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던 두산 베어스 타선이 결국 불명예스러운 신기록을 작성했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은 NC 다이노스에 2-4로 패하며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한국시리즈 내내 두산의 발목을 잡은 것은 차갑게 식은 타선이었다.
4차전과 5차전을 영봉패로 내준 두산은 6차전에서도 그런 모습을 이어갔다. 두산은 3차전 7회 1득점 이후 6차전 6회까지 득점을 하지 못하면서 한국시리즈 25이닝 연속 무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SK 와이번스가 4년(2003년, 2007년 한국시리즈)에 걸쳐 세운 23이닝 연속 무득점이었다.
6차전 시작 전까지만 해도 두산은 19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기록과는 거리가 있었다. 경기 중에는 기록을 중단할 기회도 충분했다. 1회부터 NC의 선발 드루 루친스키를 상대로 2사 1, 2루 기회를 만든 두산은 김재호의 땅볼로 연속 기록을 20이닝으로 늘렸다.
더 좋은 기회가 2회 찾아왔다. 선두 타자 페르난데스가 안타를 기록했고, 박건우의 안타, 박세혁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여기서 허경민이 삼진, 정수빈이 중견수 뜬 공이 나왔고, 3회는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연속 기록은 22이닝으로 늘어났다.
4회는 외야로 뻗는 타구 하나가 나오지 못하면서 불명예스러운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페르난데스와 오재일의 연속 안타로 무사 2, 3루가 만들어졌고 외야 뜬 공 하나면 충분했다. 그러나 박건우, 박세혁, 허경민은 땅볼 타구만 양산하면서 3루에 있던 페르난데스를 불러들이지 못했다.
결국 두산은 5회 한국시리즈 연속 무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선두 타자로 나선 정수빈이 안타와 도루로 무사 2루 상황을 만들었지만, 두산의 3, 4, 5 클린업 트리오는 정수빈을 외면했다. 24이닝 연속 무득점이었다. 6회에도 박건우가 볼넷으로 걸어 나갔을 뿐 다른 세 타자는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두산의 무득점 행진은 계속됐다.
그러나 팀의 불명예스러운 연속 무득점 기록 4번 타자 김재환이 끊어냈다. 두 번의 몸에 맞는 볼과 진루타로 생긴 1사 2, 3루 기회에서 김재환은 2루수 쪽 깊은 땅볼 타구를 만들어내며 전광판에 1이라는 숫자를 올렸다. 연속 무득점 기록이 25이닝에서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뒤이어 김재호가 1타점 적시 2루타로 답답했던 혈을 뚫은 듯했지만 더는 점수가 나지 않았다. 두산이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NC는 차근차근 점수를 뽑아냈다. 다득점은 아니었지만 시리즈 내내 승리에 필요한 득점을 뽑아냈던 NC는 시리즈 전적 4-2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