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결국 르브론 제임스(39)가 꿈을 이뤘다. 그가 '아들' 브로니 제임스(20, 이상 LA 레이커스)와 함께 NBA 코트를 누볐다.
미국 'CNN'은 23일(한국시간) "르브론과 브로니가 NBA 경기에 함께 출전한 최초의 부자(父子)가 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라고 보도했다.
레이커스는 23일 크립토 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개막전에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상대로 110-103 승리를 거뒀다. 앤서니 데이비스가 36점 16리바운드를 올리며 승리의 1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베테랑 르브론도 16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보탰다.
2쿼터 종료 4분여를 남겨두고 NBA의 새 역사가 탄생했다. 아버지 르브론과 아들 브로니가 동시에 투입된 것. 부자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진풍경이 눈앞에서 펼쳐지자 관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TNT 스포츠'가 포착한 바에 따르면 르브론은 투입 직전 브로니에게 조언을 건넸다. 그는 "(경기의) 강렬함이 보이지? 하지만 그냥 안심하고 뛰면 된다. 실수를 걱정하지 마라. 그냥 나가서 열심히 뛰어라"라고 아들을 격려했다.
다만 브로니는 기대에 미치는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는 코트를 밟자마자 3점슛을 던졌으나 림을 외면했고, 수비에서도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결국 브로니는 2분 41초를 뛴 뒤 벤치로 물러났다. 득점은 없었고, 리바운드만 하나 있었다.
그럼에도 르브론은 경기 후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가족이다. 언제나 가족이 모든 것보다 우선이었다"라며 "NBA 때문에 많은 시간을 잃었다. 이 리그에 전념하고, 때때로 원정길에 오르고, 아들의 일들을 놓쳤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르브론은 "그래서 지금도 뛰고 있다. 아들과 함께 뛸 수 있는 이 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건 신으로부터 받은 최고의 선물이다. 이걸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브로니도 "처음 들어서는 순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미친 순간이었다. 이 리그에 들어와서 매일 더 나아지고 배울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얻었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자 미소 짓던 르브론은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가 정말 자랑스럽다. 그는 내 생명줄이다. 확실하다"라고 덧붙였다.
르브론은 과거부터 아들과 같이 뛰길 꿈꿔왔다. 그는 2022년 NBA 올스타전을 마치고 "내 마지막 해에는 아들과 함께 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브로니는 르브론의 바람대로 2024 NBA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55순위로 레이커스의 지명을 받는 데 성공했다. 미국 'ESPN'에 따르면 르브론은 아들이 지명되는 모습을 보며 샴페인으로 건배했고, 감격에 젖었다.
브로니는 2004년생으로 르브론이 20살에 낳은 장남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입학했고, 1학년만 마친 뒤 NBA 신인 드래프트에 뛰어들었다. 작년 7월 연습 도중 심정지로 쓰러졌고, 11월에야 선천적인 심장 결함이 발견돼 코트로 복귀하라는 허가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NBA 입성엔 문제가 없었다.
브로니는 신장이 185cm로 큰 편은 아니다. 포지션도 포워드인 아버지와 달리 가드이며 수비형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 시즌 대학 리그에서 25경기에 출전해 평균 19.4분, 4.8점, 2.8리바운드, 2.1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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