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코리안 가이' 황희찬(28,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빅클럽 이적설에 휩싸였다. 5년 재계약을 맺은 지 열흘 만에 들려온 소식이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1일(이하 한국시간) "리버풀과 토트넘이 늑대군단 스타 황희찬을 주시하고 있다. 두 팀은 여름 영입을 염두에 두고 황희찬을 평가 중이며 이번 달에 움직일 것 같지는 않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스카우트들은 황희찬이 중앙 공격수로 변신한 뒤 그의 활약에 깜짝 놀라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인 그는 왼쪽, 오른쪽, 중앙을 가리지 않고 뛸 수 있으며 특히 더 중앙 위치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황희찬은 올 시즌 최고의 폼을 자랑 중이다. 그는 마무리에 더 집중하면서 리그 20경기에서 10골 3도움을 몰아치며 프리미어리그(PL) 득점 순위 6위를 달리고 있다. 유효 슈팅 13개를 10골로 연결하며 '커리어하이'를 작성 중인 황희찬이다.
풋볼 인사이더는 "황희찬은 직접적이고 빠르고 강력한 플레이로 스카우트들 앞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게리 오닐 감독이 이끄는 울버햄튼에서 신비한 부적이 됐다. 그는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21경기 11골 3도움을 기록 중"이라며 리버풀과 토트넘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슈퍼 조커'로 뛰었지만, 어느새 팀 내 최다 득점자로 등극하며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그가 리그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한 건 지난 2021-2022시즌 PL에 입성한 뒤 처음이다.
비결은 무서운 결정력이다. 황희찬은 올 시즌 리그 10골을 터트리며 xG(5.96골)보다 4골을 더 넣었다. 울버햄튼 선수가 리그 8골이상 기록한 건 지난 2019-2020시즌 라울 히메네스(17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오닐 감독도 황희찬에게 극찬을 보냈다. 그는 "만약 황희찬이 계속해서 할 일을 하고, 이해한다면, 지금처럼 침착하게 마무리한다면 꾸준히 15골~20골을 넣는 선수가 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황희찬이 매 시즌 20골 가까이 터트리는 PL 정상급 공격수가 될 수 있다고 높게 평가한 것.
그 덕분에 울버햄튼 역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울버햄튼은 첼시와 브렌트포드, 에버튼을 연달아 잡아내며 3연승을 달리고 있다. 리그 순위도 11위로 중상위권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울버햄튼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후벵 네베스를 비롯한 주요 자원들을 떠나보내고도 제대로 된 보강이 없었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도 개막을 코앞에 두고 팀을 떠났다.
그러자 많은 이들은 울버햄튼이 강등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점쳤다. '디 애슬레틱' 역시 개막 전 울버햄튼이 18위로 강등될 것이라며 "울버햄튼은 정말 걱정된다. 지난 시즌 부진했고, 라울 히메네스와 주앙 무티뉴, 네베스를 잃었다. 모든 선수들을 매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래 지키려 했던 로페테기 감독까지 떠났다. 울버햄튼은 강등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울버햄튼엔 황희찬이 있었다. 울버햄튼은 리그 10골 3도움을 올린 황희찬과 준수한 수비력을 앞세워 조금씩 승점을 쌓아 나갔다. 사실 오심 피해만 적었어도 이미 중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갈 수도 있었다.
문제는 황희찬이 너무나 돋보이고 있다는 것. 최근 아스날과도 연결됐던 그는 이제 리버풀과 토트넘의 관심까지 받고 있다.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PL 최고의 결정력을 뽐내고 있는 황희찬인 만큼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풋볼 인사이더는 "두 팀은 공격을 강화할 자원을 찾고 있고, 비즈니스를 미리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황희찬은 지난달 22일 울버햄튼과 재계약을 체결했기에 이적 가능성이 그리 크진 않다. 울버햄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팀 내 최다 득점자 황희찬과 2028년까지 함께한다. 계약에는 1년 연장 옵션도 포함됐다"라고 발표했다.
황희찬은 2026년 여름까지 울버햄튼과 계약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활약을 인정받아 장기 계약을 맺게 된 것. 주급도 3배 가까이 오르면서 팀 내 최고 수준 대우를 받게 됐다. 황희찬의 새로운 주급은 9만 파운드(약 1억 48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계약에 서명한 황희찬은 "울버햄튼에 더 머물게 돼 기쁘다. 팀 동료, 스태프, 가족,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정말 행복하다. 여기서 삶, 축구를 즐기고 있다. 앞으로도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다. 최대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매트 홉스 울버햄튼 단장 역시 "황희찬은 언제나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 그는 골을 넣고 있고, 오닐 감독의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지금 팬들도 황희찬이 경기장에서 하는 일에 대해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충분히 감사받을 자격 있는 선수"라고 환영했다.
울버햄튼으로서는 다행이고, 황희찬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는 타이밍이다. 그는 계약이 만료되는 2028년 여름이 되면 만 31세가 된다. 사실상 울버햄튼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다.
물론 황희찬이 직접 내린 결정인 만큼, 의문을 제기하기는 어렵다. 울버햄튼이 황희찬에게 많은 기회를 준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울버햄튼은 그의 PL 무대 입성을 가능케 한 팀이기에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다만 재계약 타이밍에는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황희찬으로서는 빅클럽들의 관심을 활용해 더 좋은 대우를 약속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장기 계약에 서명하면서 울버햄튼 구단이 칼자루를 쥐었다. 리버풀과 토트넘으로서도 황희찬에게 큰 이적료를 지불하기엔 부담스럽기에 울버햄튼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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