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가 팬들이 선정한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에 들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 6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전반기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김민재는 알렉스 그리말도와 제레미 프림퐁(이상 바이어04레버쿠젠), 마츠 후멜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함께 포백에 이름을 올렸다.
사무국은 베스트 11 한 자리를 차지한 김민재에 대해 "그는 지난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시즌 최고의 수비수로 지명됐다. 독일에 온 뒤에는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는 등 빠르게 적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민재는 90분당 터치 1위(113회), 패스 개수 2위(1402회) 등을 기록했다. '괴물'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합류하기 전 2023 올해의 한국 축구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뮌헨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었다. 뮌헨은 15경기 12승 2무 1패를 거두며 승점 38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레버쿠젠(16경기 42점)과 4점 차이다. 후반기 성적에 따라 우승권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뮌헨 선수 3명을 베스트 11에 올렸다. 김민재와 함께 2023~2024시즌 전 뮌헨 유니폼을 입은 해리 케인(31)도 선정됐다. 케인은 뮌헨 이적 후 15경기에서 21골 5도움을 몰아쳤다. 득점과 공격 포인트 단독 선두다. 도움 부문에서는 공동 9위에 올라있다. 케인에 대해 사무국은 "독일 땅에 발을 디딘 이후로 온갖 기록을 깨고 있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15경기 만에 21골을 기록한 첫 번째 선수다. 골 기댓값(14.9)에 비해 더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유럽 골든 부츠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다"라고 평했다.
김민재의 팀 동료 르로이 사네(27)도 치켜세웠다. 사무국은 "사네는 분데스리가 전반기가 끝나던 시점 올 시즌 유럽 5대 리그에서 8골과 8도움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였다. 기회 창출 1위(45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15경기에서 8골을 넣은 건 사네 개인의 최고 기록이다. 케인과 호흡이 돋보였다"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베스트 11에는 세루 기라시(VfB슈투트가르트), 사비 시몬스(RB라이프치히), 그라니트 자카, 플로리안 비르츠(이상 레버쿠젠), 그레고르 코벨(도르트문트)이 들었다.
김민재는 지난 5일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가 선정한 월드 팀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김민재는 알폰소 데이비스(뮌헨),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스리백에 올랐다.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했다. 특히 2022~2023시즌 트레블((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달성한 맨시티 선수들이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전 맨시티 주장인 일카이 귄도안(FC바르셀로나)을 비롯해 케빈 더 브라위너와 디아스, 로드리와 골키퍼 에데르송,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이 베스트 11에 올랐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김민재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미드필더에 포함됐다. 이강인의 팀 동료이자 프랑스 국가대표팀 주축 스트라이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망)는 공격수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인 주드 벨링엄(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영광을 누렸다.
IFFHS는 통계를 기반으로 베스트 11을 선정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최근 김민재는 독일 매체의 까다로운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 선정 베스트 11은 팬들의 투표로 이뤄졌다. 팬들과 통계만큼은 김민재의 활약을 확실히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IFFHS의 선정 기준은 2023년 활약상이었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을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보냈다. 지난해 김민재는 이탈리아 무대를 정복했다. 김민재는 나폴리의 주축 중앙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유독 수비수에게 까다로운 평을 내리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인정받은 괴물 수비수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철벽'이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김민재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첫 빅리그였다. 김민재는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에서 첫 유럽 무대 생활을 시작했다. 그전에는 베이징 궈안(중국), 전북 현대(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뛰었다. 괴물은 괴물이었다. 적응 기간은 크게 필요치 않았다. 김민재는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하더니 루치아노 스팔레티(현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감독 체제에서 전술 핵심으로 떠오르며 나폴리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나폴리 이적 당시 상당한 부담감을 지녔을 만한 김민재다.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 나폴리 단장은 김민재 영입 당시 "칼리두 쿨리발리(현 알 힐랄)의 대체자로 김민재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인터뷰를 통해 김민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괴물 수비수는 부담감을 오히려 즐기는 듯했다. 입단 인터뷰 당시 당차고도 확신에 찬 말로 나폴리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김민재는 "나는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아니다. 그저 나폴리에 최선을 다할 수비수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싶을 뿐"이라고 답했다.
