1496타점 1328득점 181도루 OPS 0.931의 성적을 거뒀다. 엄청난 파워와 바운드로 들어오는 볼도 타격하는 콘택트 능력, 빠른 발과 강력한 어깨를 모두 갖춘 호타준족의 외야수였다.
1998년 38홈런을 터트리며 본격적으로 스타플레이어로 등극한 게레로는 2002년에는 161경기에서 타율 0.336 39홈런 111타점 106득점 40도루 OPS 1.010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올렸다. 홈런 하나가 부족해 역대 4번째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모두를 놀라게 한 성적이었다. 이어 에인절스 이적 첫 시즌인 2004년에는 156경기에 나와 타율 0.337 39홈런 126타점 124득점 OPS 0.989의 성적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본인 역시 생애 첫 MVP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0.317의 타율과 32개의 홈런으로 MVP 투표에서 3위에 올랐다.
200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서 성적이 하락했던 게레로는 2010년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는 152게임에 나와 타율 0.300 29홈런 115타점 OPS 0.841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고, 올스타와 실버슬러거에 선정됐다. 또한 소속팀 텍사스를 창단 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려놓은 주역이 됐다. 2011년 볼티모어를 마지막으로 마이너리그와 도미니카 리그, 미국 독립리그를 거친 그는 2014년 선수 은퇴를 선언하며 커리어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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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게레로(왼쪽)와 아들 게레로 주니어. /AFPBBNews=뉴스1 |
게레로에게는 8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중에서도 몬트리올 시절 태어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5·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이미 스타 반열에 등극했다. 아버지보다 가진 능력은 떨어지지만, 참을성을 비롯한 타격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게레로 주니어는 지난 2015년 7월 토론토와 계약금 390만 달러(약 51억 원)를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마이너리그를 폭격하며 한때 MLB.com 선정 유망주 1위에 올랐던 그는 2019년 4월 메이저리그에 콜업돼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첫 시즌 123경기에 나와 타율 0.272 15홈런 69타점 OPS 0.772의 성적을 거둔 게레로 주니어는 나이에 비하면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6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듬해 60경기 단축 시즌에서 타율 0.262에 그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안겨줬다. 절치부심한 그는 2021년 161경기에서 타율 0.311(3위), 48홈런(1위) 111타점(5위) 123득점(1위), 출루율 0.401(1위) 장타율 0.601(1위), OPS 1.002(1위)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특히 마지막까지 타격 트리플 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1위)에 도전하면서 오타니 쇼헤이(당시 LA 에인절스)에 이어 MVP 2위에 올랐다.
이후 게레로 주니어는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올스타(2021~2023년)에 선정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록 2021시즌의 파괴력 있는 모습은 아니지만 20~30홈런대를 기록하며 중심타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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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게레로(맨 왼쪽)가 아들 파블로 게레로(가운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벤 배들러 SNS |
게레로 주니어의 이복동생이자 미겔 게레로의 형인 파블로 게레로도 프로 선수다. 그는 지난해 1월 아버지가 뛰었던 텍사스 레인저스와 국제 유망주 계약을 맺었다. 우투우타의 외야수인 파블로는 지난해 루키리그에서 36경기에 출전, 타율 0.224(125타수 28안타) 4홈런 20타점 OPS 0.721로 프로 첫발을 뗐다.
게레로 가문의 메이저리거는 이들만 있는 건 아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형인 윌튼 게레로(50)로 빅리그에서 내야수로 활약했다. 다저스 시절 박찬호(51)의 동료로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윌튼 게레로는 빅리그 통산 678경기에 나와 타율 0.282(1678타수 473안타) 11홈런 127타점 167득점 42도루 OPS 0.677을 기록했다. 커리어하이 시즌은 1998년으로 그해 타율 0.284 2홈런 27타점 50득점 8도루 OPS 0.685를 기록했다. 윌튼 게레로는 1998년과 1999년, 2002년 몬트리올 소속으로 뛰며 동생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한솥밥을 먹었다.
윌튼-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조카이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사촌형인 가브리엘 게레로(31)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쳐 2018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빅리그 데뷔를 이뤄냈다. 그해 14경기에서 18타수 3안타, 타율 0.167 1홈런 1타점 1득점의 성적을 거둔 그는 이후 2020년에는 사촌동생 게레로 주니어가 있던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게레로는 SNS를 통해 이번에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아들 블라디미르 미겔 게레로에게 "뉴욕 메츠와 계약을 맺은 걸 축하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해라"며 축하와 당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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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튼 게레로.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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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게레로. /AFPBBNews=뉴스1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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