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경기력 강조한 ‘꼬마’ 김정균 감독
입력 : 2025.03.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종로, 고용준 기자] 정작 소동을 일으킨  당사자는 현장에 없었다. 오랜 기간 그를 알고지냈기에 더욱 더 안쓰럽기까지 했다. '말이 쉽지 위로를 해준다고 위로가 되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달리 해줄 수 있는 말도 없다.

e스포츠를 넘어 한국 스포츠, 아니 스포츠 업계라면 당연히 인정받아야 할 지휘권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권리를 강탈 당한 상황에서 그는 팀을 생각해야 하는 본연의 자세를 잊지 않았다. 단지 T1이라는 이름이 아닌 장기 레이스를 헤쳐나가야 하는 선수단을 생각하면 현 상황이 달갑지 않더다로 팀의 재정비와 위기를 넘기기에 다른 해결책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가 언급한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라는 말이 떠오르는 암담한 상황에서 T1의 ‘꼬마’ 김정균 감독은 속내를 꼭꼭 잘 숨겼다는 생각이다. 뭉뚱그려 설명하자면 특정인 언급 없이 말을 아끼면서 프로라면 당연한 명제인 ‘경기력’만 강조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5 LCK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당연히 LCK컵과 퍼스트 스탠드를 우승한 한화생명에게 질문이 쏠려야 하지만 정작 현실은 달랐다.

아니나 다를까. CEO가 여론의 도마위로 오른 T1에게 껄끄러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아니 쏟아졌다. 때로는 말을 돌려서, 때로는 직접적으로 선수 이름만 언급이 안됐을 뿐 지휘권을 발휘하지 못한 코칭스태프에게 올바른 팀의 지휘와 운용에 대한 입장들을 듣기 위한 날선 질문 세례가 연달아 퍼부어졌다.

들불의 느낌이 아닌 ‘화마’처럼 그의 입장을 듣기 위한 질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꼬마’ 김정균 감독은 평정심을 유지했다. 그가 제시한 가이드 라인은 오직 ‘경기력’이라는 세 글자 뿐이었다.

김정균 감독은 “굉장히 오랜 기간 생각했었던 사안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기력이다. 개인적으로 주전 경쟁이라기 보다 어차피 다 같은 팀이기 때문이다. 시즌은 길기에 ‘경기력’이 당연히 제일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시즌을 봤을 때 ‘경기력’만 생각하겠다”라고 논쟁에 대한 입장에 대한 직접적인 말을 아꼈다.

재차 이어진 라인업 구성에 대한 수장의 개입과 관련된 물음에도 김정균 감독은 예전에 비해 길어진 장기 레이스와 경기력만을 강조했다.

“(팬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입장문 발표같은) 그런 부분 보다는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제일 좋은 경기가 나올 수 있을까 라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긴 시즌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경기를 치르면서 더 좋은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김정균 감독의 원론적인 답변에 이내 화살이 ‘오너’ 문현준에게 돌아갔지만, 그 역시 팀 분위기를 고려해 선수로써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꼬마’ 김정균 감독은 LOL e스포츠씬에서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명장이다. LCK 10회 우승 뿐만 아니라 지도자로는 유일하게 4회나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명 지도자로 아시안 게임에서도 숙적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고 금메달을 한국에 선사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24년끼지 명장의 반열에서 그의 이름이 빠진 적이 없다.

2013년 우승 직후 2015년 2016년 우승, 2017년 준우승 직후 T1은 꽤 오랜시간 롤드컵 우승권에서 거리가 벌어졌다. 팀의 기둥인 ‘페이커’ 이상혁은 예나 지금이나 자리를 지키지 있지만, 변화는 결국 필요했다. 변화라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결국 다시 두 번째 왕조를 열 수 있었다.

악재가 연달아 쏟아지는 팀 창단 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생각이든다. 영웅은 난세에 나온다는 말처럼 명장으로 꼽히는 ‘꼬마’ 김정균의 슬기로운 대처를 기대해 볼 뿐이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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