김민재의 인터뷰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이어 "나폴리에 합류해서 기쁘다. 나폴리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오지 않았나.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해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세계적으로 축구 열기가 뜨겁다고 정평이 난 이탈리아 팬들에게 진한 첫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이었다. 주로 왼쪽 센터백으로 출전한 김민재는 나폴리의 최후방을 책임졌다. 강한 피지컬은 빅리그에서도 통했다.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 시절보다 한 단계 성장한 듯했다. 뛰어난 수비력과 유려한 발기술까지 더해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종종 뿌리는 위협적인 롱패스와 과감한 돌파는 나폴리의 새로운 무기가 됐다. 스팔레티 감독도 연일 김민재를 극찬하며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공식 사무국 2023~2024시즌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를 선정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도 해당 기록을 재조명했다. 발롱도르에서도 김민재는 22위로 올라서며 인정받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11위에 이어 한국인 발롱도르 역대 순위 2위가 됐다. 축구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에서 이룬 쾌거다.
이탈리아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나폴리에는 김민재 얼굴이 새겨진 벽화를 찾아볼 수 있다. 기록으로도 증명했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35경기에서 2득점을 올리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였다. 스팔레티 감독은 김민재를 베스트 11에 꾸준히 넣었다. 김민재는 팀의 우승이 확정된 이후에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나폴리는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를 드는 역사를 썼다.
특히 스팔레티 감독의 까다로울법한 지시도 완벽히 소화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경기 중 김민재에게 전방 패스를 요구하는 모습이 잦았다. 김민재는 과감한 롱패스와 짧은 패스를 섞어가며 후방 빌드업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스팔레티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서 김민재를 좀처럼 빼지 않았다. 주축 수비수를 향한 믿음이었다.
유럽 대항전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민재는 UCL 매 경기 선발로 나서 나폴리의 16강 진출 일등공신이 됐다. EPL 강호 리버풀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정상급 공격수인 모하메드 살라(32)와 루이스 디아스(27)를 상대로도 속도 싸움에 밀리지 않으며 나폴리의 첫 맞대결 승리를 이끌었다. 살라가 김민재의 몸싸움에 질린 듯 실소를 짓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민재의 꾸준한 활약은 유럽의 시선을 확 바꿨다. 전임자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아닌, 오히려 뛰어넘은 선수라고 극찬하기에 이르렀다. 하위 리그에서 온 선수를 향한 눈초리를 찬사로 만들었다.
연일 주가를 올리던 김민재는 또 다른 도전을 택했다. 2023~2024시즌에 앞서 이적설에 휩싸였다.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시티,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망행 등 여러 빅클럽이 후보로 거론됐다.
무수한 이적설의 끝은 독일행이었다. '빌트'는 김민재의 뮌헨행을 전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뒤 뮌헨으로 간다. 뮌헨은 방출 조항을 이용해 김민재를 영입한다"라며 "뮌헨 의료진이 한국으로 온다. 김민재는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친다"라고 이적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유럽축구 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도 전한 얘기였다.
실제로 김민재는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쳤다. 뮌헨은 영입 확정 뒤 공식 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민재는 군사 훈련을 위해 한국에 있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김민재의 이적은 군사 훈련과 뮌헨행까지 빠르고 비밀스럽게 진행됐다.
나폴리를 떠난 뒤에도 김민재를 향한 찬사는 계속됐다. 지난달에는 이탈리아축구선수협회(AIC) 시상식에서 스팔레티 감독이 김민재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김민재는 이탈리아어를 잘 하지 못했다. '네, 아니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그리고 그는 나폴리를 떠났다. 말투가 인상적인 멋진 선수였다"라고 회상했다.
심지어 AIC는 김민재를 베스트 11에 올리며 조명하기도 했다. AIC에서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나폴리는 최다 수상자를 배출했다. 스팔레티 전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고, 최우수 선수상은 득점왕 빅터 오시멘에게 돌아갔다. 이밖에도 김민재, 지오바니 디 로렌초, 스타니슬라브 로보트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최고의 팀에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다만 나폴리는 김민재가 떠난 뒤 크게 휘청이고 있다. 오시멘과 크바라츠헬리아 등 주축 선수들이 남았지만, 성적은 곤두박질을 쳤다. 감독은 시즌 도중 경질됐다. 2022~2023시즌 독주 체제를 이어갔던 나폴리는 어느새 세리에A 8위까지 떨어졌다.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최고 수비수로 통한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뒤 도전을 택했다. 독일 거함 뮌헨은 김민재의 방출 조항(바이아웃)을 과감히 발동했다. 유럽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뮌헨은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세 번째에 해당하는 6000만 유로(약 853억 원)를 투자해 김민재를 데려왔다. 핵심 수비수 등번호인 3까지 부여하며 믿음을 줬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 핵심 수비수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크게 내비쳤다.
