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성적: 51승 92패 1무 (9위)
[스포탈코리아] 올해 SK는 악몽과도 같은 시즌을 보냈다. 창단 시즌인 2000년을 제외하면 승률이 4할 밑으로 떨어진 적 없던 SK는 올 시즌 3할5푼7리의 승률을 기록하고 두 번이나 두 자릿수 연패에 빠지는 등, 불과 2년 전에 우승하고 지난 시즌 막판까지 1위를 달리던 팀이라고 믿기 힘든 모습을 보이며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 시즌 1위 수성 실패에 이어 플레이오프 탈락, 그리고 주전 선수들의 대거 이탈은 올시즌 SK의 추락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마찬가지였다.
불안했던 스토브리그, 실패한 외인 농사
SK의 올 시즌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진 않았다. 지난 시즌 34승을 합작한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는 해외리그 진출로 인하여 팀을 떠났고, 시즌 중반 합류하여 9승을 올리며 괜찮은 활약을 펼쳤던 헨리 소사는 체력 고갈로 인한 후반기 부진+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재계약을 포기했다. 투수진의 기량 향상에 큰 공을 세웠던 손혁 투수코치마저 키움 히어로즈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단숨에 1, 2, 3선발과 투수코치를 잃었다.
그렇지만 나머지 선발진 박종훈과 문승원은 타팀 토종 선발투수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자원이기 때문에 외인 투수들만 잘 영입한다면 전력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외인 영입은 역대 최악이라 불릴 만큼 실패적이었다.
에이스의 빈자리를 메우길 기대했던 닉 킹엄은 단 두 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자취를 감춘 뒤 방출되었고, 육성형 외인으로 영입한 리카르도 핀토는 빠른 구속에 이닝 소화 능력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역대 SK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외인 투수들 중 가장 높은 ERA, FIP, WHIP 그리고 최다패를 기록하며 팀 성적 추락에 일조했다. 특유의 예민한 성격으로 인하여 팀 케미스트리를 해친 건 덤이다.
또한 불운도 따랐다. 킹엄의 대체 외인으로 영입한 타일러 화이트는 뛰어난 장타력과 선구안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손가락에 사구를 두 번이나 맞으며 골절상을 당해 단 9경기만 출전하고 시즌 아웃되었다.
야수진의 경우 센터라인 보강이 절실했던 SK였기 때문에 FA 시장에 나온 안치홍, 김선빈, 오지환 셋 중 한 명이라도 영입할 것이라 기대를 모았으나, 늘 그래왔듯이 수뇌부는 외부 영입보단 자체 육성을 하겠다는 기조를 고수하며 일찌감치 FA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리하여 유틸리티 내야수 나주환을 기아 타이거즈에 무상 트레이드로 보내고 주전 유격수 김성현을 백업으로 전환한 뒤 정현과 김창평을 주전 키스톤 콤비로 낙점하여 세대교체를 노렸으나 둘은 공격과 수비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결국 백업으로 밀렸던 김성현이 다시 주전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센터라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임기응변식 트레이드
FA영입 대신 트레이드로 전력보강을 노린 SK는 실제로 올해 트레이드를 가장 많이 한 팀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전력보강보단 당장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트레이드뿐이었다.
시작은 시즌 개막 전 허도환과 윤석민의 트레이드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현석과 이홍구가 제대하면서 포수 자원이 많아진 SK는 포수 허도환을 보내면서 대타 자원인 윤석민을 영입했다. 그러다가 시즌 초반 주전 포수 이재원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이현석과 이홍구가 돌아가면서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둘 다 주전 포수로 뛰기엔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불펜 투수 이승진을 보내고 포수 이흥련을 영입하여 안방 자리를 메꿨다. 이로 인하여 불펜 투수가 부족해지자 이번엔 외야수 노수광을 보내고 불펜 투수 이태양을 영입하면서 다시 한번 급한 불을 껐다. 그 다음에 외야수가 부족해지자 급기야 외야수 보강을 위해 포수 이홍구를 보내고 외야수 오태곤을 영입했다.
구멍을 메우면 또다른 구멍이 생기고 이를 다시 메우는 제자리걸음의 연속이었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다. 포수가 넘친다면서 영입한 윤석민은 커리어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시즌 뒤 방출되었고 그 넘쳐나던 포수 중 하나였던 이홍구마저 팀을 떠나며 그동안의 트레이드가 더 무색해졌다.
위로가 되어준 선수들 – 최정, 제이미 로맥
팀 성적이 나쁜 와중에도 최정과 제이미 로맥은 개인 성적으로 SK팬들의 우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 주었다. 팀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둘만이 wrc+ 100 이상을 기록하여 침체된 팀 타선에서 고군분투했다.
