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벼랑 끝에 몰린 삼성 라이온즈가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에 맞설 선발 투수로 좌완 이승현(22)을 내세웠다. '깜짝 카드'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실은 삼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비밀병기를 앞세워 반격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승현은 28일 오후 6시 30분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2승 뒤 1승을 거뒀으나 다시 패하며 위기에 몰린 삼성이다. 적진에서 일정만 남겨둔 가운데 한 경기만 지면 시리즈는 마무리된다. 고민에 빠졌던 박진만(48) 삼성 감독은 황동재가 아닌 이승현을 택했다.
4차전 원태인이 부상 여파로 부진하며 3회도 못 채우고 강판된 가운데 삼성은 미출장 선수였던 황동재는 물론이고 이승현까지도 아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회의를 해야겠지만 좌완 이승현과 황동재 중 5차전 선발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승현을 5차전 선발로 낙점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5차전 선발 등판을 예상해 미출장 선수로 빼놓은 황동재가 있는데 이승현을 아꼈다는 건 4차전 승부가 어렵다는 판단 속에 5차전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은 불펜 투수로 2022년 14홀드를 챙기기도 했으나 확실한 필승조가 되지 못하고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진만 감독은 이승현에게 선발 수업을 시켰다. 원태인과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 백정현에 5선발 자리에 이승민과 이호성 등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줬다. 이승현에게도 우선적으로 선발에 맞게끔 몸을 만들고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가질 필요가 있었기에 급할 게 없었다.
4월 중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승현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좀처럼 5이닝 이전에 물러나는 일이 없었다. 특히 6월엔 5경기에서 3승, 3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평균자책점(ERA) 1.29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쳤다.
첫 선발 풀타임 시즌이 버거웠을까. 햄스트링에 무리가 왔고 8월 중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지만 17경기 87⅓이닝 6승 4패 ERA 4.23으로 올 시즌 삼성 선발진에 큰 힘을 보탠 투수였다.
차근히 가을야구에 초점을 맞추고 컨디션을 끌어올린 이승현의 가을야구 임무는 불펜이었다. 좌완 불펜 투수로 활약할 예정이었던 백정현이 청백전 도중 타구에 맞고 손가락 미세 골절로 이탈했고 이승현이 이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LG 트윈스와 PO에선 3경기 2⅓이닝 동안 1실점했는데 썩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KS에선 달랐다. 삼성은 지난 21일 열린 1차전이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됐고 5회까지 66구 무실점 호투하던 원태인을 쓸 수 없게 되는 큰 타격을 입었다. 설상가상으로 23일 재개된 경기에서 6회초 무사 1,2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단 한 점도 내줄 수 없는 상황에서 박진만 감독은 6회말 이승현을 투입했다. 올 시즌 85홈런을 합작한 소크라테스 브리토-김도영-나성범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몸쪽을 찌르는 직구로 소트라테스와 김도영을 잠재운 이승현은 나성범에겐 커브를 택해 3구 삼진으로 이닝을 완벽히 마쳤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이 볼넷을 허용하자 투수를 교체했는데 이후 삼성은 5실점하며 뼈아픈 역전패를 떠안았다.
패패승패. 위기에 몰린 삼성이지만 2013년의 좋은 기억을 떠올린다. 삼성은 당시 1승 3패에서 3연승을 달리며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승현의 호투로 5차전을 승리하면 분위기를 다시 살릴 수 있다. 내일이 없는 삼성으로선 이번 가을 가장 뜨거운 레예스의 조기 투입까지도 고려할 수 있기에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한 상황이다. 5차전을 어떻게든 잡아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렇기에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올 시즌 삼성에서 누구보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이승현에게 기대를 건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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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좌완 이승현이 지난 23일 재개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6회말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승현은 28일 오후 6시 30분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2승 뒤 1승을 거뒀으나 다시 패하며 위기에 몰린 삼성이다. 적진에서 일정만 남겨둔 가운데 한 경기만 지면 시리즈는 마무리된다. 고민에 빠졌던 박진만(48) 삼성 감독은 황동재가 아닌 이승현을 택했다.
4차전 원태인이 부상 여파로 부진하며 3회도 못 채우고 강판된 가운데 삼성은 미출장 선수였던 황동재는 물론이고 이승현까지도 아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회의를 해야겠지만 좌완 이승현과 황동재 중 5차전 선발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현이 23일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6회말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2021년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은 불펜 투수로 2022년 14홀드를 챙기기도 했으나 확실한 필승조가 되지 못하고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진만 감독은 이승현에게 선발 수업을 시켰다. 원태인과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 백정현에 5선발 자리에 이승민과 이호성 등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줬다. 이승현에게도 우선적으로 선발에 맞게끔 몸을 만들고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가질 필요가 있었기에 급할 게 없었다.
4월 중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승현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좀처럼 5이닝 이전에 물러나는 일이 없었다. 특히 6월엔 5경기에서 3승, 3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평균자책점(ERA) 1.29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쳤다.
첫 선발 풀타임 시즌이 버거웠을까. 햄스트링에 무리가 왔고 8월 중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지만 17경기 87⅓이닝 6승 4패 ERA 4.23으로 올 시즌 삼성 선발진에 큰 힘을 보탠 투수였다.
23일 1차전 6회말을 KKK로 막아내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이승현. |
LG 트윈스와 PO에선 3경기 2⅓이닝 동안 1실점했는데 썩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KS에선 달랐다. 삼성은 지난 21일 열린 1차전이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됐고 5회까지 66구 무실점 호투하던 원태인을 쓸 수 없게 되는 큰 타격을 입었다. 설상가상으로 23일 재개된 경기에서 6회초 무사 1,2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단 한 점도 내줄 수 없는 상황에서 박진만 감독은 6회말 이승현을 투입했다. 올 시즌 85홈런을 합작한 소크라테스 브리토-김도영-나성범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몸쪽을 찌르는 직구로 소트라테스와 김도영을 잠재운 이승현은 나성범에겐 커브를 택해 3구 삼진으로 이닝을 완벽히 마쳤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이 볼넷을 허용하자 투수를 교체했는데 이후 삼성은 5실점하며 뼈아픈 역전패를 떠안았다.
패패승패. 위기에 몰린 삼성이지만 2013년의 좋은 기억을 떠올린다. 삼성은 당시 1승 3패에서 3연승을 달리며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승현의 호투로 5차전을 승리하면 분위기를 다시 살릴 수 있다. 내일이 없는 삼성으로선 이번 가을 가장 뜨거운 레예스의 조기 투입까지도 고려할 수 있기에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한 상황이다. 5차전을 어떻게든 잡아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렇기에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올 시즌 삼성에서 누구보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이승현에게 기대를 건다.
7회말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아쉬워하며 교체되는 이승현(오른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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