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 여자부 트라이아웃 시작, '구관' 실바-모마 OR '새 얼굴' 외인을 찾아라 [V리그]
입력 : 2024.05.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시작된 2024 KOVO 여자부 외국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마르타 마테이코. /사진=KOVO 제공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시작된 2024 KOVO 여자부 외국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마르타 마테이코. /사진=KOVO 제공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한 구단과 이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외국인 선수들이 바쁜 행보를 보내고 있다.

한국배구연맹이 주관하는 2024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7일 막을 올렸다. 이번 트라이아웃은 9일까지 사흘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진행되며 구단 사전 평가를 거친 40명 중 3명이 불참하면서 15개국 37명이 참여했다.

기존 외국인 선수 중 신청자 4명(현대건설 모마, 흥국생명 윌로우, GS칼텍스 실바, 한국도로공사 부키리치)까지 41명이 구단의 선택을 기다린다.

첫 단계는 선수 숙소인 홀리데이 인 앤드 스위트 두바이 사이언스 파크에서 열린 메디컬 체크였다. 구단 관계자 및 코칭스태프는 현지 닥터가 선수들을 검진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자세한 선수 선발 전략은 비밀"이라며 웃었다. 아시아쿼터인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와 재계약한 정관장은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오후에는 NAS 스포츠 컴플렉스로 장소를 옮겨 신체검사 일부를 진행했다. 체중과 러닝 점프, 스탠딩 리치를 측정했다. 8일에는 스탠딩 점프와 신장 측정을 실시한다. 선수들은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본격적인 연습 경기에 나섰다. 대다수 선수들이 날개 공격수인 관계로 현지에서 투입된 세터가 참여했고, 리베로 없이 6대6 경기로 평가전을 치렀다.

연습경기 후엔 상황 설정 테스트로 개인 능력을 파악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들은 리시브를 한 뒤 공격을 하고 다시 공격을 때린 뒤 블로킹에 참여하는 훈련을 했다. 서브가 강점인 선수들은 서브를 때리기도 했다. 선수들의 평가를 돕기 위해 나선 여오현 IBK기업은행 코치와 이강주 정관장 코치는 멋진 수비를 펼쳐 박수를 받기도 했다. 장영기 현대건설 코치와 이용희 페퍼저축은행 수석코치는 쉴 틈 없이 공을 때렸다.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베스트 컨디션까지 끌어올리진 못한 모습이었다. "지난해보다 선수층이 낫지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어떤 선수들이 각 구단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

트라이아웃이 처음인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신임 감독은 "아직 첫 날이기 때문에 내일까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눈여겨 본 선수들의 기량도 다시 점검하려 한다"고 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과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도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좋은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고심했다. 지명 가능성이 높아보였으나 국가대표팀 차출로 빠진 데자렛 마단(22·쿠바)의 불참을 아쉬워한 구단도 있었다.

지난 시즌 득점 1위와 4위에 오른 실바와 모마의 재계약이 유력한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은 비교적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부키리치가 신청한 도로공사도 새 얼굴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고민에 빠졌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오늘 같은 선수들의 컨디션이면 부키리치와 재계약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선수 재계약은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11시까지 결정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건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 1개 구단으로부터 1순위를 받은 바르바라 자비치(29·크로아티아·194㎝), 최장신 선수인 마르타 마테이코(25·폴란드·198㎝)다. 둘 모두 높이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2개 구단부터 1순위 선택을 받은 메렐린 니콜로바(21·불가리아·188㎝)는 빠른 스윙과 강한 서브가 장기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아나스타샤 구에라(28·186㎝)와 빅토리아 댄착(24·우크라이나·192㎝)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선수들은 이틀째인 8일 오전 감독들과의 면담을 가진 뒤 오후에 두 번째 평가전을 가진다. 9일 마지막 평가전 뒤에는 드래프트를 통해 한국 무대를 밟을 선수가 결정된다. 드래프트는 한국시간 9일 오후 8시에 시작된다. 지난 시즌 순위 역순으로 확률 추첨을 한 뒤 선수를 선발한다.

1일차 연습 경기 장면. /사진=KOVO 제공
1일차 연습 경기 장면. /사진=KOVO 제공
최장신 마테이코는 자신의 강점에 대해 어필했다. 그는 "나는 정말 크다. 블로킹에 자신 있다"고 전했다. 오른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로서 첫날 여러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얻은 마테이코는 "블로킹이 내 장점이다. 전위에서 빠른 공을 공격하는 것도 많이 경험했다. 몸 상태는 아주 좋다. 트라이아웃에 오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체중 88㎏의 마테이코는 기술이나 파워에서는 돋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타점을 살린 스파이크를 때렸고 서브도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정확성을 자랑했다. 1세트 연습 경기에선 두 차례 서브 에이스도 기록했다. 무엇보다 큰 키를 바탕으로 유효 블로킹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났다.

우려점은 스파이크 높이가 알려진 것(327㎝)보다 다소 낮은 3m로 측정됐다는 점. 구단 관계자들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생각보다 점프가 아쉬웠다"고 했다.

마테이코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폴란드 대표팀엔 합류한 적이 없지만 유스 대표팀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경력이 있다. 2021~2022시즌엔 처음으로 프랑스(RC 칸)에서 해외리그 경험을 쌓았다. 이후 벨기에와 스페인에서 뛰었다. 아시아 무대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테이코는 "에이전트가 제안을 했다. 트라이아웃에 참여해 본 적이 없는데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있고, 즐기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V리그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마테이코는 "지난해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동료들로부터 좋은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조직화와 운영이 잘 돼 있고 치열한 경쟁이라고 했다. 한국 리그에서 뛰는 게 가치 있을 거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출신 베레니카 톰시아도 V리그에 대해 알려줬다. 마테이코는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한국 음식이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고 했다.

마테이코는 폴란드,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리그에서 활약했다. 그는 "폴란드와 다른 문화여서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 첫 해외 리그였던 프랑스가 제일 어려웠지만 배구 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를 배웠다. 스페인에서는 폴란드보다 수비에 집중해야 했다. 벨기에에서는 기술적으로 많이 배웠다"며 한국에서도 빠르게 녹아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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