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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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디그롬.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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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디그롬. /AFPBBNews=뉴스1 |
한화로 2400억 원이 넘는 거액의 계약을 따낸 뒤 단 6경기 만에 시즌아웃된 제이콥 디그롬(36·텍사스 레인저스)이 올여름 마운드에 복귀할 전망이다.
스포츠매체 ESPN은 28일(한국시간)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디그롬이 올봄 투구를 재개할 계획이며, 한여름쯤 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디그롬은 최근 열린 텍사스의 팬 페스티벌에 참석해 "우리(디그롬과 맥스 슈어저)가 트레이드 마감기한(7월 말)에 맞춰 복귀한다면 마치 두 선수를 영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농담 섞인 말을 전했다. 슈어저 역시 지난 시즌 종료 후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아 여름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이 행사에서 디그롬은 "내 팔의 느낌이 괜찮다"며 자신의 상태를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 팀에서 몇 년 더 투구를 하고 싶다. 그렇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최고의 플랜이 무엇이지 살펴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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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디그롬. /AFPBBNews=뉴스1 |
디그롬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2014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지난해까지 통산 215경기에 등판해 84승 57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1356⅓이닝을 던지며 탈삼진을 무려 1652개(9이닝당 11탈삼진)를 기록하는 뛰어난 구위를 뽐냈다.
데뷔 첫 시즌부터 9승 6패 평균자책점 2.69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디그롬은 조정기를 거쳐 2018년 그야말로 대폭발했다. 그해 32경기 217이닝을 소화한 그는 10승 9패 269탈삼진 평균자책점 1.70(1위)이라는 스탯을 거뒀다. 승운이 부족해 승수는 적었지만 투구내용은 빛이 났다. 결국 그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1위표 30장 중 29장을 쓸어담으며 생애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어 이듬해(2019년)에도 32경기(204이닝)에서 11승 8패 255탈삼진(1위) 평균자책점 2.43으로 2년 연속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에 류현진(당시 LA 다저스)이나 슈어저(당시 워싱턴)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2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빅리그에서 사이영상을 수상한 건 샌디 코팩스(1965~1966년), 데니 맥클레인(1968~1969년), 짐 파머(1975~1976년), 로저 클레멘스(1986~1987년, 1997~1998년), 그렉 매덕스(1992~1995년), 페드로 마르티네스(1999~2000년), 랜디 존슨(1999~2002년), 팀 린스컴(2008~2009년), 클레이튼 커쇼(2013~2014년), 슈어저(2016~2017년)와 함께 디그롬이 역대 12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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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츠 시절의 제이콥 디그롬. /AFPBBNews=뉴스1 |
2020년 60경기 단축 시즌에서도 사이영상 3위(4승 2패 평균자책점 2.38)에 올랐던 디그롬은 그러나 이 해부터 목과 햄스트링 등 여러 부상으로 인해 등판을 거르는 등 '유리몸'이 되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전반기에만 7승과 평균자책점 1.08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도 옆구리, 손가락,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하다 결국 7월 중순 시즌아웃됐다. 재활 후 2022년 8월 돌아와 11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3.08의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디그롬은 지난 2022년 12월 텍사스와 5년 1억 8000만 달러(약 2403억 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비록 부상이 잦았지만 등판할 때만큼은 최고의 투수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부상 복귀 후에도 그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여전히 시속 98.9마일(약 159.2km)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에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은 당시 "이번 오프시즌의 목표는 선발투수 강화였고, 우리는 리그 최고의 선수를 데려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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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디그롬. /AFPBBNews=뉴스1 |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디그롬은 지난해 6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7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30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4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여전한 구위를 과시했다. 그러나 4월 18일 캔자스시티전에서 손목 통증으로 인해 4이닝 만에 강판됐고, 같은 달 29일 뉴욕 양키스전에도 다시 한 번 몸 상태 이상으로 인해 3⅔이닝 소화에 그쳤다. 오른쪽 팔꿈치 문제로 인해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디그롬은 결국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빠르게 시즌 아웃됐다.
디그롬 없이도 텍사스는 지난해 90승 72패(승률 0.556)를 거두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휴스턴과 승차 없는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승승장구하며 끝내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를 4승 1패로 꺾고, 1961년 창단 후 무려 6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여기에 디그롬의 이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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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디그롬이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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