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엔팍에 남아있는 페디의 유산 '페디보드'…왜 올해는 업데이트가 안됐을까 [오!쎈 창원]
입력 : 2024.03.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창원, 이석우 기자]NC 다이노스 서호철이 2회말 1사 1루 키움 히어로즈 김선기에게서 좌월 2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03.27 / foto0307@osen.co.krOSEN DB

[OSEN=창원, 조형래 기자] NC 다이노스의 역대급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많은 것을 남기고 떠났다.

프로야구 역사상 손에 꼽을 대기록인 20승 200탈삼진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5번째이자 37년 만의 대업이었다. 여기에 역대 6번째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달성했다. 리그 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당연히 페디의 몫이었다. 페디와 함께 NC는 가을야구에 올라서며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페디는 떠났다. 한국을 압도하고 빅리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라는 역대급 조건으로 유턴에 성공했다. 

이런 페디가 남기고 간 문화가 있다. ‘페디보드’다. 페디는 지난해 5월,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세리머니를 직접 만들었다. 홈런을 친 동료 선수들의 세리머니 장면을 직접 찍어서 전시하기 시작했다. 페디는 이 모든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했다. 그러면서 덕아웃 한켠에 사진을 붙일 수 있는 포토보드, 곧바로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즉석사진기에 인화 필름까지 사비로 구입해 덕아웃 한켠에 마련해 놓았다. 포토보드는 ‘페디보드’로 명명됐다.

페디가 시작한 세리머니는 이제 모든 선수들이 즐길 수 있게 됐고 페디가 아닌 다른 선수들이 찍으면서 홈런의 순간을 즐겼다. 정적이던 선수들의 세리머니도 어느덧 다양해졌고 익살맞아졌다. NC는 페디와 함께 모든 홈런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지난해 포스트시즌까지 여정이 이어지면서 포토보드는 빼곡해졌다. 

[OSEN=창원, 이석우 기자]NC 다이노스 페디가 5월 홈런을 친 동료들의 즉석 사진을 붙이고 있다. 2023.05.16 / foto0307@osen.co.kr아직 2024년 홈런 사진이 업데이트되지 않은 '페디보드' /OSEN DB

페디는 떠났다. 하지만 ‘페디보드’는 남았다. 즉석사진기도 그대로다. NC는 올해도 페디의 유산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27일 경기 전 박민우가 지난해 펼쳤던 즉석사진 세리머니를 이어가자고 했다.

26일 김성욱의 만루 홈런과 김형준의 투런포 순간을 남기지 못했다. 27일에도 서호철의 투런포, 맷 데이비슨의 데뷔 첫 홈런이 터졌지만 이 역시 남기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날 선제 투런포를 친 서호철에 따르면 “아직 필름이 오지 않았다. 오늘 필름을 주문하라고 들어서 오늘 쿠X에 주문했다. ”라고 전했다. 필름이 없었던 것. 결국 빨라도 오는 28일부터 사진 세리머니가 업데이트 될 전망이다.

서호철은 이날 홈런 포함해 3안타를 때려냈다. 이에 “정말 운 좋게 홈런을 친 것 같다. 팀에 어떻게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을 해보겠다”라면서 “개막 2연전 때는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오버하지 않고 하던대로 힘을 빼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KBO 마수걸이 홈런에도 ‘페디보드’에 사진을 올리지 못한 데이비슨은 “전체적인 느낌 좋았고 3번째 타석까지는 제대로 맞지않은 것 같았는데 결과적으로 마지막에 홈런을쳐서 기쁘다. 여러가지 부분을 신경쓰지만 나의 메카닉에 대한 부분을 신경쓰다보니 매 경기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의 경험이 충분히 도움 되는 것 같다. 특히 아시아에서 하는 야구이기 때문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잘 적응하고있는 것 같다. 매 경기 똑같이 준비하겠다.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이 이기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다하겠다”라고 첫 홈런 소감을 전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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