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막판 뒷심과 집중력에서 밀렸다. 수원 KT가 허훈(29)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안방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수원 KT는 23일 오후 7시 수원 KT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경기에서 타오위안 파우이안 파일럿츠(대만)에 70-91로 패하며 대회 1승 1패를 기록했다.
EASL은 KBL과 달리 외국인 선수가 동시에 두 명 코트를 누빌 수 있다. KT는 허훈과 레이션 해먼즈, 제레미아 틸먼, 문성곤, 한희원으로 베스트 5를 꾸렸다. 타오위안은 바이야오청, 루쥔샹, 차오추위, 트레번 그레이엄, 알렉 브라운을 먼저 내보냈다.
KT가 허훈의 패스에 이은 틸먼의 호쾌한 덩크슛으로 경기 시작을 알렸다. 이후 KT는 타오위안의 외곽 공격을 제어하지 못하며 끌려갔지만, 해먼즈와 틸먼 듀오의 골밑 파워를 앞세워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타오위안도 그레이엄을 중심으로 힘싸움을 펼쳤으나 KT의 집중력이 좀 더 좋았다. 1쿼터는 KT가 26-19로 리드했다.
2쿼터 들어 타오위안이 타이트한 수비로 KT를 괴롭혔다. KT는 턴오버를 범하며 득점에 애를 먹었다. 기세를 탄 타오위안은 바이야오청의 3점슛과 브라운의 내외곽 득점으로 치고 나갔다.
문정현이 좋은 스틸 후 속공 득점으로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틸먼이 번개 같은 스핀 무브로 수비를 따돌린 뒤 3점 플레이를 완성하며 40-40 동점을 만들었다. 쿼터 막판엔 이현석의 센스 넘치는 패스에 이은 틸먼의 덩크슛까지 터졌다. KT는 전반을 43-44로 마무리했다.
3쿼터에도 접전이 이어졌다. KT는 KBL과 다른 심판 판정에 갸우뚱하기도 했지만, 고전하면서도 와르르 무너지진 않았다. 해먼즈가 침묵했으나 허훈과 한희원이 외곽에서 득점을 올렸고, 문성곤도 점수를 보탰다. KT는 쿼터 막판 허훈의 연속 5득점으로 63-66까지 따라붙었다.
마지막 쿼터 외국인 선수 힘싸움에서 차이가 갈렸다. 타오위안은 브라운이 골밑은 물론이고 외곽에서도 엄청난 득점력을 자랑하며 손쉽게 달아났다. 순식간에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졌다. 반면 KT는 틸먼이 제 몫을 해줬으나 해먼즈가 계속해서 4점에 묶였다.
결국 승부의 균형추가 기울었다. KT는 야투 난조에 시달리며 5분 넘게 무득점을 이어갔고, 틸먼의 팁인으로 겨우 침묵을 깼다. 하지만 점수는 이미 65-81로 크게 벌어진 상황. 경기는 이후로도 그레이엄과 브라운이 맹활약한 타오위안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KT는 허훈이 21점 4어시스트로 팀 공격을 이끌었고, 틸먼도 18점 8리바운드로 제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그레이엄과 브라운에게 각각 32점 11리바운드, 25점 9리바운드를 허용한 데다가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완패하며 무릎 꿇었다. 바이야오창도 16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특히 해먼즈가 극심한 부진에 빠진 게 치명적이었다. 그는 KT 비공식 데뷔전이었던 지난 산 미겔전에서 29분 16초를 뛰며 39점 14리바운드를 기록, 팀 전체 득점의 45%를 책임지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21분 25초 동안 고작 4점을 올리는 데 그치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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