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연봉의 12배' 360억 받는 만치니 감독, 사우디 이끌고 아시안컵 진땀승... 오만에 2-1 역전승
입력 : 2024.01.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AFPBBNews=뉴스1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AFPBBNews=뉴스1
기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단. /AFPBBNews=뉴스1
기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단. /AFPBBNews=뉴스1
'아시안컵 감독 연봉 1위' 로베르토 만치니(이탈리아) 감독이 힘겹게 아시안컵 데뷔전 승리를 거뒀다.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17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만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2-1로 이겼다. 0-1로 지고 있다가 후반 막판 2골을 몰아쳐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수비수 알리 알 볼레아히(알힐랄)가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로써 승점 3을 추가한 사우디는 F조 2위를 마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6위의 사우디는 태국(113위), 오만(74위), 키르기스스탄(98위)과 경쟁하고 있다. 태국은 키르기스스탄을 2-0으로 제압했고, 골득실차에서 앞서 사우디를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섰다. 오만은 3위, 키르기스스탄은 4위를 기록 중이다.

경기 전만 해도 FIFA 랭킹과 선수단 이름값에서 사우디가 쉬운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아시안컵이 열리기 직전 스포츠전문 스코어90은 아시안컵 우승 확률은 공개했다. 일본이 28%로 우승 확률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한국으로 우승확률 16%였다. 호주는 12%,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11%씩 기록했다. 이 5팀이 아시안컵 최대 우승후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축구통계매체 풋몹 기준 사우디는 전체슈팅에서 12대4로 앞섰지만, 유효슈팅은 4대2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만큼 오만이 위험지역에서 사우디의 공격을 잘 틀어막았다는 얘기다. 사우디의 볼 점유율은 65%나 됐다.

명장 출신 만치니 감독도 진땀을 빼야 했다. 만치니 감독은 지난 해 연봉 2500만 유로(약 360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사우디 대표팀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중동 유명 매체 알자지라가 이같은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만치니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한 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아시안컵 연봉 2위'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연봉 220만 달러(약 30억 원)보다 12배나 많은 액수다. 하지만 아시안컵 첫 경기부터 고전해 우려를 낳았다.

만치니 감독은 3-5-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선발로 출전한 11명 모두 사우디 자국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었다. 알힐랄 소속 선수들이 7명, 알나스르 소속 선수가 3명이었다. 알힐랄에는 슈퍼스타 네이마르, 알나스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고 있는 팀이다. 사우디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막대한 돈에 힘입어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폭풍영입하고 있다. 이날 투톱도 '알힐랄 듀오' 살렘 알 다와사리, 살레 알 셰리가 맡았다. 골키퍼 아흐메디 알리 알 카사르도 사우디 알파이하에서 뛰고 있다.

오만은 4-3-1-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오만은 지난 7일 파울루 벤추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UAE)를 1-0으로 눌렀다. 만만히 볼 팀이 아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초록색 유니폼)-오만 경기. /AFPBBNews=뉴스1
사우디아라비아(초록색 유니폼)-오만 경기. /AFPBBNews=뉴스1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점골 장면. /AFPBBNews=뉴스1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점골 장면. /AFPBBNews=뉴스1
하지만 사우디는 전반 14분부터 선제 실점했다. 상대 역습을 끊어내려다가 사우디 센터백 하삼 탐바티(알힐랄)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무리한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오만 알 야흐아이가 침착하게 차 넣었다. 사우디는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전반 40분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문전 앞에서 알 셰리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후반을 0-1로 시작한 사우디는 상대를 더욱 몰아붙였다. 그러나 오만 골키퍼의 계속되는 슈퍼세이브에 벼랑 끝에 몰렸다. 사우디를 구해낸 것은 교체로 들어온 압둘라흐만 가리브(알스르)였다. 후반 33분 폭풍 같은 드리블로 페널티박스까지 치고 들어간 뒤 깔끔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한숨 돌린 사우디는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코너킥 찬스에서 알 볼레아히가 헤더골을 터뜨렸다.

풋몹은 사우디 센터백 알리 라자미(알나스르)에게 가장 높은 평점 8.3을 매겼다. 태클 1회와 함께 걷어내기 2회, 리커버리 8회 등을 기록하며 탄탄한 수비를 이끌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알 볼레아히의 평점은 8.2였다. 사우디 센터백 3명은 모두 평점 8점대 이상을 기록했다. 좋은 수비에 결승골까지 책임지면서 사우디를 구해냈다. 기대를 모았던 공격진은 부진했다. 알 다와사리의 평점은 6.9, 알 셰리의 평점은 6.8이었다.

사우디는 오는 22일 오전 2시30분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을 치른다. 사우디가 키르기스스탄까지 잡아낸다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오만은 오는 21일 태국을 상대한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일정이다.

한편 태국은 키르기스스탄을 2-0으로 눌렀다. FIFA 랭킹에서는 태국이 키르기스스탄에 뒤져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태국은 전체슈팅에서 12대13으로 밀렸다. 볼 점유율도 45%만 기록했다. 하지만 유효슈팅에서 4대3으로 앞서는 정확도 높은 공격을 선보였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수파차이 자이디드(부리람 유나이티드)가 영웅으로 떠올랐다. 멀티골을 몰아쳤다. 후반 26분에 이어 후반 3분에도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풋몹은 자이디드에게 가장 높은 평점 8.8을 부여했다. 키르기스스탄 입장에서는 골키퍼 에잔 타코타에프의 실책이 뼈아팠다.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풋몹 기준 타코타에프의 평점은 4.9에 불과했다.

결승골을 넣은 알리 알 볼레아히. /AFPBBNews=뉴스1
결승골을 넣은 알리 알 볼레아히. /AFPBBNews=뉴스1
알 볼레아히의 골 세리머니. /AFPBBNews=뉴스1
알 볼레아히의 골 세리머니. /AFPBBNews=뉴스1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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