시즌 초반 1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던 최정은 6월부터 서서히 타격감이 오르더니 7월에는 대폭발하여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최정 걱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고 이 기간 동안 통산 352번째 홈런을 기록해 역대 홈런 단독 2위에 오르며 레전드의 반열에 들어섰다.
제이미 로맥 또한 시즌 초반 부진과 함께 닉 킹엄의 대체 외인으로 투수가 아닌 야수 타일러 화이트가 영입되면서 내년 시즌 재계약에 적신호가 켜졌었다. 그러나 화이트의 영입이 동기부여가 되었는지 8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로맥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맹타를 휘두르며 본모습을 되찾았고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기대되는 선수들 – 김정빈, 최지훈
팀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주축 선수들의 부상 및 부진으로 기회를 받은 영건들이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며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김정빈은 개막 이후 2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미스터 제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필승조의 탄생을 알렸다. 컨디션이 좋은 날엔 마치 자로 잰 듯 정확히 보더라인에 피칭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비록 연속 무실점 기록이 깨진 이후 성적이 곤두박질쳤지만 올해가 첫 풀타임 시즌인 만큼 체력 문제를 보완한다면 훌륭한 불펜 자원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박용택 이후 18년 만에 대졸 신인 데뷔 시즌 100안타를 넘어 구단 역사상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을 차지한 최지훈은 중견수 자리에서도 가끔씩 호수비를 선보이며 ‘리틀 김강민’이라는 별명을 얻어냈다. 하지만 최지훈 역시 시즌이 지날수록 체력이 부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직 미필이지만 잠재력이 높은 선수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은퇴가 멀지 않은 김강민의 중견수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둘의 공통점은 모두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는 것이므로, 체력 문제를 해결하며 차차 프로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팀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마치며
잊고 싶었던 올 시즌은 이제 끝났다. SK는 포스트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외인 원투펀치 아티 르위키와 윌머 폰트를 영입했고 제이미 로맥과도 재계약을 하며 외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그리고 김원형 신임 감독 선임, 조원우, 김민재, 조웅천의 코칭 스태프 합류 등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SK에서 단장으로 활동했던 민경삼이 새로운 사장으로 부임했고 단장도 데이터분석 그룹장 출신인 류선규로 교체되며 수뇌부의 개편도 이루어졌다. 이제 본격적으로 스토브리그에 뛰어들어 성공적으로 전력보강을 마친다면 내년 시즌 반등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과연 내년에는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까.
야구공작소
양재석 칼럼니스트 / 에디터=나상인
기록 출처=Statiz
[스포탈코리아] 올해 SK는 악몽과도 같은 시즌을 보냈다. 창단 시즌인 2000년을 제외하면 승률이 4할 밑으로 떨어진 적 없던 SK는 올 시즌 3할5푼7리의 승률을 기록하고 두 번이나 두 자릿수 연패에 빠지는 등, 불과 2년 전에 우승하고 지난 시즌 막판까지 1위를 달리던 팀이라고 믿기 힘든 모습을 보이며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 시즌 1위 수성 실패에 이어 플레이오프 탈락, 그리고 주전 선수들의 대거 이탈은 올시즌 SK의 추락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마찬가지였다.
불안했던 스토브리그, 실패한 외인 농사
SK의 올 시즌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진 않았다. 지난 시즌 34승을 합작한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는 해외리그 진출로 인하여 팀을 떠났고, 시즌 중반 합류하여 9승을 올리며 괜찮은 활약을 펼쳤던 헨리 소사는 체력 고갈로 인한 후반기 부진+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재계약을 포기했다. 투수진의 기량 향상에 큰 공을 세웠던 손혁 투수코치마저 키움 히어로즈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단숨에 1, 2, 3선발과 투수코치를 잃었다.
그렇지만 나머지 선발진 박종훈과 문승원은 타팀 토종 선발투수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자원이기 때문에 외인 투수들만 잘 영입한다면 전력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외인 영입은 역대 최악이라 불릴 만큼 실패적이었다.
에이스의 빈자리를 메우길 기대했던 닉 킹엄은 단 두 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자취를 감춘 뒤 방출되었고, 육성형 외인으로 영입한 리카르도 핀토는 빠른 구속에 이닝 소화 능력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역대 SK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외인 투수들 중 가장 높은 ERA, FIP, WHIP 그리고 최다패를 기록하며 팀 성적 추락에 일조했다. 특유의 예민한 성격으로 인하여 팀 케미스트리를 해친 건 덤이다.
또한 불운도 따랐다. 킹엄의 대체 외인으로 영입한 타일러 화이트는 뛰어난 장타력과 선구안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손가락에 사구를 두 번이나 맞으며 골절상을 당해 단 9경기만 출전하고 시즌 아웃되었다.
