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일본), 이선호 기자] "첫째도 둘째도 수비이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규성(27)이 수비전문가로 재탄생하고 있다. 오키나와 킨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펼치는 마무리캠프에서 매일 수비훈련에 매달리고 있다. 하루에 펑고만 250개를 받고 있다. 하루 일과 전체가 펑고 받기이다. 내야 전포지션을 커버하는 유틸리티맨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16년 입단해 내년이면 10년째 중견선수이다. 2020년 맷 윌리엄스 감독시절 탁월한 수비능력을 인정받아 1군에서 103개에 뛰었다. 2023시즌도 99경기에 뛰었다. 그러나 수비에서 실수가 나왔고 타격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는 새로 입단한 서건창과 젊은 홍종표에 밀려 1군 보다는 2군 생활이 길었다.
4월 6경기 출전에 그쳤고 2군으로 내려갔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8월말에 1군에 올라왔다. 홍종표가 2군으로 내려가면서 백업내야수와 대주자로 발탁을 받았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되어 대수비와 대주자로 4경기에 뛰면서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10월23일 2차전 8회말 안타를 때린 김선빈의 대주자로 나서 도루에 성공하고 쐐기득점까지 올렸다.
김규성은 "정말 큰 경험이었다. 올해는 2군에 많이 있었고 수비 실수도 많아 멘탈적으로 힘들었는데 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 영광이었다. 많은 선수들이 못한 것을 경험했다. 큰 무대에서 내가 경기에 나갔으니 내년 시즌에는 플레이를 하는데 더 여유가 생길 것 같다"며 웃었다.
마무리캠프에서는 일본의 수비전문가 마쓰마타 다이키 인스트럭터에게서 집중훈련을 받고 있다. "손가락 부상으로 타격은 티배팅만 하고 있다. 수비 훈련에만 전념하고 있다. 공이 왔을 때 스텝 타이밍과 포구 타이밍을 익히고 있다. 글러브의 힘을 빼고 여유있게 잡는 방법을 디테일하게 배우고 있다. 하루에 250개의 펑고를 받고 있다. 그 방법대로 하면서 확실히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규성은 내년에도 백업요원으로 내야를 뒷받침한다. 2루수, 유격수, 3루까지 가능하다. "감독님도 수비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라고 하셨다. 내년 시즌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수비이다. 백업이기 때문에 전포지션을 다 커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수비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갈 수 있다. 강점인 수비를 보완해서 실수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통산 타율이 1할9푼9리이다.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성적이다. 그래서 항상 타격은 과제이다. "타격은 정말 숙제이다. 계속 경기에 나가면 어느 정도는 칠 수 있지만 백업이어서 기회가 적다보니 더 어렵다. 비시즌 중에 레스장도 다니면서 준비를 많이 해왔다. 계속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터질 것이다"며 웃었다.
김규성은 주루능력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주루는 조재영 코치님이 오시면서 많이 늘었다. 주루 센스는 있었는데 견제사도 당하고 도루하면 아웃되다보니 뛸 용기가 나지 않았다. 코치님이 아웃되도 괜찮으니 계속 뛰라고 하셨다. 실패해야 얻는다고 하셨다. 이제는 대주자로 나가면 여유가 생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내년이면 10년차를 맞는다. 백업선수로 그만큼 수비와 주루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내년이면 10년차이다. 경기 나가면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이제는 노력보다는 정말 잘해야 한다. 그래야 경기에 나가고 주전이 될 수 있다"며 다시 한 번 의지를 불태웠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