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배우 박보검이 '폭싹 속았수다'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24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의 주역배우 박보검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폭싹 속았수다'는 196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아이유 분)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박보검 분)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작품이다. '동백꽃 필 무렵', '쌈 마이웨이' 등으로 필력을 인정받은 임상춘 작가와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 등으로 섬세한 연출로 호평받은 김원석 작가가 뭉쳐 또 웰메이드를 만들었다는 찬사를 자아내고 있다.
2막 공개 이후로는 글로벌 톱10 시리즈 비영어권 2위에 오르는 등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반응을 얻고 있는 작품에 대해 "관식이라는 인물 이야기를 좋아해 주시고, 드라마 자체가 따듯하다 보니. 관식이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다들 보셔서 알겠지만, 작품 자체가 큰 따뜻함과 위로를 전하고 있어서, 같이 하는 것만으로도 기뻤다"라며 "오래오래 두고 보고 싶은 작품이고, 2위로 쭉 가져갈 수 있는 작품이 아닐지 생각도 든다. 더 신기한 건, 어찌 보면 한국 정서, 가족 이야기가 전 세계에서도 공감이 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처음이면, 한국 방송사에서 했으면 어르신분들도 좋아해 주셨을 텐데 싶기도 했다. 지금은 친구들이 ‘형, 너무 재미있어서 저도 엄마 아빠한테 넷플 깔아드리고 왔어’ 하더라. 물론 1위가 되면 더 좋겠지만, 충분히 잘 달리고 있다. 오랫동안 사랑받고 회자할 거로 생각해서 앞으로 (성적이) 더 기대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보검에게 '폭싹'은 여러 의미가 있다. 데뷔 이후 첫 시리즈(드라마) 작품으로 선택하기도 한 그는 "작가님이 좋았다. 약자를 보호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멋있었다. 또 처음에 보시면, 오프닝을 끝까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기서 보이는 작화들이 이야기 전체를 보여준다고 생각되더라. 손과 손이 나와서 감싸주고, 덮어주는 장면이 있다. 마을 사람뿐이 아니라 동네 사람, 어른들이 관식과 애순 뿐만 아니라 모두를 아우르고 서로를 챙겨주는 정이, 글을 읽을 때도 전해졌었다. 워낙 작가님의 팬이기도 했어,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라며 "분량도 알고 들어갔다. 저는 작가님의. 글을 읽고 나서 ‘참 좋다. 하고 싶다’, 또 제 필모에 남기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저뿐만 아니라 나오시는 모든 선배, 배우님들이 다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마음속에 예쁜 꽃을 피우는 작품이 되고 싶다"라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극 중 남자 주인공 관식의 청년 시절을 맡아 애순과 관식의 풋풋하면서도 열정적인 사랑을 선보였던 박보검. '응팔'에 이어 '레전드 순애보 남주'라는 평을 받는 그는 "많은 응원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이 두 작품이 필모에 있다는 게 의미 있다는 거 같다. 최택과 양관식이라는 인물을 견주어 봤을 때, 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크기는 하지만, 최택이는 지켜주고 싶은 소년이라면, 관식이는 한 번쯤 기대어 봐도 좋은 듬직한 인물인 거 같다"라며 "관식이를 표현하는 대사는, 아마 '양배추 달아요'였다고 생각한다. 그 표현 한마디로 애순이라는 인물을 후원하고 지지하고, 애정하고, 챙겨주고, 응원하는 마음과 담겨 있는 거 같다"라고 떠올렸다
첫 아빠 연기를 펼치기도 했던 그는 "워낙 어린아이를 좋아하는지라, 촬영할 때 굉장히 즐겁게 했다. 어린아이 배우님의 부모님도 오시니까, 그걸 보니 뭉클하기도 하더라. 사랑과 애정을 담아 키워주시는 부모님의 마음을 저도 옆에서 보면서, ‘나와 애순이를 똑 닮은 생명체가 얼마나 귀하고 사랑스러울까’라고 생각하며 부모의 마음으로 촬영했다. 다들 힘들었을 텐데, 그 순간 다들 집중해서 열연해 준 덕분에 세 자식 모두 잘 나와준 것 같아서 기쁘다"라며 "내리사랑이라고 하나. 제가 부모님께 받았던 사랑을 기억해서 잘 표현하고 싶었다. 관식이가 어린 친구이지만 빨리 아빠가 된 인물 아닌가. 생각보다 철도 빨리 들었을 테고. 그래서 제 어릴 적 사진도 많이 찾아보며 추억에 젖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던, 애순과 관식이 동명이를 잃는 장면 촬영 비하인드도 전했다. 박보검은 "모든 게 회색빛이 도는 촬영 현장이었다. 모두가 아끼고 사랑하는, 자식이자 손주 같은 동명이를 바라보는 분위기 자체가 촬영하고 연기할 때 와닿더라. 사실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던 건, 제가 아버지 역을 맡았지만, 자식 잃은 슬픔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내가 그 아픔과 슬픔을 잘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 ‘정말 그랬다면 어땠을까?’라는 마음으로 했다. 누군가에게는 조금이나마 위로가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라며 "대본에 관식이가 아이를 안아준다는 표현은 없었다. ‘아비의 울음이 크게 요동쳤다’라고 쓰여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표현 자체가, 얼마나 큰 아픔과 믿기지 않은 마음을 울음으로 표현했으려나, 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아마 관식이는 아무것도 못 하고 주저앉았을 거라는 생각이 가장 컸다"라고 전했다.
