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故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방관 논란에 휩싸인 방송인 장성규가 침묵을 깬 가운데 정작 가해자·방관자로 지목을 받은 이들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들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5일 장성규가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오요안나를 방관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그는 “처음 제 이름이 언급됐을 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 속상했지만 고인과 유족의 아픔에 비하면 먼지만도 못한 고통이라 판단해 바로잡지 않고 침묵했다. 그 침묵을 제 스스로 인정한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인 누리꾼들이 늘기 시작했고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장성규는 “급기야 가족에 관한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고, 보호자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댓글 달 수 있는 권한을 팔로워들로 한정했다. 이것 또한 ‘도둑이 제 발 저린 거다’라고 판단한 누리꾼들은 수위를 더 높였다”고 심각한 악플 상황을 토로했다.
그는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기 전에 저의 작은 억울함을 풀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순서라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것이 풀릴 때까지 가족에 대한 악플은 자제해 주시길 머리 숙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27일 한 매체는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생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나 무시당했고, 유족들은 진실을 원한다면서 가해자들의 사과와 MBC의 진심 어린 사과 방송을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후 장성규가 오요안나를 비롯해 가해자 의혹을 받고 있는 김가영과도 친해 둘 사이에서 말을 옮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졌다. ‘사건반장’이 공개한 기상캐스터 ‘4인 단톡방’에 따르면 오요안나가 장성규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고, 장성규가 김가영에게 이를 물어보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김가영과도 친한 장성규에게 오요안나가 피해 사실을 전했다는 점을 두고 ‘진짜 멍청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후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김가영이 장성규에게 오요안나가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며 이간질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이 채널은 “김가영이 장성규와 아침 방송을 한다. 오요안나와 장성규도 운동을 같이 하면서 친한 사이인데 김가영이 이 사실을 알고 ‘오빠 걔 거짓말하는 애야’라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들은 장성규는 오요안나에게 ‘너 거짓말하고 다니는 애라던데’ 이런 식으로 물어보니 오요안나가 깜짝 놀라 누가 그랬는지 물어보고 장성규는 ‘김가영이 그러던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괴로워하다 사망에 이르렀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진 지 약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하고 오늘(5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가해자, 방관자로 지목된 MBC 선배 기상캐스터들은 침묵을 지킨 채 뉴스를 통해 시청자 앞에 서고 있다. 그 사이 고인을 저격하는 듯한 발언, 장성규 등 주변인이 피해를 입고 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