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김성규 “이순신 연기? 절대 NO..아직까진 ‘감히’라고 생각” [인터뷰②]
입력 : 2024.01.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채연 기자](인터뷰①에 이어) 영화 ‘한산:용의 출현’에 이어 ‘노량:죽음의 바다’에 출연한 배우 김성규가 두 작품을 비교했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노량:죽음의 바다’ 배우 김성규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성규는 극중 더욱 깊어진 신념으로 이순신 장군의 곁을 지키며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항왜 군사 준사 역을 맡았다. 특히 김성규는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노량: 죽음의 바다’에도 연결된 캐스팅으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두 작품을 아울러 큰 울림을 전했다.

이날 배우 김성규는 두 작품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감사한 마음인 것 같다. ‘한산’을 찍을 때 고충이 있었다. 언어적으로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고 입을 열었다.

김성규는 “그래서 ‘노량’도 같이 말씀하셨을 때는 부담이 있었고, 고민이 됐다. 준사라는 역할에 대한 애정, 마무리를 잘 하고싶은 책임감이 느껴졌다. 저도 걱정은 여전했지만, 책임감으로 캐릭터를 마무리한다는 거에 대한 마음으로 했는데, 제가 한 것 이상으로 마무리가 된 지점이 의미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개인적으로 감사하고, 이런 영화에 배우로서 이런 작품을 했다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을 하면서, 당시엔 못 느꼈지만 어떤 식으로도 과정이 있었으니 성장하지 않았을까”라고 전했다.

김성규는 김한민 감독에 대해 “제가 대본받고도 고민했지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구체적으로 감독님께서 저의 어떤 면을 말씀하셨다기보다, 의지가 힘이 됐다.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촬영하면서도 좋은 말씀만 해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디렉션을 주실 때도 워낙 현장에서 본인이 잘 정리가 되어있고, 명확하시다 보니까 구체적으로 디렉션을 주시는 편인데, 저는 열어놨다고 해야하나. 잘 하고 있다는 눈으로 바라보시고, 그런 믿음이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김성규는 왜군이었으나 이순신의 신념을 보고 ‘항왜’ 군사가 된 인물인 준사 역을 맡으며, 왜군 분장ㅇ과 조선 병사 분장을 모두 소화했다. 두 분장의 차이가 있었냐는 말에 김성규는 “왜군 때는 조금 더 편안한 느낌이 있었다. 이전에 워낙 난무한 역할이 많아서, 익숙한 느낌이었다. 제가 ‘한산’은 빨리 이 역할을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머리를 잘랐던 것처럼, 왜군 때 분장과 의상은 익숙했던 느낌. ‘노량’에서 준사라는 캐릭터는 7년이라는 시간을 지내왔고, 캐릭터도 그렇고,연기 외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 뭔가 모를 무게감도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한산’에서 삭발까지 감수했던 그와 다르게, 다른 왜군 병사 역을 맡은 배우들은 삭발을 하지는 않았다. 억울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그는 “그런 건 없었다. 코로나 시기이기도 했고, 제가 놀러다니고 사진찍고 이런 사람은 아니여서. 제 일상생활에 문제는 없었다. 신경도 안썼다. 나름 재미도 있었다. 작품에 스스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런 마음을 다 잡는데에는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김성규는 ‘한산’에서는 박해일, ‘노량’에서는 김윤석이 연기하는 이순신 장군을 모셨다. 두 명의 이순신의 차이를 묻자 김성규는 “‘한산’에도 그렇고, ‘노량’에서도 그렇고 많은 시간을 대면하진 않는다. 대화보다는 짧은 신 안에서 중요한 말을 나눈다던지, 유대감을 느끼는 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추상적일 수도 있는데, ‘한산’ 때는 대선배님이 해서 그렇겠지만 굉장히 후광이라고 할까. 따를 수 밖에 없는 푸른 빛이었다면, ‘노량’에서는 잠에서 깨어나서 보고하는 신이 있는데, 준사 입장으로는 되게 불안한 느낌의 어떤, 하지만 뜨거운. 스스로를 태우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김성규는 “’한산’에서는 뿜어져 나왔다면, 노량에서는 되게 보게될 수밖에 없는 힘이 있었다. 굉장히 전란 속에서는 한 인간으로서 그냥 준사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는 마음이 느껴지는 장군님이셨다”고 비유했다.

                               그렇다면 배우 박해일과 김윤석의 차이는 어땠을까. 그는 “두 분 다 작품이 갖고 있는 캐릭터가 있어서 촬영 외적인 순간에도 풀어져 계신 모습을 본적은 많이 없었다. 두분다 영화 속에 있는 선배님을 봤을 때 특히나 ‘노량’ 찍으면서는 되게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늘 긴장은 있지만, 그전에 경험을 못해봤던 새로운 긴장감이었다. 스스로 아직 멀었구나하고 느낀 순간도 있었다. 워낙 씬들이 중요한 장면도 그렇고, 제가 말을 하나 보태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러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 긴장감이 ‘노량’에서 진사 역을 할때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김성규에게 ‘이순신 역을 해볼 생각이 있냐’고 묻자, 그는 1초도 안돼 “아니요”라고 답해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어떤 부분을 상상으로 만든다면 모르겠으나, 저는 아직까지는 ‘감히’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으로, 지난달 20일 개봉했다.

/cykim@osen.co.kr

[사진]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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