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도그데이즈'・'소풍', 제발 200만 넘길…대작 없는 설 연휴 [Oh!쎈 이슈]
입력 : 2024.02.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보라 기자] 명절 연휴에는 코믹, 사극이 잘 통한다는 정설이 있지만 올해는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 장르의 영화가 설 극장 라인업을 꾸렸다. ‘도그데이즈’와 ‘소풍’, ‘검은 소년’ 등인데 여기에 범죄 스릴러 ‘데드맨’도 가세했다.

일반 관객들이 생각하는 제작비 큰 규모의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없고, 더욱이 코믹과 시대극을 다룬 영화도 없다. 1년 중 성수기로 꼽히는 설 명절에 비교적 적은 예산이 들어간 한국영화들이 줄지어 나왔다. 200억 이상이 투입된 한국영화가 올 설 연휴에 개봉되지 않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지난해 명절 개봉한 영화들이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성적이 좋지 않았던 영향이다.

물론 드라마 장르는 액션, 사극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들면서 관객을 부담없이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소한의 리스크로 최대의 관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경제적인 장르인 것.

OTT로 인해 극장과 안방,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무너지는 등 관람 방식이 다양해졌기에 관객들이 올해 설 라인업 영화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제공배급 CJ ENM, 제작 CJ ENM, 공동제작 CJ ENM STUDIOS·JK FILM·자이온 이엔티㈜)는 성공한 건축가(윤여정 분)와 MZ 라이더(탕준상 분),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김윤진-정성화 분)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스토리를 그리며 손익분기점은 약 200만 명이다.

반려견 덕분에 한층 더 성장한 인격을 갖추게 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웃음과 함께 눈물을 안긴다.

김영옥, 나문희, 박근형 등 대배우들이 만난 ‘소풍’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사회의 노인 문제를 짚으며,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풍’(감독 김용균,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에스크로드·(주)로케트필름,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로케트필름·㈜콘텐츠파크엔터테인먼트·청년필름㈜·㈜에스크로드)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나문희-김영옥)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80대인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이 각각 맡은 캐릭터들의 사연은 현실 노인과 결부돼 공감대를 형성한다. 손익분기점은 ‘도그데이즈’와 ‘데드맨’보다 낮은 25만 명이다.

‘데드맨’(감독 하준원, 제공 콘텐츠웨이브㈜, 제작 ㈜팔레트픽처스·㈜사람엔터테인먼트, 배급 플러스엠)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조진웅 분)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로 손익분기점은 약 180만 명.

자신의 이름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뜨거운 고군분투가 흥미를 자극한다. 날 것의 감정을 표현한 조진웅, 비주얼부터 말투가지 바꾼 김희애의 조합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작지만 의미 있는 영화들이 준비돼 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올해 첫 작품 ‘검은 소년’(감독 서정원, 제공 영화진흥위원회, 배급 (주)트리플픽쳐스, 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은 학교, 집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는 고등학생 훈(안지호 분)이 불안과 혼란으로 가득한 성장통을 겪으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개그우먼이자 배우 정이랑이 주연을 맡은 ‘아네모네’(감독 정하용, 제작 ㈜시네마천국, 배급 ㈜인디스토리)는 행방불명된 1등 당첨 로또를 찾기 위한 로또 임자 용자(정이랑 분)의 필사의 레이스를 재기 넘치게 담은 작품이다. 코믹뿐만 아니라 정극에도 능통한 정이랑을 만날 수 있다.

배우 소지섭이 공동 수입한 ‘플랜 75’(감독 하야카와 치에, 수입배급 찬란) 역시 전세계적으로 대두된 노인 문제를 이야기한다.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국가가 적극 지원하는 정책 플랜 75에 얽히게 된 네 사람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은 SF 드라마다.

물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있다. ‘킹스맨’(2015~2021) 시리즈로 국내에서 사랑받은 매튜 본 감독의 신작 ‘아가일’(수입배급 유니버설 픽쳐스)은 자신의 스파이 소설이 현실이 되자 전세계 스파이들의 표적이 된 작가 엘리(브라이스 하워드)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소설의 다음 챕터를 쓰고, 현실 속 레전드 요원 아가일(헨리 카빌)을 찾아가는 액션 영화. 

예상치 못한 인물들과 스토리 전개가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아가일 캐릭터의 전사를 담은 2편이 제작될 것이라는 계획이다.

한편 ‘영화 스미코구라시-푸른 달밤의 마법의 아이’(감독 오오모리 타카히로, 수입배급 ㈜미디어캐슬), ‘아기상어 극장판: 사이렌 스톤의 비밀’(감독 알란 포맨, 수입 더핑크퐁컴퍼니, 배급 NEW) 등 어린이 관객들을 겨냥한 애니메이션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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