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라건아(35)의 공백으로 이원석(24, 삼성)을 재발견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5일과 7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4 소프트뱅크컵 친선전’에서 일본대표팀과 1승 1패를 거두고 8일 귀국했다. 1차전에서 한국은 하윤기의 결승 자유투로 85-84로 일본을 잡았다. 2차전서 한국은 원정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80-88로 무릎을 꿇었다.
라건아가 대표팀서 은퇴하고 주축선수들이 대부분 빠진 대표팀이었다. 안준호 감독은 평균연령 24세로 새롭게 팀을 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2명 모두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열심히 수비한 한국은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일본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가장 큰 소득은 이원석의 재발견이다. 라건아의 은퇴로 대표팀 골밑은 하윤기 혼자 지키는 형국이었다. 이원석과 이두원이 성인대표팀에 첫 발탁됐지만 기대가 크지 않았다. 하윤기는 1차전서 덩크슛 두 방 포함 15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2차전서 하윤기는 크게 넘어지며 발목을 다쳤다. 이원석이 대신 나섰다. 1차전서 잔뜩 긴장하며 무득점 1리바운드에 그쳤던 모습은 더 이상 없었다. 이원석은 적극적인 컷인으로 바스켓카운트를 세 개나 얻었다. 조쉬 호킨슨을 상대로 페이스업으로 치고 들어가 올린 득점도 인상적이었다.
이원석은 코너에서 3점슛까지 터트렸다. 파울이 선언되긴 했지만 가와무라 유키와 호킨슨을 상대로 시도한 블록슛도 인상적이었다. 속공에서는 덩크슛까지 찍었다. 적극성이 달랐던 이원석은 2차전 18점으로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만난 이원석은 “첫 경기에서 너무 떨었다. 오늘은 덜 떨렸다. 국가대표가 처음이라서. 타국에서 우리 팬들이 극소수만 있고 다 일본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경기하는 부담감도 컸다. 대표팀을 해본 (하)윤기형 (이)정현이 형에게 물어봤다. 형들도 원래 처음에는 긴장하는 거라고 했다. 그래서 덜 떨었다”며 웃었다.
무려 1만 4천명의 관중석이 빼곡히 들어찬 최신식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한국팬은 10명 남짓이 전부였다. 2차전을 현장에서 취재한 한국기자도 4명에 불과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은 힘을 냈다.
이원석은 “1차전에서 이보다 못할 수 없었다. 지난 3월초에 발목을 다치고 네 달만에 처음 농구공을 잡았다. 극복하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했다. 자유투도 백보드로 쏘다가 통슛으로 연습했다. 슛폼 자체를 바꿨더니 %가 잘 나왔다. 팀에서도 자신있게 링보고 하라고 주문한다. 이번에 자신있게 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보강해야 한다고 느꼈다. 리바운드를 주로 하는 빅맨으로서 밀린 것에 책임을 느낀다”고 반성했다.
이원석의 재발견으로 삼성팬들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원석은 “먼 타지에 팬들이 많이 와주셨다. 커피도 넣어주셨다. 덕분에 너무 감사했다. 어웨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게 많이 응원해주셨다. 몇 분 안 계신대도 목소리가 정말 크게 들렸다. 정말 힘이 됐다. 삼성 팬들이 ‘썬둥이’다. 항상 이번 시즌 좀 더 발전한 모습으로 뵙도록 하겠다. 시즌까지 세달 넘게 남았는데 모든 숙제를 풀어서 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식으로 삼성 지휘봉을 잡은 김효범 감독도 이원석의 활약이 대견하다. 김 감독은 “이원석이 잘해서 뿌듯하다. 하지만 앞으로 업앤다운이 있을 것”이라며 이원석에게 새로운 기대가 컸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