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레바논의 거친 플레이, 그리고 이를 파울로 선언하지 않은 한국인 심판과 중국의 분노에 대해 큰 관심을 드러냈다.
레바논 수비수가 중국 공격수의 얼굴을 축구화 스터드로 걷어찼지만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주심은 한국인 주심이었다. 이를 두고 중국에서는 한국인 심판 때문에 중국이 패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축구 대표팀은 17일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레바논 대표팀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중국-레바논전은 한국인 심판진이 배정되면서 경기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는 앞서 한국 대표팀과 관련이 있기도 했다. 지난 15일 열린 한국과 바레인의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 국적의 마닝 주심이 경기를 관장했다. 그런데 마닝 주심은 당시 한국 선수들을 향해 옐로카드만 무려 5장을 꺼내며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반대로 됐다. 중국의 경기에 고형진 심판이 주심을 맡아 경기를 진행한 것. 이날 경기 전부터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은 한국 심판진이 중국에 똑같이 카드로 보복을 하는 것 아니냐며 호들갑 섞인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고형진 심판은 중국의 우려와 다르게 깔끔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다만 중국 축구 팬들이 분노한 장면이 있었다. 전반 14분. 레바논 수비수 카릴 카미스가 높게 들어 올린 발이 중국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강타했다. 카미스의 축구화 스터드가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직접 때리는 매우 위험한 장면이었다. 얼굴을 맞은 다이웨이쥔은 그 자리에 쓰러진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이 장면을 놓고 고형진 주심은 중국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이어 비디오 판독(VAR)까지 진행했으나 옐로카드는 물론, 반칙 판정조차 내려지지 않았다. 고의성이 없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옐로카드는커녕, 휘슬조차 울리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중국 매체 텐센트 스포츠에 따르면 "한국 주심은 레바논 선수가 얼굴을 발로 찼는데 그저 가만히 있었다", "이건 한국 심판의 보복이다", "저 장면이 퇴장이 아니라니", "한국 심판 때문에 경기에서 졌다"라는 등의 선 넘은 억지 주장을 펼쳤다.
이 소식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 축구 매체 사커다이제스트웹은 "중국 현지 언론이 한국인 주심으로 인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다며 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스포츠 포털 소후닷컴은 '중국이 타지키스탄과 1차전보다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불운이 겹치면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런데 경기를 관장한 한국인 주심에 대해서는 분노를 드러냈다"면서 "문제로 여긴 건 전반 14분에 나온 장면이었다. 카미스가 다이웨이쥔을 향해 하이킥으로 얼굴을 때렸다. VAR이 실행됐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다. 클리어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카미스가 먼저 공을 터치했기에, 악의적인 파울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소후닷컴은 이 장면을 두고 '그렇게 위험한 플레이를 펼쳤는데, 레드카드는 고사하고 옐로카드조차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파울로도 선언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 심판은 레바논 선수들의 거친 축구를 계속해서 그냥 놔줬다. 앞서 마닝 심판이 한국 대표팀에 5장의 경고를 줬는데, 이에 대한 보복인 게 틀림없다. 하지만 마닝은 정당한 판정을 내렸다. 반면 고형진 주심은 중국에 불리한 판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과거 맨체스터 시티에 잠시 몸담았던 순지하이는 TV 해설을 통해 "확실히 심한 충돌이 있었지만, 파울은 아니라고 본다. 당연히 레드카드도 주어지지 않는 게 맞다. 다이웨이쥔이 잘 피했어야 한다"며 냉철하게 이 장면을 바라봤다. 이에 대해 소후닷컴은 '어떻게 (순지하이는) 그런 말을 할 수 있나"고 날을 세운 뒤 "중국은 2경기 연속 무승부로 승점 2점을 따냈다. 이제 중국은 개최국인 카타르와 최종전을 남겨놓고 있다. 현재로서는 꽤 어려운 상황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축구에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지난 1차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6위에 불과한 타지키스탄에 슈팅을 20개나 내준 끝에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그리고 이번에는 FIFA 랭킹 107위인 레바논을 상대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레바논은 중국 수비진을 휘저은 뒤 두 차례 골대를 강타할 정도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중국은 이날 슈팅을 총 15회 기록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상대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중국은 2무로 A조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반면 카타르는 레바논과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뒤 타지키스탄과 2차전에서도 1-0으로 승리,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었다. 이제 중국은 A조 선두이자 개최국 카타르를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만약 카타르에 패할 경우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안게 된다.
일본의 또 다른 축구 매체 풋볼 존도 이 장면을 주목했다. 풋볼 존은 "중국과 레바논의 경기에서 위험한 플레이가 나왔다. 전반전 도중 레바논 선수의 발바닥이 중국 선수의 얼굴을 직접 때리는 위험한 플레이가 나왔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카드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 언론에서는 '너무 악질이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썼다.
풋볼 존은 "카미스가 루즈 볼 상황에서 클리어링을 시도했는데, 발바닥이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직격했다. 이런 위험한 플레이를 놓고 VAR을 통해 반칙 여부를 체크했다. 그렇지만 아무런 카드도 주어지지 않은 채 경기가 재개됐다. 파울조차 내려지지 않은 장면에서 소후 닷컴은 '나쁜 행위다.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레바논 선수가 걷어찼지만 주심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중국 매체의 반응을 그대로 실었다.
