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 이런 경기력이면...'' 승리에도 배고픈 아본단자, 레이나 활약엔 '활짝' [인천 현장]
입력 : 2024.01.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12일 한국도로공사전을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진=KOVO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12일 한국도로공사전을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진=KOVO
"이렇게 경기하면 드릴 말씀이 없다."

소중한 승점 3을 따냈고 선두 수원 현대건설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럼에도 마르첼로 아본단자(54) 인천 흥국생명 감독은 100% 만족하지 못했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부진에 근심이 깊었다.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1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7, 25-23, 25-13, 25-21)로 이겼다.

지난달 31일 현대건설에 셧아웃패하며 암울하게 한 해를 마무리했지만 이후 2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이날까지 승리하며 18승 5패, 승점 50으로 현대건설(승점 52)를 바짝 쫓았다.

듀스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줬지만 김연경(28점)과 아시아쿼터 레이나 도코쿠(20점·등록명 레이나) 쌍포의 활약 속 승리를 거뒀다. 범실에서도 15-25로 더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공격을 시도하는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옐레나(왼쪽). /사진=KOVO
공격을 시도하는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옐레나(왼쪽). /사진=KOVO
경기 후 만난 아본단자 감독은 다시 한 번 경기 초반 헤맸던 이유에 대해 "이전과 마찬가지로 집중 못하다가 2,3점 차로 진 뒤 2세트를 어렵게 따냈고 3세트는 쉽게 챙겼다. 그리고 4세트를 가져오면 승리했다"며 "아쉬운 부분은 잡아나가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2021~2022시즌을 대전 KGC인삼공사(정관장)에서 뛴 옐레나는 지난 시즌 흥국생명의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맹활약을 펼쳤다. 김연경과 쌍포를 이룬 그는 전체 득점(821점) 3위, 공격 종합에서 42.79%로 4위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도로공사에 2승 뒤 리버스 스윕을 당했지만 시즌 내내 고공행진을 달릴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였다.

올 시즌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전체 득점에서 7위(489점), 공격 종합(40.05%)로 10위로 여전히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많이 달라진 걸 알 수 있다. 특히 최근 부진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날은 유독 심했다. 공격 성공률은 20%에 불과했고 단 8점에 그쳤다.

아본단자 감독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경기하면 드릴 말씀이 없다. 외국인 선수가 마이너스 경기력을 펼치면 안 된다"며 "아포짓 스파이커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흥국생명의 승리를 이끈 레이나 도코쿠(등록명 레이나)의 활약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승리를 이끈 건 단연 김연경이었지만 레이나는 30.14%의 팀 공격을 책임지며 공격 성공률 38.64%로 20점을 올렸다. 이는 올 시즌 V리그 데뷔 후 레이나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블로킹 2득점과 서브 에이스도 하나 기록했다.

강력한 스파이크를 시도하는 흥국생명 레이나(왼쪽). /사진=KOVO
강력한 스파이크를 시도하는 흥국생명 레이나(왼쪽). /사진=KOVO
아본단자 감독은 "레이나가 잘해줬다. 경기 중에 삐걱대기도 했지만 4세트 블로킹이나 득점 면에서 잘했다"며 "확실히 팀이 업그레이드 되는 부분이 있다"고 칭찬했다.

레이나 본인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활약이었다. 경기 후 만난 레이나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며 "항상 내 경기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아 최다득점이란 소리에 실감이 안 났다"고 말했다.

옐레나의 부진 속 어깨가 무거워진 김연경에게도 레이나의 활약은 반가웠다. 김연경은 "잘하고 있다. 조금 더 레이나가 더 책임감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 인터뷰에서도 그렇듯이 소극적"이라며 "자기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좀 더 책임감 갖고 중요한 선수라는 걸 알고 앞으로도 잘 해줬으면 좋겠다 공격력이 좋고 블로킹이 높아서 거기서 도움이 되는 게 많다. 약간 기복이 있지만 조금 더 꾸준해진다면 경기가 많이 남아 있고 미들블로커를 했다가 아웃사이드 히터로 옮긴지 4,5경기이기에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레이나는 "리시브에서 범실이 좀 나왔다. 세터 (이)원정이에게 부담을 주기도 했던 것 같다"며 "팀을 위해서 공격이든 수비든 죽을 힘을 다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레이나(왼쪽에서 3번째)가 공격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KOVO
레이나(왼쪽에서 3번째)가 공격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KOVO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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