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장종훈 ''노시환 이제 40홈런 가능, 한동희도 더 커줘야...'' 애정표현, 우타거포 후계자 예의주시
입력 : 2024.02.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기장=양정웅 기자]
장종훈 감독이 4일 부산 기장군 기장-KBO 야구센터에서 열린 2024 KBO 넥스트 레벨(Next-Level) 제2차 트레이닝 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장종훈 감독이 4일 부산 기장군 기장-KBO 야구센터에서 열린 2024 KBO 넥스트 레벨(Next-Level) 제2차 트레이닝 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KBO 리그 역대 최고의 우타 거포 중 한 명인 장종훈(56) 전 한화 이글스 코치가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장종훈 감독은 4일 부산 기장군 기장-KBO 야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24 KBO 넥스트 레벨(Next-Level) 제2차 트레이닝 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노시환(24·한화 이글스)과 한동희(25·롯데 자이언츠)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 감독은 자신과 같은 우타 거포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1987년 빙그레에서 1군 데뷔한 그는 2005년 은퇴할 때까지 19시즌 동안 통산 1952경기에 출전, 타율 0.281(6292타수 1771안타) 340홈런 1145타점 1043득점 OPS 0.881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홈런왕 3연패(1990~1992년)를 이루는 등 거포로 이름을 날린 그는 2020년 최정(SSG)이 기록을 깰 때까지 우타자 통산 홈런 1위를 15년 동안이나 지켰다.

한동안 젊은 우타 거포 자원 부족에 시달렸던 KBO 리그는 최근 몇년새 많은 유망주들이 등장하며 희망을 갖게 했다. 특히 장 감독의 한화 거포 계보를 잇는 노시환의 경우 지난해 31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두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동안 잠재력을 보여줬던 그는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나게 됐다.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중심타선에 배치돼 국가대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한화 노시환(오른쪽)이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한화 노시환(오른쪽)이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신인 시절 코치로서 노시환을 지켜봤던 장 감독은 "시환이는 업다운만 줄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월간 성적을 보면 홈런은 꾸준히 생산했지만 타율에서는 등락이 있었다. 5월 0.244였던 타율이 6월에 곧바로 0.369로 반등했고, 8월에도 0.244로 떨어졌던 적이 있었다. 대표팀 코치로 노시환과 동행했던 장 감독은 "시환이한테 '등락폭만 줄이면 너는 이제 40홈런 이상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노시환의 능력에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장 감독은 노시환에게 '현재에 만족하면 끝난다'는 조언도 했다. 지난해 1억 31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던 그는 올해 167%(2억 1900만 원) 오른 3억 5000만 원으로 점프했다. "책임감을 갖고 하니 몸값이 달라졌다. 이제 시환이는 한 달에 3000만 원씩 통장에 들어온다"고 말한 그는 "여기서 만족하면 끝난다. 야구는 안심하면 안 된다. 좀 됐다 싶으면 나락이다"며 애정어린 충고를 남겼다.

한동희의 타격 모습. /사진=롯데 자이언츠
한동희의 타격 모습. /사진=롯데 자이언츠
또한 장 감독은 자신과 한솥밥은 먹은 적이 없지만, 한동희에 대해서도 애정어린 시선을 보냈다. 그는 "한동희도 더 커야되는데 아쉽다"고 걱정했다. 그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17홈런씩을 터트렸고, 2022년에는 3할 타율(0.307) 고지를 밟으며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타율 0.223 5홈런 32타점 OPS 0.583으로 부진했고, 결국 아시안 게임에서 탈락하며 입대를 앞두게 됐다. 장 감독은 "올해는 (롯데) 코칭스태프가 바뀌고 분위기 쇄신이 됐으니까 잘할 것이다"며 "해줘야 할 친구들이 해줘야 한다"고 했다.

여러 우타자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장 감독은 "아마추어에서도 오른손 타자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선수들도 감독들의 욕심으로 좌타자가 된 선수들이 많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방망이를 잘 휘둘러야 성장 가능성이 보인다"고 주장한 그는 "어릴 때부터 그냥 갖다 맞히는 방식은 한계점이 분명하다"며 "그런 면은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2024 KBO 넥스트 레벨(Next-Level) 제2차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선수와 코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2024 KBO 넥스트 레벨(Next-Level) 제2차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선수와 코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기술 습득이 빠르고 훈련 효과가 높은 유소년 시기 유망주들의 기량 향상을 목표로 지난 2022년부터 넥스트 레벨 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캠프에서 장 전 코치는 감독직을 맡아 강성우 배터리코치, 김용달 타격코치, 윤학길, 차명주 투수코치, 장원진 외야수비코치, 류지현 내야수비코치 등과 함께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 1차 캠프는 한국리틀야구연맹이 선발한 리틀야구 우수선수 40명, 2차 캠프는 12세 이하(U-12) 우수 선수 3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장 감독은 차 코치와 함께 3번의 넥스트 레벨 캠프에 모두 참여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특히 장 감독은 영상 촬영 등 프로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을 통해 선수들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영상 촬영 후 각 파트별 코치님들이 이를 가지고 선수들에게 공유하는 부분이 아마 신천지일 거다"며 "이 친구들이 프로에 가면 지금 생각이 많이 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비슷한 나이대의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훈련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했다. 장 감독은 "그동안 자기 팀에만 있었는데, 이제 전국에서 다 온다. 그러면서 자기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며 "학교에서는 좀 한다고 했는데 여기 와서 '이게 아닌데' 생각할 수 있고, 그러면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24 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 코칭스태프로 참석한 지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명주 투수코치, 강성우 배터리코치, 류지현 내야수비코치, 장종훈 감독, 김용달 타격코치, 장원진 외야수비코치, 윤학길 투수코치. /사진=양정웅 기자
2024 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 코칭스태프로 참석한 지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명주 투수코치, 강성우 배터리코치, 류지현 내야수비코치, 장종훈 감독, 김용달 타격코치, 장원진 외야수비코치, 윤학길 투수코치. /사진=양정웅 기자
장 감독을 비롯해 코치들도 배우는 점이 있다. 그는 "그동안 프로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하다가 여기에 오면 이해도가 떨어지고 해서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거기서도 배울 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새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한 마디라도 더 해주고 가급적 칭찬도 많이 해준다. 칭찬만큼 좋은 게 없다"고 했다. 유소년 선수들의 밝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그는 "내가 어릴 땐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어 눈치 보가 바빴다. 지금은 그런 면에서는 아이들이 참 좋아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장 감독은 지도자의 자격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요즘은 지도자를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 (코치 아카데미 등) 자격증도 있어야 한다"며 "특히 인성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감독은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못된 지도자들이 있다. 우리 지도자들이 각성하고 신경써야하고 개선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 감독은 선수들의 인성도 중요시 생각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해준다. 야구 실력보다도 인성이 중요하다고 얘기해준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요즘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프로를 가지 않더라도 정말 조심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 감독은 지난해에도 "야구선수 이전에 직업이라는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요즘엔 야구만 잘하면 100억 원을 벌 수 있는데 왜 본인들이 스스로 이걸 차버리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낸 바 있다.



기장=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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