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의 최근 행보는 팬들에게는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화려한 오프시즌을 예고했다. 포부는 항상 거창했다. 그러나 내용은 알맹이가 없었다. 언제나 주인공이 아닌 들러리였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카를로스 코레아(미네소타 트윈스) 등 특급 FA 영입전에 참전했지만 영입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 오프시즌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일본인 특급 FA 선수들 영입 경쟁에도 참여했지만 모두 지구 라이벌 LA 다저스에 뺏겼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부문운영사장은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행보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디애슬레틱'의 팀 가와카미 기자가 진행하는 'TK쇼'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이디 사장은 "우리가 슈퍼스타급 선수들을 쫓으면서도 꾸준히 구단주의 지지를 받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저지와 오타니, 브라이스 하퍼와 같은 선수들은 모두 야구계에서 상위 5명, 상위 10명 내에 드는 선수들로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라면서 "영입 작업에 참여했던 저는 그에 대한 책임이 있다"라면서 최근 스타 영입에 실패한 것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팬들의 비판을 이해하고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잇따른 스타 영입 실패는 자이디 사장의 의지와는 별개라는 의견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도시의 최근 선입견과 오명이 스타들이 멀리하는 이유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벤처기업들의 위치한 '실리콘밸리'의 도시였다. 젊은 사업가, 엔지니어들이 도시의 활력을 이끌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사무실이 공실이 되면서 노숙자들이 도심을 장악하게 됐다. 실업율, 범죄율은 모두 미국 평균보다 높아졌고 마약 범죄도 도시의 골치거리가 됐다.
샌프란시스코의 선입견이 슈퍼스타 영입에 걸림돌이 됐다는 의견을 내세운 인물은 팀의 레전드인 버스터 포지였다. 2010년 신인왕, 2012년 내셔널리그 MVP을 차지했고 2010년, 2012년, 2014년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21년 은퇴한 포지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구단주 그룹의 일원이 됐다.
포지는 "안타깝게도 선수들은 물론 선수들의 아내들까지 도시의 상태와 범죄, 마약 문제 등을 계속 언급하고 주목하는 것은 샌프란시스코 도시에 대해 불안감이 있다는 것이다"라면서 "그것이 공정하든 그렇지 않든, 현재 샌프란시스코 도시에 대한 인식은 현실이다.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라고 도시의 선입견이 스타 영입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타니와의 미팅에도 참석했던 포지였다. 그는 "나는 샌프란시스코 도시와 이 팀에 대한 내 사랑을 오타니가 알아주기를 바랐다. 이 팀의 역사에 얼마나 감사한지, 또 오타니가 그 역사에 함께하기를 얼마나 바라는지를 알아줬으면 했다"라면서 "만약 오타니가 샌프란시스코에 왔다면 구단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이 도시에 활력을 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스타들에게 최고의 제안을 했다. 애런 저지에게 양키스와 같은 계약 규모(9년 3억600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외면 당했고 오타니에게도 다저스와 같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샌프란시스코를 외면한 것은 도시의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그러나 자이디 사장은 지역적인 문제가 스타 영입에 장애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이디 사장은 "나는 선수들에게 이와 관련된 얘기들을 듣지 못했다. 솔직히, 에이전트들이 그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에이전트들이 도시와 관련된 얘기들을 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한다"라면서 아쉬움을 전했다. 도시의 악명을 활용해서 몸값을 높이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
앞서서 밥 멜빈 감독,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의 부정적인 선입견이 FA 영입 실패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멜빈 감독은 "선수들은 늘 샌프란시스코에서 뛰고 싶어 했다. 훌륭한 도시다. 다른 대도시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우리는 결국 여기에서 뛰고 싶어하는 선수를 필요로 한다. 그 선수들이 이곳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샌프란시스코라는 오명에 굴하지 않고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는 한국의 이정후가 유일하다.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 이정후는 6년 1억1300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다.
이정후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MLB를 시청한 팬으로서 샌프란시스코는 역사도 깊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레전드 선수도 많다. 최근에 우승을 많이 한 팀이고, 역사적으로 전통이 있어 좋아하는 팀이었다. 그런 팀에서 나를 선택해줘서, 이렇게 역사가 큰 구단에서 뛰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멜빈 감독은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하는 선수가 많아지고 이적하는 선수가 많아지면 결국 뛰고 싶은 선수들도 많아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멜빈 감독과 자이디 사장의 팟캐스트 인터뷰를 전하면서 이정후의 영입을 언급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 것이 좋은 증거다. 자이디 사장은 새롭게 영입한 이정후가 팬들과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선수라고 믿고 있다"라고 전했다. 구단과 현지 언론들은 이정후가 팬들의 열기를 불러일으키고 샌프란시스코의 영광을 다시 찾게 할 선수라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이적시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정후의 영입에 그쳐서는 안된다. 'CBS스포츠'는 샌프란시스코의 이적시장 평가를 C로 매기면서 '지금까지 영입한 선수는 이정후 뿐이다. 그들은 이 사실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2024년 와일드카드 경쟁자로 평가 받기 위해서는 좀 더 강한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겨울을 마무리 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까지의 영입 실패의 이유들은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이디 사장도 알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지적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스타를 영입하는 것은 우리들의 도전이자 책임이다"라면서 전력 보강에 대한 의지를 계속 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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