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기장=양정웅 기자]
20년 가까운 프로 지도자 생활을 잠시 내려놓은 류지현(53)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유소년 선수들을 위해 직접 지도에 나섰다.
류 위원은 4일 부산 기장군 기장-KBO 야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24 KBO 넥스트 레벨(Next-Level) 제2차 트레이닝 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프로에서는 하루하루 승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고개를 돌릴 여유가 없었다. 이제 현장을 벗어나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기술 습득이 빠르고 훈련 효과가 높은 유소년 시기 유망주들의 기량 향상을 목표로 지난 2022년부터 넥스트 레벨 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캠프는 장종훈 감독 지휘 하에 류 위원과 강성우 배터리코치, 김용달 타격코치, 윤학길, 차명주 투수코치, 장원진 외야 수비코치 등 KBO 리그 레전드 출신으로 구성된 KBO 재능기부위원 7명이 코칭스태프로 참가해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
장종훈 감독과 차명주 코치를 제외하면 지난해와 코치진 구성이 완전히 바뀐 가운데 류 위원도 이번에 처음으로 합류하게 됐다. 그는 내야 수비코치를 맡아 어린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전수하고 있다. 1차 캠프는 한국리틀야구연맹이 선발한 리틀야구 우수선수 40명, 2차 캠프는 12세 이하(U-12) 우수 선수 3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류 위원은 2004년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이듬해 LG 코치로 부임한 후 2022시즌 종료 후 LG 사령탑에서 물러날 때까지 18년 동안 프로 지도자로만 활약했다. 그랬던 그가 아마추어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류 위원은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직접 글러브를 끼고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들에게 플레이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여 지도를 이어갔다.
"그동안 프로에만 있었기 때문에 아마추어, 학생야구에 눈을 돌리기 쉽지 않았다"며 고개를 끄덕인 류 위원은 "지난해부터 방송 일(해설위원)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강릉영동대, 휘문중(서울), 야로중(경남 합천) 등 아마추어 야구팀들을 방문해 지도에 나섰고, 넥스트 레벨 캠프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어떻게 보면 프로야구의 시작점 아닌가. 레전드들이 도움을 준다고 한다면 선수들의 기본기가 탄탄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위원이 강조하는 건 아마추어다운 '기본기'였다. 그는 "선수들이 프로야구를 접하다 보니까 화려한 것을 하려는 부분이 있다"면서 "그런 것보다는 기본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스럽게도 선수들의 배우려는 자세를 눈빛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어린 선수들은 재밌는 것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수비보다는 흥미가 있는 타격 쪽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류 위원은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수비가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생각이 빠른 친구들은 그런 걸 인지할 것이고, 아니더라도 그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고 밝혔다.
류 위원의 프로 지도자 시절 제자 중에서도 수비 툴의 발전을 이룬 후 리그 정상급 선수로 오른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지난해 LG 우승의 주역이었던 유격수 오지환(34)이었다. 그는 데뷔 초반 타고난 손목 힘을 바탕으로 타격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나, 수비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류 위원의 지도 속에 일취월장한 오지환은 공수겸장 유격수로 발전하면서 지난해 신설된 KBO 수비상의 유격수 부문 초대 수상자가 됐다.
류 위원은 "오지환은 과거에도 공격력은 좋았다. 하지만 이전에는 그냥 내야수라는 평가가 있었다"면서 "이제는 유격수다운 선수가 됐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격수가 됐다. 그러면서 오지환의 가치가 더 올라갔다"고 말했다.