아시아 수비수의 뮌헨 이적은 독일 현지에서도 큰 화제였다. 유럽 최고 명장 중 하나로 통하는 토마스 투헬(51) 감독은 훈련장에서 김민재를 크게 반겼다. 김민재는 수줍은 미소와 함께 웃었다. 투헬 감독은 첼시 시절 2020~2021시즌 UCL 우승을 차지한 유럽 최고 명장 중 하나다. 독일 도르트문트와 마인츠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망과 EPL의 첼시 등 빅클럽 경험을 쌓았다.
다만 주전 경쟁은 쉽지 않아 보였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24), 다요 우파메카노(26) 정상급 센터백 세 명의 기용 방안을 분석하기도 했다. 김민재와 더 리흐트 또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때에 따라 스리백으로 모두 나설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괴물 수비수들이 즐비한 뮌헨에서 김민재의 주전 경쟁은 험난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더 리흐트는 10대였던 아약스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아약스 시절 UCL 4강 진출 주역이었다. 에릭 텐 하흐(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애제자로 통한다. 더 리흐트는 지금도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도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와 함께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우파메카노는 만년 월드컵 우승 후보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주전 수비수다.
우려와 달리 김민재는 정상급 수비수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으로 빠지는 도중 김민재는 주전 자리를 꾸준히 지켰다. 김민재는 어깨가 무거워질 법한 상황에서도 상승곡선을 그리며 현지 매체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벤트 차이퉁'은 김민재를 '바이에른의 숨은 영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뮌헨 이적 후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김민재의 소속팀 뮌헨은 18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에서 슈투트가르트를 3-0으로 크게 이겼다. 김민재는 데뷔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로 절묘하게 돌려놨다. 해리 케인은 멀티골을 기록했다.
유독 김민재에게 짠 평가를 내리던 '빌트'도 이번만큼은 김민재의 맹활약을 인정했다. 최고 평점인 1점을 주며 치켜세웠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이날 김민재에 평점 8.6을 주며 호평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는 1골을 비롯해 패스 성공률 93%(39/42), 걷어내기 6회, 차단 6회, 가로채기 6회 등을 기록했다. 김민재는 이후 21일 볼프스부르크전에서도 풀타임을 뛰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가 끝났지만, 김민재에게는 쉴 틈이 없다. 2023 아시안컵을 위해 중동 현지로 이동한 상황이다. 4일에는 현지에서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만나기도 했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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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이 발표한 전반기 베스트 11. /사진=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뮌헨 데뷔골을 넣고 포효하는 김민재.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 6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전반기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김민재는 알렉스 그리말도와 제레미 프림퐁(이상 바이어04레버쿠젠), 마츠 후멜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함께 포백에 이름을 올렸다.
사무국은 베스트 11 한 자리를 차지한 김민재에 대해 "그는 지난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시즌 최고의 수비수로 지명됐다. 독일에 온 뒤에는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는 등 빠르게 적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민재는 90분당 터치 1위(113회), 패스 개수 2위(1402회) 등을 기록했다. '괴물'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합류하기 전 2023 올해의 한국 축구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뮌헨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었다. 뮌헨은 15경기 12승 2무 1패를 거두며 승점 38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레버쿠젠(16경기 42점)과 4점 차이다. 후반기 성적에 따라 우승권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뮌헨 선수 3명을 베스트 11에 올렸다. 김민재와 함께 2023~2024시즌 전 뮌헨 유니폼을 입은 해리 케인(31)도 선정됐다. 케인은 뮌헨 이적 후 15경기에서 21골 5도움을 몰아쳤다. 득점과 공격 포인트 단독 선두다. 도움 부문에서는 공동 9위에 올라있다. 케인에 대해 사무국은 "독일 땅에 발을 디딘 이후로 온갖 기록을 깨고 있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15경기 만에 21골을 기록한 첫 번째 선수다. 골 기댓값(14.9)에 비해 더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유럽 골든 부츠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최고의 선수다"라고 평했다.