야수진의 경우 센터라인 보강이 절실했던 SK였기 때문에 FA 시장에 나온 안치홍, 김선빈, 오지환 셋 중 한 명이라도 영입할 것이라 기대를 모았으나, 늘 그래왔듯이 수뇌부는 외부 영입보단 자체 육성을 하겠다는 기조를 고수하며 일찌감치 FA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리하여 유틸리티 내야수 나주환을 기아 타이거즈에 무상 트레이드로 보내고 주전 유격수 김성현을 백업으로 전환한 뒤 정현과 김창평을 주전 키스톤 콤비로 낙점하여 세대교체를 노렸으나 둘은 공격과 수비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결국 백업으로 밀렸던 김성현이 다시 주전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센터라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임기응변식 트레이드
FA영입 대신 트레이드로 전력보강을 노린 SK는 실제로 올해 트레이드를 가장 많이 한 팀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전력보강보단 당장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트레이드뿐이었다.
시작은 시즌 개막 전 허도환과 윤석민의 트레이드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현석과 이홍구가 제대하면서 포수 자원이 많아진 SK는 포수 허도환을 보내면서 대타 자원인 윤석민을 영입했다. 그러다가 시즌 초반 주전 포수 이재원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이현석과 이홍구가 돌아가면서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둘 다 주전 포수로 뛰기엔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불펜 투수 이승진을 보내고 포수 이흥련을 영입하여 안방 자리를 메꿨다. 이로 인하여 불펜 투수가 부족해지자 이번엔 외야수 노수광을 보내고 불펜 투수 이태양을 영입하면서 다시 한번 급한 불을 껐다. 그 다음에 외야수가 부족해지자 급기야 외야수 보강을 위해 포수 이홍구를 보내고 외야수 오태곤을 영입했다.
구멍을 메우면 또다른 구멍이 생기고 이를 다시 메우는 제자리걸음의 연속이었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다. 포수가 넘친다면서 영입한 윤석민은 커리어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시즌 뒤 방출되었고 그 넘쳐나던 포수 중 하나였던 이홍구마저 팀을 떠나며 그동안의 트레이드가 더 무색해졌다.
위로가 되어준 선수들 – 최정, 제이미 로맥
팀 성적이 나쁜 와중에도 최정과 제이미 로맥은 개인 성적으로 SK팬들의 우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 주었다. 팀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둘만이 wrc+ 100 이상을 기록하여 침체된 팀 타선에서 고군분투했다.
시즌 초반 1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던 최정은 6월부터 서서히 타격감이 오르더니 7월에는 대폭발하여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최정 걱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고 이 기간 동안 통산 352번째 홈런을 기록해 역대 홈런 단독 2위에 오르며 레전드의 반열에 들어섰다.
제이미 로맥 또한 시즌 초반 부진과 함께 닉 킹엄의 대체 외인으로 투수가 아닌 야수 타일러 화이트가 영입되면서 내년 시즌 재계약에 적신호가 켜졌었다. 그러나 화이트의 영입이 동기부여가 되었는지 8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로맥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맹타를 휘두르며 본모습을 되찾았고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기대되는 선수들 – 김정빈, 최지훈
팀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주축 선수들의 부상 및 부진으로 기회를 받은 영건들이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며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김정빈은 개막 이후 2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미스터 제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필승조의 탄생을 알렸다. 컨디션이 좋은 날엔 마치 자로 잰 듯 정확히 보더라인에 피칭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비록 연속 무실점 기록이 깨진 이후 성적이 곤두박질쳤지만 올해가 첫 풀타임 시즌인 만큼 체력 문제를 보완한다면 훌륭한 불펜 자원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박용택 이후 18년 만에 대졸 신인 데뷔 시즌 100안타를 넘어 구단 역사상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을 차지한 최지훈은 중견수 자리에서도 가끔씩 호수비를 선보이며 ‘리틀 김강민’이라는 별명을 얻어냈다. 하지만 최지훈 역시 시즌이 지날수록 체력이 부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직 미필이지만 잠재력이 높은 선수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은퇴가 멀지 않은 김강민의 중견수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둘의 공통점은 모두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는 것이므로, 체력 문제를 해결하며 차차 프로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팀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마치며
잊고 싶었던 올 시즌은 이제 끝났다. SK는 포스트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외인 원투펀치 아티 르위키와 윌머 폰트를 영입했고 제이미 로맥과도 재계약을 하며 외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그리고 김원형 신임 감독 선임, 조원우, 김민재, 조웅천의 코칭 스태프 합류 등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SK에서 단장으로 활동했던 민경삼이 새로운 사장으로 부임했고 단장도 데이터분석 그룹장 출신인 류선규로 교체되며 수뇌부의 개편도 이루어졌다. 이제 본격적으로 스토브리그에 뛰어들어 성공적으로 전력보강을 마친다면 내년 시즌 반등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과연 내년에는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까.
야구공작소
양재석 칼럼니스트 / 에디터=나상인
기록 출처=Stat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