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용인, 서정환 기자] 커리에 빙의된 키아나 스미스(25, 삼성생명)의 폭발적인 3점슛에 우리은행도 깜짝 놀랐다.
용인 삼성생명은 15일 용인체육관에서 개최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71-78로 졌다. 4연승이 좌절된 3위 삼성생명(13승13패)은 5할 승률이 됐다. 2위 우리은행(20승 6패)은 20승 고지를 밟았다.
여자프로농구는 KB스타즈가 이미 26경기(24승 2패)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2,3위 자리도 고정됐다. 마지막 남은 4강 플레이오프 한자리를 두고 하나원큐(9승16패)와 신한은행(7승18패)이 경쟁하고 있다.
어차피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무조건 만나야 하는 사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5승 1패로 우리은행이 압도적으로 앞섰다. 이미 순위는 정해졌지만 두 팀은 플레이오프를 앞둔 전력탐색과 기싸움의 의미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삼성생명이 기댈 수 있는 가장 큰 변수가 있다면 키아나 스미스다. 그는 2022년 12월 26일 아산 우리은행전 왼쪽 무릎 슬개건이 파열된 후 수술을 받았다. 긴 재활을 거친 그는 지난해 12월 9일 우리은행전에서 복귀했다. 서서히 몸을 끌어올린 키아나는 점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은행전에서 키아나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1쿼터 시작과 동시에 삼성생명이 5득점을 혼자 책임졌다. 1쿼터 3점슛 1/2로 몸을 푼 그는 2쿼터 던진 3점슛 3개를 연속으로 모두 적중시켰다.
키아나의 3연속 3점슛이 터지자 우리은행 벤치도 바짝 당황했다. 타이밍이 빠르고 멀리서 던지는 키아나의 슛은 들어가면 막을 방법이 없다. 그는 전반에만 3점슛 4/5 포함 16점을 폭발시켰다.
‘몇 개 들어가고 말겠지’ 방심했던 우리은행도 후반전부터 키아나에게 바짝 수비를 붙였다. 3쿼터 키아나는 탑에서 컷인하는 이주연에게 어시스트를 뿌렸다. 자신에게 몰리는 수비를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한 플레이였다. 이날 키아나는 18점, 3점슛 4/6, 2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후반전 키아나는 2점으로 막혔다. 승부처였던 4쿼터에는 코트를 아예 밟지 못했다. 아직 몸이 80% 수준이라 풀타임을 뛰기는 무리가 있다.
경기 후 만난 키아나는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우리가 오픈 레이업슛을 많이 넣었다. (4쿼터에 뛰지 못한 이유는) 감독님이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하셨다. 플레이오프를 대비해서다. 그게 계획이었다”며 웃었다.
컨디션은 어느 정도일까. 그는 “내 컨디션은 아주 잘 조절하고 있다. 트레이너가 잘 도와주고 있고 통증도 없다. 시즌을 강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생각에 작년과 비슷한 몸 상태고 통증이 없다. 지금은 출전시간을 조절해주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폭발적인 3점슛이 커리 같았다고 칭찬하자 그는 “솔직히 스킬트레이너와 슛연습을 꾸준히 한다. 사실 어제도 트레이너와 드리블과 그 슛을 연습했다. 트레이너가 날 위해 항상 기술을 연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그 슛을 던졌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나는 우리은행도 자신감이 있다. 키아나는 “어느 팀을 만나도 플레이오프에서는 힘들다. 다들 이기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난 흥분된다. 경쟁할 좋은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나도 삼성생명의 비밀무기가 되고 싶다. 하지만 다 팀의 노력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키아나가 플레이오프서 우리은행을 잡을 수 있는 비밀무기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 신호다. 앞으로 그가 4쿼터를 다 뛸 수 있는 체력을 기르면서 폭발력을 유지하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