김민재의 팀 동료 르로이 사네(27)도 치켜세웠다. 사무국은 "사네는 분데스리가 전반기가 끝나던 시점 올 시즌 유럽 5대 리그에서 8골과 8도움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였다. 기회 창출 1위(45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15경기에서 8골을 넣은 건 사네 개인의 최고 기록이다. 케인과 호흡이 돋보였다"라고 전했다.
해리 케인(오른쪽)과 김민재.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김민재는 지난 5일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가 선정한 월드 팀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김민재는 알폰소 데이비스(뮌헨),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스리백에 올랐다.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했다. 특히 2022~2023시즌 트레블((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달성한 맨시티 선수들이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전 맨시티 주장인 일카이 귄도안(FC바르셀로나)을 비롯해 케빈 더 브라위너와 디아스, 로드리와 골키퍼 에데르송,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이 베스트 11에 올랐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김민재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미드필더에 포함됐다. 이강인의 팀 동료이자 프랑스 국가대표팀 주축 스트라이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망)는 공격수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인 주드 벨링엄(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영광을 누렸다.
IFFHS는 통계를 기반으로 베스트 11을 선정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최근 김민재는 독일 매체의 까다로운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 선정 베스트 11은 팬들의 투표로 이뤄졌다. 팬들과 통계만큼은 김민재의 활약을 확실히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IFFHS의 선정 기준은 2023년 활약상이었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을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보냈다. 지난해 김민재는 이탈리아 무대를 정복했다. 김민재는 나폴리의 주축 중앙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유독 수비수에게 까다로운 평을 내리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인정받은 괴물 수비수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철벽'이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김민재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 /AFPBBNews=뉴스1 |
나폴리 이적 당시 상당한 부담감을 지녔을 만한 김민재다.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 나폴리 단장은 김민재 영입 당시 "칼리두 쿨리발리(현 알 힐랄)의 대체자로 김민재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인터뷰를 통해 김민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괴물 수비수는 부담감을 오히려 즐기는 듯했다. 입단 인터뷰 당시 당차고도 확신에 찬 말로 나폴리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김민재는 "나는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아니다. 그저 나폴리에 최선을 다할 수비수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싶을 뿐"이라고 답했다.
김민재의 인터뷰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이어 "나폴리에 합류해서 기쁘다. 나폴리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오지 않았나.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해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세계적으로 축구 열기가 뜨겁다고 정평이 난 이탈리아 팬들에게 진한 첫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이었다. 주로 왼쪽 센터백으로 출전한 김민재는 나폴리의 최후방을 책임졌다. 강한 피지컬은 빅리그에서도 통했다.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 시절보다 한 단계 성장한 듯했다. 뛰어난 수비력과 유려한 발기술까지 더해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종종 뿌리는 위협적인 롱패스와 과감한 돌파는 나폴리의 새로운 무기가 됐다. 스팔레티 감독도 연일 김민재를 극찬하며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공식 사무국 2023~2024시즌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를 선정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도 해당 기록을 재조명했다. 발롱도르에서도 김민재는 22위로 올라서며 인정받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11위에 이어 한국인 발롱도르 역대 순위 2위가 됐다. 축구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에서 이룬 쾌거다.
이탈리아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나폴리에는 김민재 얼굴이 새겨진 벽화를 찾아볼 수 있다. 기록으로도 증명했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35경기에서 2득점을 올리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였다. 스팔레티 감독은 김민재를 베스트 11에 꾸준히 넣었다. 김민재는 팀의 우승이 확정된 이후에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나폴리는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를 드는 역사를 썼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
유럽 대항전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민재는 UCL 매 경기 선발로 나서 나폴리의 16강 진출 일등공신이 됐다. EPL 강호 리버풀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정상급 공격수인 모하메드 살라(32)와 루이스 디아스(27)를 상대로도 속도 싸움에 밀리지 않으며 나폴리의 첫 맞대결 승리를 이끌었다. 살라가 김민재의 몸싸움에 질린 듯 실소를 짓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민재의 꾸준한 활약은 유럽의 시선을 확 바꿨다. 전임자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아닌, 오히려 뛰어넘은 선수라고 극찬하기에 이르렀다. 하위 리그에서 온 선수를 향한 눈초리를 찬사로 만들었다.
