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방이동, 이후광 기자] 그 누구보다 한국 남자배구를 유심히 분석했던 지도자가 한국 남자배구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지한파' 라미레스 감독은 위기의 남자배구를 살릴 수 있을까.
대한배구협회는 25일 오전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한국 남녀 배구국가대표팀 신임 감독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한배구협회는 지난달 18일 남자대표팀 사령탑에 이사나예 라미레스(41·브라질) 현 파키스탄 대표팀, 여자대표팀 사령탑에 페르난도 모랄레스(42·푸에르토리코) 현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감독을 각각 선임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브라질 출신으로 브라질, 바레인, 파키스탄 대표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국제 배구에 대한 경험이 많은 지도자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3-0으로 승리하는 등 한국 대표팀을 상대하는 감독으로서 전문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국내 선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배구협회는 “한국남자배구의 경기력을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는 지도자로 평가된다”라고 바라봤다.
라미레스 감독과 호흡을 맞출 코치로는 브라질 출신의 마르코 케이로가 코치가 선발됐다. 케이로가 코치(58)는 이집트, 바레인, 페루, 포르투갈 대표팀 등 다양한 국가대표팀에서 지도자로 활약하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라미레스 신임 감독을 보좌할 예정이다.
다음은 라미레스 감독의 취임 일문일답이다.
-한국 감독을 맡은 소감
한국의 상대팀 감독으로서 3년 정도 한국을 주시했다. 대표팀 감독이 돼 영광이고 기쁘다. 이런 믿음과 기회를 주신 대한배구협회에 감사드리고 남자배구가 다시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감독 지원 동기는
한국 배구 역사의 유구함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꼭 이 자리 오고 싶었다. 남자배구가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자배구 대표팀처럼 조금 더 아시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 같아서 지원했다.
-위기의 한국 배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문제점이라고 하고 싶진 않다. 도전과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는 미들블로커 수준 끌어올려야 하는 게 문제점이자 도전과제다.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미들블로커를 많은 경험을 통해서 키워내야 한다. 한국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시아팀 전체적으로 체력, 체격조건이 많이 부족한데 체력 훈련, 웨이트를 통해 보완해서 원하는 레벨에 도달할 수 있도록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임기 안에 목표는
아직 선수들을 못 만났다. 5월 1일 첫 소집이다. 첫 목표는 선수 만나서 하나의 팀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후 2024년 AVC 챌린지컵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한국 배구의 약점은
파키스탄 대표팀 감독 시절 한국을 두 번 상대했다. 작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만났다. 한국은 늘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었다. 선수들마다 좋은 기술이 있어서 까다로웠다. 세터 운영을 보고 약점을 찾았다. 현대 배구는 미들블로커와 파이프 활용이 중요하다. 한국은 이 부분을 많이 사용 안 했다. 하이볼 상황도 어려워했다. 이런 부분을 공략했다. 현대 배구에서는 강한 서브도 중요한데 한국이 서브는 강하다. 서브가 강하면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약점도 장점도 잘 알고 있다. 5월 1일 팀워크 훈련하면서 약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살릴 생각에 기대가 된다.
-V리그에서 뛰었던 무라드(파키스탄)와도 한국배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나
이틀 정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한국에서 뛸 수 있어 굉장히 행복했다고 하더라. 무엇보다 구단 시설과 운동 환경에 매우 놀랐고 만족했다고 했다. 아가메즈 등 다른 선수들과도 친분이 있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들 V리그의 긴 시즌을 대단하다고 했다. 대표팀 선수 선발을 위해 리그를 많이 봤는데 홍보가 잘 돼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이번 아시아쿼터에 파키스탄의 다른 좋은 아웃사이드히터 자원들이 참가했다고 한다. 국가가 확대된 게 좋은 기회다. 반대로 한국 선수들은 자리가 적어지는 만큼 스스로 성장했으면 한다.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라 더 잘하고 싶다. 구단, 협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앞으로 좋은 미래를 같이 이끌어가고 싶다.
-인상적이었던 한국 선수는
한국을 상대하면서 허수봉, 정지석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걸 봤다.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탈리아에서 연습 중인 이우진도 비디오로 봤는데 성인대표팀에서 어떻게 활약할지 지켜보고 싶다. 배구는 팀 스포츠다. 선수들이 실제로 대표팀에 와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싶다. 한 선수가 40점 이상 올릴 수 없기에 각자 역할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배구는 팀 스포츠다. 혼자서는 이길 수 없다. 팀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고, 이 부분을 선수들에게 강조할 것이다. 협회에도 이런 부분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것이다.
-이우진, 최준혁 발탁 이유는
협회에서 V리그 외에의 경기 영상을 제공해줬다. 감사했다. 최준혁은 미들블로커로서 풋워크 굉장히 좋다. 세계무대에서 통하려면 신장이 중요한데 205cm 신장이 매우 만족스럽다. 미래 잠재력을 봤다. 이우진은 이탈리아에 개인적 친분이 있는 코치와 브라질 출신 세터가 있어서 물었는데 이우진이 현재 12명 정식 스쿼드는 아니지만 연습을 열심히 참여하고 수준도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직접 보고 싶어서 뽑았다. 이탈리아 몬차 팀에서 잘하면 대표팀 와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최준혁과 마찬가지로 미래를 보고 선발했다.
-향후 V리그 구단과 소통 계획은
이미 몇몇 구단 감독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구단, 협회, 연맹까지 배구를 담당하는 모든 기관이 협업해서 대표팀이 잘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한국 온지 2~3일 정도 됐는데 한국배구가 어떻게 흘러가고, 문화는 어떤지 빨리 습득하고 싶어서 공부 중이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은 꾸준히 할 것이다.
-지도자로서의 장점을 어필한다면
아시아팀을 맡아봤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을 잘 알고 있다. 바레인 팀을 맡아서도 2021년 좋은 성적을 냈고, 파키스탄에서도 계속 팀을 발전시켰다. 3년 동안 한국의 17경기를 다 봤고, 한국을 계속 팔로우했다. 한국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반대로 선수들 기술이 좋고 똑똑한 걸 알고 있다. 자신감 있게 열심히 하는 모습도 옆에서 많이 봐왔다. 이런 부분을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연령별 대표팀과의 협업도 궁금하다
청소년 대표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성인대표팀 감독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최준혁, 이우진 선발한 것도 미래를 본 것이다. 많은 아시아 팀이 세대교체를 진행할 텐데 어린 선수를 발탁하면 세대교체가 빨라질 수 있다. 성인대표팀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감독과도 소통을 해야 한다. 선수들이 어떤 상황인지 정보 교환을 많이 해야 한다. 앞으로 소통이 기대된다. 바레인 대표팀 감독을 맡았을 때도 이런 역할을 했다. 어려운 부분은 아니다.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젊은 선수들과 많이 운동해봤다. 협회와 함께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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