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경 언니는 신이었다!” 레전드 극찬세례…태극마크와 작별, 그러나 여제 클래스는 영원하다
입력 : 2024.06.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인천,박준형 기자] 28일 오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 사전행사가 진행됐다.행사에 앞서 여자부 M-스타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1.28 / soul1014@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김연경 / backlight@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무려 17년 동안 국가에 헌신한 ‘국가대표’ 김연경(36)은 어떤 선수였을까. 

‘배구여제’ 김연경은 2021년 여름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끈 뒤 그해 8월 12일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김연경은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고, 오한남 회장이 선수 의사를 존중, 은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1988년생인 김연경이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긴 건 16살이었던 2004년 아시아청소년여자선수권대회였다. 그리고 이듬해 세계 유스여자선수권대회에서도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유스 대표였던 김연경은 2005년 수원한일전산여고 3학년 재학 중에 FIVB(국제배구연맹) 그랜드챔피온스컵에 출전하며 성인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2020 도쿄올림픽까지 세 번의 올림픽(2012 런던, 2016 리우, 2010 도쿄), 네 번의 아시안게임(2006 도하,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세 번의 세계선수권대회(2006, 2010, 2018)를 비롯한 수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국위선양과 한국여자배구의 중흥을 이끌었다.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지도 어느덧 3년. 김연경은 늦게나마 KYK INVITATIONAL 2024라는 이벤트 대회를 개최, 배구팬들 앞에서 국가대표 은퇴경기 및 은퇴식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Not end, but and’를 모토로 내세운 KYK INVITATIONAL 2024는 그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들의 ‘김연경 초청 은퇴 기념 경기’와 국내에서 처음 개최되는 ‘세계 여자배구 올스타전’이 개최된다. 

[OSEN=잠실, 이후광 기자] 김연경 / backlight@osen.co.kr

8일에는 김연경 초청 국가대표 은퇴 경기와 국가대표 은퇴식이 진행된다. 김연경을 비롯해 김수지(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김해란(은퇴), 김희진(IBK기업은행), 한송이(은퇴), 황연주(현대건설) 등 한국 여자배구의 황금기를 이끈 레전드 선수들이 팀 코리아(감독 김형실)와 팀 대한민국(감독 이정철)으로 팀을 나눠 이벤트 경기를 펼친다. 

9일에는  김연경과 국경을 넘는 우정을 자랑하는 해외 선수들 및 국내 선수들이 팀을 이뤄 명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전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과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엘린 루소(벨기에), 안나 라자레바(러시아) 등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들이 방한해 코트를 밟는다. 

김연경은 지난 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YK INVITATIONAL 2024 미디어데이에서 “처음에는 세계올스타에 포커스를 맞춰서 준비하다가 국가대표 은퇴식 아이디어가 나왔다. 다른 국제 스포츠를 보면 이벤트가 많이 있는데 배구는 교류가 많이 없다고 생각해서 이벤트를 준비하게 됐다. 국가대표 은퇴라는 게 상징적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함께했던 언니들과 자리를 같이 하면 더 뜻 깊을 거 같았다. 어렵게 배구의 큰 행사를 만들어봤다”라고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OSEN=지형준 기자] 2020 도쿄올림픽 선수단 본진이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여자배구대표팀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가 배구협회에서 준비한 기념주화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1.08.09 /jpnews@osen.co.kr

은퇴 발표 후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태극마크와의 작별이 실감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연경은 “2021년 당시 대표팀 은퇴를 발표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많은 편이 아니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 번도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 그랬다”라며 “이렇게 공식 행사에서 은퇴라는 단어가 다시 나오니 감정적으로 뭔지 모를 묵직함이 온다. MBTI가 T에서 F로 바뀌는 것 같다. 내일도 그런 분위기가 되면 눈치 없이 눈물 흘리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미디어데이에는 김연경과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던 양효진, 황연주, 한송이, 김수지, 배유나 등 한국 여자배구의 레전드 선수들이 함께 참가했다. 

이들에게 ‘국가대표 김연경’은 어떤 선수였을까. 배유나는 “(김)연경 언니는 배구의 신이었다. 우리를 이끄는 리더 역할을 잘 했다”라며 “언니가 무섭기도 했지만 선수들 모두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가끔은 그렇게 무서운 분위기를 만들어야할 때가 있다. 그렇게 하면 더 잘하는 선수들이 있다. 언니가 한 번씩 보여주면 잘 따라갔다. 나는 언니가 한 마디하면 말 잘 듣는 후배였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OSEN=인천, 백승철 기자] 2일 오후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결승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시상식에서 김연경, 양효진, 한송이가 애국가를 따라 부르고 있다.김연경을 앞세운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20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다.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대표팀은 2일 인천송림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배구 결승서 중국을 3-0(25-20, 25-13, 25-21)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에이스 김연경이 26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고, 김희진도 승부처마다 15점을 추가하며 금메달에 디딤돌을 놓았다. 박정아도 8점을 보탰다. 이로써 여자 배구는 지난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정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아울러 4년 전 광저우 대회 결승서 중국에 당했던 패배도 깨끗이 설욕했다. / baik@osen.co.kr

김연경의 대표팀 룸메이트로 잘 알려진 양효진은 “처음 방을 같이 썼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라고 운을 떼며 “그랑프리 대회에서 1승만 하던 시절부터 (김연경) 언니는 한발 더 나아가 생각했다. ‘이런 부분이 많이 바뀌면 더 좋아질 텐데 왜 멈춰있지?’라는 고민을 하는 걸 보고 신기했다. 나이가 되게 어린데도 그런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언니는 나의 높은 선배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대회에 가면 세계적인 선수들이 언니를 보러 우리 방에 놀러왔다. 언니가 소통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마냥 신기했다. 다른 세상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라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김연경의 오랜 절친인 김수지는 이벤트 대회를 개최한 친구를 향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수지는 “(김)연경이의 영향력 덕분에 국가대표 은퇴식이라는 큰 대회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덕분에 언니들을 오랜만에 보고 같이 뛸 수 있게 됐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라며 “이번 대회가 여자배구의 또 하나의 큰 행사가 된 거 같은데 잘 돼서 다음에 더 행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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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국제공항,박준형 기자]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준우승 거두며 선전을 펼쳤던 여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대표팀은 이틀 간의 휴식 시간을 갖고 8월 3일부터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대비한 훈련에 돌입한다. 김연경과 양효진, 김수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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