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알와크라(카타르)=이원희 기자]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AFPBBNews=뉴스1

이강인의 프리킥 골 장면. /사진=뉴스1 제공

클린스만호가 충격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마지막을 지켜내지 못해 동점골을 내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3으로 비겼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였지만 웃을 수 없었다. 한국은 1-2로 지고 있다가 후반 막판 이강인, 손흥민이 폭풍 골을 몰아쳤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3-2로 앞섰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105분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3위, 말레이시아는 130위다. 객관적인 전력, 이름값에서 모두 한국이 유리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대였다. 하지만 클린스만호는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모두의 주목을 받았던 16강 한일전은 열리지 않게 됐다. 대신 한국은 F조 1위가 유력한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이로써 클린스만호는 조 2위(1승2무·승점 7)로 16강에 진출했다. 같은 바레인-요르단 경기는 바레인이 1-0으로 이겼다. 따라서 바레인(2승1패·승점 6)이 조 1위가 됐다. 한국이 2위, 요르단(1승1무1패·승점 4)이 3위를 가져갔다. 이 세 팀은 모두 16강에 진출한다. 이번 대회는 조 3위 6개 팀 중 성적이 좋은 4팀이 16강 티켓을 얻는다. 최하위(4위) 말레이시아는 1무2패(승점 1)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마지막 경기에서 강호 한국과 비겨 자존심을 지켰다.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총력전을 예고했다. 주전 선수들을 대거 내보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조규성(미트윌란)이 변함없이 원톱을 맡았고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중원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가 맡았다. 포백은 왼쪽부터 설영우(울산HD),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울산HD), 김태환(전북현대), 골키퍼는 조현우(울산HD)였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는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대런 룩(페탈링 자야 시티), 파이살 압둘 할림(슬랭고르), 아리프 아이만(조호르 다룰) 스리톱을 경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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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1위를 위해선 다득점이 필요한 한국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조규성이 최전방에 배치됐지만, 뒤에 있던 손흥민도 과감하게 침투를 시도했다. 전반 15분 손흥민이 좋은 찬스를 잡았다. 상대 수비를 달고서도 폭풍 같은 드리블을 이어간 뒤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말레이시아 골키퍼 아마드 하즈미(조호르 다룰)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하지만 한국은 선제골을 얻어냈다. 주인공은 정우영(슈투트가르트)였다. 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펄쩍 뛰어올라 강력한 헤더 슈팅을 날렸다. 이번에도 하즈미 골키퍼가 막아냈다. 슈퍼세이브에 막힌 듯 했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정우영의 골이 인정됐다. 한국이 1-0으로 앞섰다.

이후에도 한국은 공격을 이어나갔다. 손흥민이 몇 차례 찬스를 잡았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전반 38분 손흥민은 왼쪽 측면을 뚫어냈지만, 뒤늦게 들어온 상대 수비에게 막혔다. 전반은 1-0, 한국의 리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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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후반 경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갔다. 말레이시아가 강하게 밀어붙였다. 한국 수비진이 당황했다. 결국 후반 6분 클린스만호는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 진영에서 미드필더 황인범이 볼을 빼앗긴 것이 화근이었다. 말레이시아는 더 많은 공격 숫자를 가지고 공격을 진행했다. 할림이 한국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현우(울산HD)를 속이고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불운은 계속됐다. 후반 25분 측면 수비수 설영우(울산HD)가 공을 걷어내려다가 말레이시아 공격수의 발을 건드렸다.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아리프 아이만(조호르)이 참착하게 차 넣었다. 이로써 1-2가 됐다.

한국은 벼랑 끝에 몰렸다. 승리를 위해 아직 컨디션이 100%가 아닌 황희찬(울버햄튼), 김진수(전북현대)까지 투입했다. 황희찬은 엉덩이 부상, 김진수는 햄스트링을 다쳐 앞선 2경기에서 뛰지 못했다. 공격수 오현규(셀틱)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국에 기적이 일어났다. 이강인이 프리킥으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이강인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한 차례 때리고 골키퍼 손에 맞고 들어갔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손흥민이 페널티킥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마지막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 선수들도 고개를 숙였다.




알와크라(카타르)=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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