이어 "중국 매체는 '슬로우 모션을 통해 볼 때 카미스가 축구화로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걷어찼다. 그렇기에 매우 위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 '축구 규칙에서 위험한 플레이가 나온다면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낼 수 있다. 더 심한 경우에는 레드카드까지 꺼내 퇴장을 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한국 심판은 그것을 무시하고 레바논 선수에게 반칙도 불지 않았다'고 했다"면서 "이 매체는 앞서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에서 마닝 주심이 옐로카드 5장을 준 사실을 바탕으로 '한국 심판의 복수'라 썼다"고 전했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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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진 심판이 17일(한국시간) 중국-레바논전에서 휘슬을 불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레바논 수비수가 중국 공격수의 얼굴을 축구화 스터드로 걷어찼지만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주심은 한국인 주심이었다. 이를 두고 중국에서는 한국인 심판 때문에 중국이 패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축구 대표팀은 17일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레바논 대표팀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중국-레바논전은 한국인 심판진이 배정되면서 경기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는 앞서 한국 대표팀과 관련이 있기도 했다. 지난 15일 열린 한국과 바레인의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 국적의 마닝 주심이 경기를 관장했다. 그런데 마닝 주심은 당시 한국 선수들을 향해 옐로카드만 무려 5장을 꺼내며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반대로 됐다. 중국의 경기에 고형진 심판이 주심을 맡아 경기를 진행한 것. 이날 경기 전부터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은 한국 심판진이 중국에 똑같이 카드로 보복을 하는 것 아니냐며 호들갑 섞인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고형진 심판은 중국의 우려와 다르게 깔끔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다만 중국 축구 팬들이 분노한 장면이 있었다. 전반 14분. 레바논 수비수 카릴 카미스가 높게 들어 올린 발이 중국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강타했다. 카미스의 축구화 스터드가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직접 때리는 매우 위험한 장면이었다. 얼굴을 맞은 다이웨이쥔은 그 자리에 쓰러진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이 장면을 놓고 고형진 주심은 중국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이어 비디오 판독(VAR)까지 진행했으나 옐로카드는 물론, 반칙 판정조차 내려지지 않았다. 고의성이 없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옐로카드는커녕, 휘슬조차 울리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중국 매체 텐센트 스포츠에 따르면 "한국 주심은 레바논 선수가 얼굴을 발로 찼는데 그저 가만히 있었다", "이건 한국 심판의 보복이다", "저 장면이 퇴장이 아니라니", "한국 심판 때문에 경기에서 졌다"라는 등의 선 넘은 억지 주장을 펼쳤다.
중국 축구 대표팀의 레바논전 베스트11. /AFPBBNews=뉴스1 |
매체는 "중국 스포츠 포털 소후닷컴은 '중국이 타지키스탄과 1차전보다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불운이 겹치면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런데 경기를 관장한 한국인 주심에 대해서는 분노를 드러냈다"면서 "문제로 여긴 건 전반 14분에 나온 장면이었다. 카미스가 다이웨이쥔을 향해 하이킥으로 얼굴을 때렸다. VAR이 실행됐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다. 클리어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카미스가 먼저 공을 터치했기에, 악의적인 파울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소후닷컴은 이 장면을 두고 '그렇게 위험한 플레이를 펼쳤는데, 레드카드는 고사하고 옐로카드조차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파울로도 선언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 심판은 레바논 선수들의 거친 축구를 계속해서 그냥 놔줬다. 앞서 마닝 심판이 한국 대표팀에 5장의 경고를 줬는데, 이에 대한 보복인 게 틀림없다. 하지만 마닝은 정당한 판정을 내렸다. 반면 고형진 주심은 중국에 불리한 판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과거 맨체스터 시티에 잠시 몸담았던 순지하이는 TV 해설을 통해 "확실히 심한 충돌이 있었지만, 파울은 아니라고 본다. 당연히 레드카드도 주어지지 않는 게 맞다. 다이웨이쥔이 잘 피했어야 한다"며 냉철하게 이 장면을 바라봤다. 이에 대해 소후닷컴은 '어떻게 (순지하이는) 그런 말을 할 수 있나"고 날을 세운 뒤 "중국은 2경기 연속 무승부로 승점 2점을 따냈다. 이제 중국은 개최국인 카타르와 최종전을 남겨놓고 있다. 현재로서는 꽤 어려운 상황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7일(한국시간) 카미스의 축구화가 다이웨이쥔을 강타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
중국은 2무로 A조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반면 카타르는 레바논과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뒤 타지키스탄과 2차전에서도 1-0으로 승리,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었다. 이제 중국은 A조 선두이자 개최국 카타르를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만약 카타르에 패할 경우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안게 된다.
일본의 또 다른 축구 매체 풋볼 존도 이 장면을 주목했다. 풋볼 존은 "중국과 레바논의 경기에서 위험한 플레이가 나왔다. 전반전 도중 레바논 선수의 발바닥이 중국 선수의 얼굴을 직접 때리는 위험한 플레이가 나왔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카드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 언론에서는 '너무 악질이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썼다.
풋볼 존은 "카미스가 루즈 볼 상황에서 클리어링을 시도했는데, 발바닥이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직격했다. 이런 위험한 플레이를 놓고 VAR을 통해 반칙 여부를 체크했다. 그렇지만 아무런 카드도 주어지지 않은 채 경기가 재개됐다. 파울조차 내려지지 않은 장면에서 소후 닷컴은 '나쁜 행위다.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레바논 선수가 걷어찼지만 주심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중국 매체의 반응을 그대로 실었다.
이어 "중국 매체는 '슬로우 모션을 통해 볼 때 카미스가 축구화로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걷어찼다. 그렇기에 매우 위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 '축구 규칙에서 위험한 플레이가 나온다면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낼 수 있다. 더 심한 경우에는 레드카드까지 꺼내 퇴장을 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한국 심판은 그것을 무시하고 레바논 선수에게 반칙도 불지 않았다'고 했다"면서 "이 매체는 앞서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에서 마닝 주심이 옐로카드 5장을 준 사실을 바탕으로 '한국 심판의 복수'라 썼다"고 전했다.
고형진 심판이 17일(한국시간) 중국-레바논전을 관장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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