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 안에서 상대 힘들게 할 것'' KBL '하드콜' 변화에 한국가스공사 웃는다, 사전 준비 속 '철벽수비' [부산 현장]
입력 : 2024.11.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1일 부산 KCC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BL 제공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1일 부산 KCC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BL 제공
올 시즌 KBL이 천명한 '하드콜(격한 몸싸움을 인정하는 심판 판정)'에 대해 현장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는 오히려 이를 극한으로 이용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1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 이지스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1라운드 경기에서 80-58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4연승을 달리며 시즌 4승 1패가 된 한국가스공사는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와 공동 1위가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가스공사는 올 시즌 열린 4경기에서 평균 83.0득점-66.5실점으로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 상대팀인 KCC 전창진 감독마저도 "한국가스공사는 약점이 없는 팀이다. 10개 팀 중 공수에서 제일 낫다. 기가 많이 살아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수비에서 강한 압박을 통해 실점을 최소화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경기 전 "수비에 중점을 둘 것이다"며 "수비와 리바운드를 미팅 연습에서 제일 많이 얘기했다. 슛 찬스야 어느 날은 안 들어갈 수 있지만 수비는 기본적으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는 강 감독이다. 그는 "수비에서 너무 열심히 한다. 들어가는 사람마다 농구 잘하든 부족하든 코트 안에서는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면서 "팀워크가 이뤄지며 팀이 단단해진 게 효과 보지 않았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강 감독은 "룰 안에서 상대 힘들게 할 것이다. 우리가 힘든만큼 상대도 더 힘들 것이다"고도 했다. 그가 '룰'을 언급한 건 올 시즌 KBL의 하드콜 흐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취임한 유재학(62) 경기본부장은 취임식에서 "농구라는 종목상 몸싸움이 많이 일어나고 판정 기준도 늘 애매모호함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장에 있을 때도 분명히 느꼈지만 KBL도 하드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 흐름이 너무 끊기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밝혔다.

앤드류 니콜슨(왼쪽)이 골밑 수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KBL 제공
앤드류 니콜슨(왼쪽)이 골밑 수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KBL 제공
하지만 기존과 다른 판정에 현장에서는 불만이 쏟아졌다. 수원 KT 허훈(29)은 지난달 31일 소노전 이후 "하드콜 취지를 잘 모르겠다. 오늘 파울인데 안 불린 게 많다. 박치기를 하는데 기술을 어떻게 하나"며 "저도 거칠게 상대와 부딪히는 경기 스타일을 좋아한다. 하지만 기준이 없다. 파울인 줄 알았는데 휘슬이 불리지 않고, 반칙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파울이다"며 작심발언을 펼쳤다. 김효범(41) 서울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출했다가 벌금 70만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수비에서 에너지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코트 ¾ 지점부터 압박을 이어가며 상대의 힘을 빼놨다. 이날 KCC는 좀처럼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특히 주포 디온테 버튼은 심판 판정에 흔들리면서 8득점에 그쳤다.

리바운드에서도 44-20으로 크게 앞선 한국가스공사는 특히 앤드류 니콜슨이 홀로 11개를 잡아내며 여기서 파생되는 공격을 잘 이끌었다. 그러면서도 팀 파울 수는 20-19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경기 후 강혁 감독은 "우리가 전반 턴오버를 12개 했다. 이 정도면 10~15점 줘야되는데 선수들이 수비에서 끝까지 했다. 수비로 버텼다는 자체가 후반 기회가 온 것 같다"며 승리 요인을 밝혔다.

강 감독은 '심판의 콜이 이렇게 하드할 것이라 예상했나'는 말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시즌 연습 때 1대1 많이 했다. 그동안 선수들이 안했던 거여서 체득하게 하려면 연습이 필요했다"면서 "분명 콜이 심할 거라 생각했고, 밀고 따라가는 건 콜이 안 나올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선수들이 좋은 습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샘조세프 벨란겔은 "감독님도 이렇게 변화될 걸 예고했고, 비시즌 때부터 몸싸움 거칠게 나갈 수 있다는 걸 준비했다. 콜 나올 때까지 끝까지 해야한다고 얘기해줬다. 그래서 팀으로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 /사진=KBL 제공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 /사진=KBL 제공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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