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오열사’ 오재원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그러나 그가 저격했던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역사적인 MLB 서울개막전 시구를 맡게 됐다. 현재의 위상과 운명은 극과 극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9일, “오재원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이날 오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일 오후, 경찰은 오재원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오재원은 지난 10일 함께 있던 여성의 신고로 마약 관련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오면서 풀려났다. 하지만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보한 경찰이 19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오재원의 신병을 확보했다. 체포영장 절차를 밟아서 체포했고 또 구속영장까지 신청됐다는 것은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와 근거가 확인됐다는 의미라고 풀이할 수 ㅇㅆ다.
오재원은 2003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72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이후 경희대를 졸업한 뒤 2007년에 입단했다. 2022년까지 16시즌 동안 ‘원클럽맨’으로 활동했다. 통산 1571경기 타율 2할6푼7리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의 기록을 남겼다. 2011년 46개의 베이스를 훔치며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두산 왕조의 주축으로 활약했고 이 기간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도 3번이나 거머쥐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금메달), 2015년 WBSC 프리미어12(우승),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태극마크와도 인연이 깊었다. 특히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를 치고 나가며 대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안타를 치고 출루하면서 일본 덕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 장면으로 ‘오열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울러 9회 돌아온 2사 만루 타석에서는 큼지막한 타구를 치고 ‘빠던’을 하는 명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지만 결국 일본 중견수의 호수비에 막히며 좌절하기도 했다.
선수 시절부터 파이팅 넘치고 센스 있는 플레이로 두산 팬들에게는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과도한 승부욕과 거친 플레이 스타일로 두산 외 다른 팬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의 선수였다.
2022년 은퇴식까지 성대하게 받으면서 은퇴했다. 은퇴 직후에는 2023년 곧바로 SPOTV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야구 선후배를 ‘저격’하는 발언으로 비난 여론을 받기도 했다. 특히 ‘코리안특급’ 박찬호를 저격하면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2014년 박찬호가 인천 아시안게임 해설위원으로 활약할 당시 오재원을 두고 한 말이 가슴에 남은 듯 했다. 박찬호는 당시 “나를 힘들게 했던 선수다. 현역 시절 풀카운트 승부였는데 오재원이 땅볼을 쳤다. 발에 공이 맞았다고 우겨서 파울로 인정됐다. 안 맞은 공이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오재원이 “박찬호의 발언을 듣고 당시 잠을 못잤다”라고 말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과거의 악연을 들추면서 박찬호를 공개 저격했고 많은 비난 여론과 마주했다.
오재원은 당시 “저는 코리안특급(박찬호를 의미)을 너무 싫어한다. 이제 저는 일반인이니까 이야기할 수 있다”라면서 “우리나라를 정말 빛냈고 '코리안 특급'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창시자다. 그전에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서 그분을 응원하고 그랬던 감사한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박찬호가 해설위원 당시 했던 멘트들을 끄집어냈다. 그는 “한 번씩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해설을 할 때는 당연히 말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아닌 걸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2014년 박찬호가 인천 아시안게임 해설위원으로 활약할 당시 오재원을 두고 한 말이 가슴에 남은 듯 했다. 박찬호는 당시 “나를 힘들게 했던 선수다. 현역 시절 풀카운트 승부였는데 오재원이 땅볼을 쳤다. 발에 공이 맞았다고 우겨서 파울로 인정됐다. 안 맞은 공이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오재원이 “박찬호의 발언을 듣고 당시 잠을 못잤다”라고 말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과거의 악연을 들추면서 박찬호를 공개 저격했다.
아울러 “해설은 제3자를 위해 하는 거다. 해설할 때 청취자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설할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아쉬웠다’ 혹은 ‘내가 봤을 때’ 이런 식으로 말을 너무 쉽게 한다. 무책임한 말들의 향연으로 인해 오해가 쌓이고 그게 이미지가 되어 버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야구 팬들의 비난 여론에 휩싸였고 오재원은 곧바로 해명했다. 그는 “하루동안 회초리를 맞았고 기분이 나쁘셨을 분들을 생각하면 당연하다 생각하다”면서 “'국민'이란 단어에 실망하고 기분 나쁘셨을 분께 다시 한번 송구의 말을 전해드린다”고 했다.
그는 “그 단어의 원래 의도는 나 역시 박찬호 선수를 우상으로 보고 자랐다. 아버님, 할아버님도 새벽잠을 설치시면서 응원했다. 지금 KBO에 있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그 선수들의 부모님들까지 박찬호 선수를 응원하셨을 게 분명하다. 그때 당시 영웅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대스타, 대선배가 하는 말은 보통 나(오재원) 같은 사람의 말보다 몇 백, 몇 천배 큰 울림이 있을 것이고 동조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공개적 비난 대신 따로 불러 조언을 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견해가 빠진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재원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 날카로운 시선은 계속됐다. 이후 삼성 양창섭과 SSG 최정의 빈볼 논란 때 양창섭을 향해서 원색적인 비판을 중계방송 상에서 하면서 논란을 불러 일어키기도 했다. 이후 오재원은 SPOTV 해설위원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은퇴 후 2년 동안 오재원을 둘러싼 추문과 구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약 투약 혐의가 사실인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구설에 오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재원이 다시 한 번 추락의 기로에 놓인 순간, 자신이 저격했던 ‘코리안특급’은 역사적인 순간 마운드에 다시 선다. 박찬호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공식 개막전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1차전 시구를 맡는다.
박찬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다. 류현진(한화)이 다저스에서 사이영상급 투수로 올라섰고 현재 김하성(샌디에이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를 있게 한 선구자다.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고 메이저리그 통산 476경기(287선발) 1993이닝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 1715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여전히 아시아 투수 최다승 투수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오재원과 박찬호의 운명은 이렇게 달라져 있다. 그리고 위상도 극과 극의 차이라는 것을 이날 다시 확인해야 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