본인도 선수 시절 수비의 달인이었다. '꾀돌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류 위원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종범 전 LG 코치와 함께 국가대표팀에서 키스톤 콤비를 이뤘고, 프로에서도 두 차례 골든글러브(1998, 1999년)를 수상하는 등 안정적이면서도 뛰어난 수비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경험이 바탕이 돼 어린 선수들에게도 수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훈련 프로그램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까지는 없었던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얼리워크(early work) 훈련 등이 그것이다. 류 위원은 "어린 친구들에게는 재미도 있어야 한다. 훈련의 기본은 지키면서도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 의견을 냈다"며 "같은 기간 안에 조금 더 어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를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 위원을 비롯한 레전드 출신 코칭스태프들은 풀뿌리 야구 발전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지도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며 "현장에 있지는 않지만 뒤에서 할 일들이 다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서 다들 희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장=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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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4일 부산 기장군 기장-KBO 야구센터 리틀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류 위원은 4일 부산 기장군 기장-KBO 야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24 KBO 넥스트 레벨(Next-Level) 제2차 트레이닝 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프로에서는 하루하루 승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고개를 돌릴 여유가 없었다. 이제 현장을 벗어나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기술 습득이 빠르고 훈련 효과가 높은 유소년 시기 유망주들의 기량 향상을 목표로 지난 2022년부터 넥스트 레벨 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캠프는 장종훈 감독 지휘 하에 류 위원과 강성우 배터리코치, 김용달 타격코치, 윤학길, 차명주 투수코치, 장원진 외야 수비코치 등 KBO 리그 레전드 출신으로 구성된 KBO 재능기부위원 7명이 코칭스태프로 참가해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
장종훈 감독과 차명주 코치를 제외하면 지난해와 코치진 구성이 완전히 바뀐 가운데 류 위원도 이번에 처음으로 합류하게 됐다. 그는 내야 수비코치를 맡아 어린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전수하고 있다. 1차 캠프는 한국리틀야구연맹이 선발한 리틀야구 우수선수 40명, 2차 캠프는 12세 이하(U-12) 우수 선수 3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류지현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4일 부산 기장군 기장-KBO 야구센터 리틀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 넥스트-레벨 트레이닝 캠프에서 글러브를 끼고 직접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그동안 프로에만 있었기 때문에 아마추어, 학생야구에 눈을 돌리기 쉽지 않았다"며 고개를 끄덕인 류 위원은 "지난해부터 방송 일(해설위원)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강릉영동대, 휘문중(서울), 야로중(경남 합천) 등 아마추어 야구팀들을 방문해 지도에 나섰고, 넥스트 레벨 캠프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어떻게 보면 프로야구의 시작점 아닌가. 레전드들이 도움을 준다고 한다면 선수들의 기본기가 탄탄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APBC 대표팀에서 펑고를 치고 있는 류지현 코치. |
어린 선수들은 재밌는 것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수비보다는 흥미가 있는 타격 쪽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류 위원은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수비가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생각이 빠른 친구들은 그런 걸 인지할 것이고, 아니더라도 그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고 밝혔다.
류 위원의 프로 지도자 시절 제자 중에서도 수비 툴의 발전을 이룬 후 리그 정상급 선수로 오른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지난해 LG 우승의 주역이었던 유격수 오지환(34)이었다. 그는 데뷔 초반 타고난 손목 힘을 바탕으로 타격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나, 수비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류 위원의 지도 속에 일취월장한 오지환은 공수겸장 유격수로 발전하면서 지난해 신설된 KBO 수비상의 유격수 부문 초대 수상자가 됐다.
LG 트윈스 감독 시절의 류지현 해설위원(왼쪽)과 오지환. |
본인도 선수 시절 수비의 달인이었다. '꾀돌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류 위원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종범 전 LG 코치와 함께 국가대표팀에서 키스톤 콤비를 이뤘고, 프로에서도 두 차례 골든글러브(1998, 1999년)를 수상하는 등 안정적이면서도 뛰어난 수비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경험이 바탕이 돼 어린 선수들에게도 수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훈련 프로그램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까지는 없었던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얼리워크(early work) 훈련 등이 그것이다. 류 위원은 "어린 친구들에게는 재미도 있어야 한다. 훈련의 기본은 지키면서도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 의견을 냈다"며 "같은 기간 안에 조금 더 어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를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 위원을 비롯한 레전드 출신 코칭스태프들은 풀뿌리 야구 발전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지도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며 "현장에 있지는 않지만 뒤에서 할 일들이 다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서 다들 희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 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 코칭스태프로 참석한 지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명주 투수코치, 강성우 배터리코치, 류지현 내야수비코치, 장종훈 감독, 김용달 타격코치, 장원진 외야수비코치, 윤학길 투수코치. /사진=양정웅 기자 |
기장=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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