연일 주가를 올리던 김민재는 또 다른 도전을 택했다. 2023~2024시즌에 앞서 이적설에 휩싸였다.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시티,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망행 등 여러 빅클럽이 후보로 거론됐다.
무수한 이적설의 끝은 독일행이었다. '빌트'는 김민재의 뮌헨행을 전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뒤 뮌헨으로 간다. 뮌헨은 방출 조항을 이용해 김민재를 영입한다"라며 "뮌헨 의료진이 한국으로 온다. 김민재는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친다"라고 이적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유럽축구 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도 전한 얘기였다.
실제로 김민재는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쳤다. 뮌헨은 영입 확정 뒤 공식 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민재는 군사 훈련을 위해 한국에 있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김민재의 이적은 군사 훈련과 뮌헨행까지 빠르고 비밀스럽게 진행됐다.
나폴리를 떠난 뒤에도 김민재를 향한 찬사는 계속됐다. 지난달에는 이탈리아축구선수협회(AIC) 시상식에서 스팔레티 감독이 김민재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김민재는 이탈리아어를 잘 하지 못했다. '네, 아니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그리고 그는 나폴리를 떠났다. 말투가 인상적인 멋진 선수였다"라고 회상했다.
심지어 AIC는 김민재를 베스트 11에 올리며 조명하기도 했다. AIC에서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나폴리는 최다 수상자를 배출했다. 스팔레티 전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고, 최우수 선수상은 득점왕 빅터 오시멘에게 돌아갔다. 이밖에도 김민재, 지오바니 디 로렌초, 스타니슬라브 로보트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최고의 팀에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다만 나폴리는 김민재가 떠난 뒤 크게 휘청이고 있다. 오시멘과 크바라츠헬리아 등 주축 선수들이 남았지만, 성적은 곤두박질을 쳤다. 감독은 시즌 도중 경질됐다. 2022~2023시즌 독주 체제를 이어갔던 나폴리는 어느새 세리에A 8위까지 떨어졌다.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최고 수비수로 통한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뒤 도전을 택했다. 독일 거함 뮌헨은 김민재의 방출 조항(바이아웃)을 과감히 발동했다. 유럽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뮌헨은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세 번째에 해당하는 6000만 유로(약 853억 원)를 투자해 김민재를 데려왔다. 핵심 수비수 등번호인 3까지 부여하며 믿음을 줬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 핵심 수비수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크게 내비쳤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
다만 주전 경쟁은 쉽지 않아 보였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24), 다요 우파메카노(26) 정상급 센터백 세 명의 기용 방안을 분석하기도 했다. 김민재와 더 리흐트 또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때에 따라 스리백으로 모두 나설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괴물 수비수들이 즐비한 뮌헨에서 김민재의 주전 경쟁은 험난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더 리흐트는 10대였던 아약스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아약스 시절 UCL 4강 진출 주역이었다. 에릭 텐 하흐(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애제자로 통한다. 더 리흐트는 지금도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도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와 함께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우파메카노는 만년 월드컵 우승 후보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주전 수비수다.
우려와 달리 김민재는 정상급 수비수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으로 빠지는 도중 김민재는 주전 자리를 꾸준히 지켰다. 김민재는 어깨가 무거워질 법한 상황에서도 상승곡선을 그리며 현지 매체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벤트 차이퉁'은 김민재를 '바이에른의 숨은 영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뮌헨 이적 후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김민재의 소속팀 뮌헨은 18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에서 슈투트가르트를 3-0으로 크게 이겼다. 김민재는 데뷔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로 절묘하게 돌려놨다. 해리 케인은 멀티골을 기록했다.
라커룸으로 향하는 김민재(왼쪽). /사진=김민재 SNS |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가 끝났지만, 김민재에게는 쉴 틈이 없다. 2023 아시안컵을 위해 중동 현지로 이동한 상황이다. 4일에는 현지에서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만나기도 했다.
나폴리 팬들 앞에서 포효하는 김민재. /사진=나폴리 SNS |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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