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 김의성 ''女골퍼에 성추행에 가까운 멘트..나도 징그러워'' [인터뷰①]
입력 : 2025.03.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하수정 기자] '로비' 김의성이 자신의 캐릭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연기 고충을 드러냈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는 영화 '로비'의 주연 배우 김의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 워크하우스 컴퍼니·필름모멘텀, 제공 미시간벤처캐피탈(주)·위지윅스튜디오(주), 배급 ㈜쇼박스)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3년 '롤러코스터'로 첫 연출작을 선보이며 감독으로 데뷔한 하정우가 '허삼관'(2015)을 거쳐 10년 만에 내놓은 세 번째 연출 작품이다.

하정우는 극 중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이자 기술력으로만 승부를 보려는 창욱을, 박병은은 로비력으로 사업을 따내는 라이벌 회사 대표 광우를, 김의성은 베테랑 공무원이자 정치권 실세 최실장을, 강해림은 프로 골퍼 진프로를, 이동휘는 로비를 알선하는 박기자를, 최시원은 마성의 국민배우 마태수를, 차주영은 골프장 사모님 다미를, 곽선영은 창욱의 곁에서 그를 보필하는 김이사를, 강말금은 실무엔 관심 없지만 야망은 큰 부패한 조장관을 각각 맡아 열연했다.

김의성은 올해 초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로 큰 사랑을 받았고, 티빙 예능 '김의성의 소도시 술집만행'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여기에 디즈니+ 시리즈 '파인' 공개도 앞두고 있다.

김의성은 "하정우 감독의 유머 코드가 나한테는 너무 하이코드라서 어려웠다.(웃음) 그 코드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개인적으로 허들이 있었다. 그래도 감독 하정우와 작업을 하고 싶었고, 그동안 후배 하정우와 오랜시간 쌓은 인연이 있었다.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로비'는 촬영 전 리딩을 엄청 많이 했는데, 그 과정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 영화가 하정우 작품이라는 생각을 최대한 안 했다. 그런 생각 없이 캐릭터에 맞춰서 진지하게 찍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자신을 캐릭터를 보고 '이게 뭐지?' 싶었다는 김의성. 그는 "사회에서 아저씨로 살아가면 누구나 약점이 있는데 그렇게 크게 악의를 갖지 않더라도 부정적인 결과를 낳더라. 난 배우로서 캐릭터를 사랑하고 남들이 손가락질 해도 기본적으로 내 캐릭터를 사랑한다. 아니면 누가 사랑하겠나.(웃음) 이번 역할도 비극적 결함이 있지만, 나머지 부분에선 긍정적인 면도 있다"며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멋지게 보이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는데, 정말 나타난 결과물이 너무 심각하더라.(웃음) 진짜 평소에도 살 때 더 조심해야겠다, 멋있어 보이려는 노력도 하면 안되겠다, 담백하게 겸손하게 무해하게 살고 행동해야겠다고 느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속 최실장은 젊은 여성 골퍼 진프로에게 끊임없이 치근덕대는 인물이다. 본인은 선의라고 생각하지만, 타인의 눈에는 정반대로 비춰진다.

김의성은 "결과물을 보니 징그럽다. 리딩할 땐 '이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겠나?'가 걱정이었다. 별 거 아닌거 같은데 같이 있는 배우들이 막 웃더라. 하정우 감독도 '그냥 그대로 하시면 될 것 같다' 했다"며 "개인적으로 나쁜 아저씨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 선의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객관화 됐을 때 얼마나 끔찍한가를 보여준다. 선의는 상대방이 우선시 돼야한다. 그리고 본인 입장에선 (진프로에게) 사랑 고백이지만, 성추행에 가까운 대사를 하는데, 한 테이크로 쭉 찍어야 했다. 그 장면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한번에 그냥 찍었다"며 비하인드를 덧붙였다.

한편 '로비'는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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