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성기가 오는 중'' 다이어, 진짜 증명하나...충격 바이에른 뮌헨행→''CB 스페셜리스트''
입력 : 2024.01.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고성환 기자] 에릭 다이어(30)가 진짜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까. 그가 바이에른 뮌헨 깜짝 이적을 완료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2024년 6월 30일까지 토트넘 홋스퍼의 다이어와 계약을 체결했다. 1년 연장 옵션도 포함됐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인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등번호 15번을 달고 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다이어는 지난 2014년 스포르팅 CP를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지난 10년간 토트넘에서만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우측 풀백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며 공식전 363경기에 출전했다. 

다이어는 토트넘 초기엔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지만, 갈수록 중앙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부터 지난 시즌까지도 주전으로 뛰었고,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한때는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어는 탈장과 바이러스 감염 이후 부진에 빠졌고, 느린 발과 잦은 실수, 부족한 판단력, 불안한 빌드업으로 수비진의 폭탄이 돼버렸다. 결국 이번 시즌부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완전히 밀려나 벤치만 지키는 날이 많았다.

이번 이적이 더욱 충격적인 이유다. 다이어는 토트넘에서도 후보의 후보로 밀려난 만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제패를 꿈꾸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향할 거라곤 상상하기 어려웠다.

다이어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됐다. 토마스 투헬 감독과 보드진은 그의 낮은 이적료와 중앙 수비, 수비형 미드필더, 우측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은 센터백 보강이 시급하다.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 리흐트 3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민재마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우기 때문.

게다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도 없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주앙 팔리냐(풀럼)의 오피셜 사진까지 찍고도 막판에 영입이 불발됐다. 요주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있긴 하지만, 수비진 보호 측면에선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그를 수비와 중원에 기용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바이에른 뮌헨에서 다시 만나게 된 에릭 다이어와 해리 케인 / 라이브 스코어.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바이에른 뮌헨 스포츠 디렉터는 "다이어를 영입하게 되어 기쁘다. 그는 이번 이적시장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그는 우리 수비진에서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다이어의 스포츠적 능력과 국제 무대 경험은 경기장과 라커룸 모두에서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다이어도 "이번 이적으로 꿈이 이뤄졌다. 왜냐면 누구든 어린 시절 언젠가 바이에른 뮌헨 같은 팀에서 뛰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바이에른 뮌헨은 전 세계를 통틀어 정말 거대한 클럽 중 하나이며 믿을 수 없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라고 기뻐했다.

이어 그는 "나의 수비적인 다재다능함으로 팀을 돕고 싶다. 내 눈에는 세계에서 정말 아름다운 경기장 중 하나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팬분들, 새로운 동료들과 만나길 기다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이어는 해리 케인과 재회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케인이 이번 이적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어는 "케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뒤로 겪은 경험과 그가 얼마나 바이에른 뮌헨 생활을 즐겼는지 얘기했다. 다시 그와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제 남은 건 증명뿐이다. 의문 부호를 지우려면 다이어가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특히 김민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운 만큼, 그에게도 기회가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만약 다이어가 투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토트넘 잔류를 선언하면서 "토트넘에 있을 것이다. 난 29살이다. 앞으로 최고의 시절이 올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믿는 수준이 아니라 알고 있다. 내 좋은 친구인 얀 베르통언과 무사 뎀벨레는 30대 초반에 전성기를 보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후 다이어는 패기 넘치는 선언과 달리 풀백 벤 데이비스와 에메르송 로얄과 경쟁에서도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잡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메가 클럽인 만큼, 그가 장담했던 전성기를 맞을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

일단 투헬 감독은 다이어를 센터백으로 기용할 계획이다. 그는 "다이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6번(수비형 미드필더)으로도 뛰었지만, 긴 시간은 아니었다. 그는 센터백 스페셜리스트"라며 우리는 그를 센터백 자리에서 활용할 것이다. 그는 오른쪽이나 왼쪽 센터백, 그리고 스리백 전술에서 뛸 수 있다"라고 밝혔다.

/finekosh@osen.co.kr

[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바이에른 뮌헨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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