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N년 전 1월 7일, 연예계엔 웃는 일도 있었겠지만 하늘에 별이 두 개 떴다. 오쎈 타임머신을 타고 그날로 떠나보자.
#2005년 1월 7일
세기의 로맨스와 희대의 폭로전 사이 고 길은정이 있었다. 1961년 8월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난 그는 1984년 ‘제2대 뽀미 언니’에 등극, ‘뽀뽀뽀’ 진행자로 사랑 받았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MBC 카메라맨 이명길과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이혼의 아픔을 겪게 됐고 설상가상으로 1996년 9월 직장암 수술까지 받게 됐다. 그러나 이를 딛고 ‘찬찬찬’의 가수 편승엽과 1997년 2월 백년가약을 맺어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암세포도 이겨낸 세기의 로맨스로 많은 이들을 감동 받게 했다.
그런데 이들의 사랑은 해를 넘기지 못했다. 1997년 9월 두 사람은 이혼에 이르렀고 길은정의 암은 2004년 9월 재발했다. 이 사이 길은정은 2002년 9월 편승엽에 대한 비방글을 온라인에 올렸고 폭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편승엽이 혼인신고 직후 폭행과 금품 갈취 등을 일삼았으며 순애보로 포장된 우리의 결혼은 결국 돈을 노린 사기극이었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편승엽은 허위사실유포를 통한 명예훼손' 혐의로 길은정을 고소했고 2004년 7월 징역 7개월이 선고됐다.
재판 과정에서 실신할 정도로 힘겨워했던 길은정은 2005년 1월 7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길은정과 재혼에 실패한 편승엽은 총 세 번의 이혼 후 어머니가 다른 1남 4녀를 두고 있다.
#2021년 1월 7일
방송인 경동호가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지 벌써 4년이 흘렀다. 고 경동호는 지난 2021년 1월 7일 숨을 거두었다. 향년 40세. 아직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한 게 많았을 텐데 사랑하는 이들 곁을 홀연히 떠나고 맒았다.
경동호는 전북대 신문방송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4년 kBS 2TV ‘MC 서바이벌’에 출연해 우승을 차지하며 관심을 받았다. 당시 KBS 아나운서 출신인 조우종과 방송인 전제향과 우승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8아침 뉴스타임-연예수첩’, ‘주주클럽’, ‘6시 내고향’, ‘굿모닝 대한민국’ 등에 출연했다.
그러나 2020년 4월 뇌출혈로 쓰러져 생사를 다퉜다. 최초 입원했던 병원에서 뇌사 추정 진단을 받고 경과를 지켜보다 다른 병원으로 옮겨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지만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경동호의 장기기증을 선택, 마지막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고 떠났다.
비보는 절친했던 가수 모세를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모세는 “경동호가 오늘 뇌사 판정을 받았다”라고 직접 알리며,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던 친구였다. 점잖고 착하고 속이 깊었던 동호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장기기증이라는 멋진 일을 하고 있다. 지금 수술 중이고, 토요일 발인을 하는 짧은 장례를 치른다”라고 전했다.
방송인 하지영도 SNS에 “경동호 님을 뵌 지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의 비보에 마음이 무겁다. 방송을 같이 했을 때 침착하고 속 깊은 분이라 생각했다. 떠나는 길에도 환우들에게 장기기증을 하신다는 소식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좋은 방송 보여주셔서 감사했다”라는 글을 남기며 애도하기도 했다.
이후 고 경동호의 발인이 끝난 후 6시간 뒤 그의 모친도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모세는 “동호 어머니께서 아셨나보다. 큰아들 외롭지 말라고 손잡아주러 가셨다”라면서 부고 소식을 다시 전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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