함께 아역 관식, 장년 관식을 연기했던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박보검은 "어린 관식 친구들이 너무나도 잘해준 덕분에, 저도 덕을 크게 봤다고 생각한다. 네 명에서 다 같이 만나는 장면은 없었지만, 해준 선배님도 그렇고, 저도 방송하는 것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한 인물을 다 부드럽게 표현해 주셨지?’ 생각이 들 정도로, 제가 덕을 좀 많이 봤다. 제가 아무래도 말이 많이 없어서, 해준 선배한테도 감사하고, 아역 배우에게도 감사하다"라며 "처음 해준 선배님을 뵀을 때는, 키도 크시고, 인물도 워낙 잘생기고 멋있으시니까. 관식이를 어떻게 표현해 주실 까 궁금했다. 리딩 때가 어떻게 보면 선배님과 연기 톤을 맞출 수 있었던 유일한 순간이었는데, 드라마를 보니까 선배님이 너무 자연스럽더라. 오히려 제가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게, 촬영하면서 선배님께 ‘이렇게 할 건데 어떠세요?’ 하고 들려드려야 했나, 싶은데, 선배님이 리딩할 때 제 톤을 들으시고 선배님의 관식을 잘 표현해 주셔서 제가 덕을 크게 본 거 같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작품 밖, 박보검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연기적인 변화를 맞이했냐는 질문에 그는 "조금 더 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 직업적인 면이 더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군대에서 처음 받았을 때 즐거운 게 ‘굿보이’ 였고, 그건 액션 장르다. 내가 재밌게 할 수 있겠다, 해보고 싶다, 라는 마음이 이전보다 많이 생기더라. 군 생활을 하며 여러 사람을 만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경험하는 게 많아지더라. 사람을 통해 많은 마음을 알게 되면서, 작품적인 면에서도 표현하는 한계가 조금 더 다양해진 거 같더라. 이제는 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 조금 넓어지지 않았나 싶다"라고 돌아봤다.
줄곧 선한 역할로 '바른 사나이' 이미지로 굳혀지기도 한 박보검은 '악역' 도전 의향에 대해 "그런 작품도 마음에 염두는 두고 있다. 조금은 더 인간적으로도 무르익고, 잘 표현할 수 있을 때가 멀지는 않은 거 같다"라며 "요즘에는 진짜 작품이 일 년에 한두개 제작되고, 제작되는 작품도 간혹가다 무산되는 경우도 있지 않나. 그럼에도 잘 진행되고 있는 연예계 시장에 대해 감사하다. 그래서인지 아쉽기도 하다. 요즘에는 진짜 일하고 연기하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드는데, 시간상으로는 한계가 있고. 오래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려고 하고 있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올해 계획에 대해서는 "'폭싹' 홍보가 끝나면 ‘굿보이’ 홍보가 시작된다. 올해가 어찌 보면 저에게는 행복하고, 팬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한해라 기대가 된다. 관식이와는 다른 인물로 연기했기에, 많은 분이 재미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쉬지 않고 달리려고 한다. '굿보이’ 촬영도 다 마쳤고, 홍보도 다 마치면 이후 차기작으로 또 인사드리기 위해 열심히 읽고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모습도, 심도 있는 악역도 잘 읽어보고, 재미있는 이야기 들려드릴 수 있게 하겠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오는 28일, 마지막 4막 공개만을 앞둔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 "가족뿐이 아니라 소중한 분들, 팬들까지 모두가 좋아해 주실 작품이라 생각했고, 추천해 주고 싶은 작품이다. 저 역시 관식처럼 묵묵하지만, 표현하고 싶을 때 하고, 좋아하고 아낀다는 말을 가감 없이, 과감히 표현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겠구나 싶었다"라며 "4막에서도 오랫동안 길이길이 남을 회차들이 공개될 거다. 4막이 공개되면, 순위권에서 롱런 하지 않을까 싶다. 가족, 친구는 물론, 연인과 보기에 좋은 작품 같다. 나눌 이야기가 많은 작품"이라며 시청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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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