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전태풍(44)의 인기가 아시아 전체를 접수했다.
아시아 각국의 유소년들이 모여 최강 클럽팀을 가리는 ‘NH농협은행 2024 아시안 유소년 농구 슈퍼컵’이 16일 강원도 홍천군에서 개막했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12개국, 90개팀, 4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홍천군과 홍천군체육회가 주최하고 KXO(한국3x3농구연맹)가 주관을 맡는다.
이번 대회는 한국 유소년 농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다양성 마련을 위해 진행된다. 참가 선수단 규모가 세계적이다. 아울러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한국 유소년 농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이날 개막식을 맞아 특별한 손님이 홍천을 찾았다. 프로농구 선수 은퇴 후 방송인 및 스킬트레이너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하승진과 전태풍이었다. 이들은 시상식 축하공연을 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농구선수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이들은 연예인이나 마찬가지였다. 전태풍과 하승진이 등장하자 행사장에 엄청난 함성이 터졌다.
특히 전태풍은 청소년 선수들과 일대일로 기량을 겨루는 ‘전태풍 도장깨기’ 코너를 진행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전태풍은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제스처로 청소년들에게 ‘프로의 기량’을 한수 가르쳤다.
먼저 세 골을 넣으면 이기는 일대일 승부였다. 전태풍은 첫 번째 인도네시아 선수를 가볍게 제압했다. 두 번째로 일본선수가 도전에 응했다. 전태풍을 상대로 먼저 첫 골을 넣으며 선전했다. 전태풍은 일부러 슛을 주는 등 도발을 서슴지 않았다. 골을 넣으면 ‘너무 작다’는 세리머니로 신경전을 펼쳤다.
결국 전태풍이 두 번째 일본선수까지 꺾고 승자가 됐다. 진지하게 도전에 임하는 선수들에게 ‘봐주기’는 절대 없었다. 어린이 팬들에게 둘러싸인 전태풍은 친절하게 사진까지 찍어주고 행사장을 떠났다.
전태풍은 “어린 선수들과 겨뤄보니 너무 좋다. 전세계 선수들이 모였으니 더 시너지가 난다. 이런 대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유소년 선수들의 기량이 상당하다. 저는 프로출신이라 직접 비교는 못하지만 선수들의 자존심이 느껴졌다. 특히 두 번째 일본선수의 투쟁심이 좋았다. 나에게 지면서 완전히 열 받았더라. 하하. 선수라면 그런 근성이 있어야 한다”며 웃었다.
전태풍은 유소년 선수들을 상대로도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 들었다. 일본선수의 슛이 없는 것을 빠르게 간파하고 일부러 외곽슛을 줬다. 그는 “수비가 떨어지면 슛을 쏴야 한다. 일부러 슛을 쏘라고 했다. 그래도 넣지 못하면 본인 잘못이다. 두 배 더 노력해야 한다. 약점을 피하지 말고 무조건 노력해서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덧 전태풍의 자녀들도 선수를 목표로 진지하게 농구공을 잡고 있다. 전태풍은 농구아카데미에서 직접 선수들을 지도한다.
전태풍은 “우리 센터에서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계속 약점을 깨라고 말한다. 처음에 안되면 자신감이 떨어지지만 몇 달 뒤에 플레이가 되면 자신감이 생긴다. 피하면 어떻게 좋아지나? 프로선수가 되고 싶으면 약한 마음이 있으면 안된다고 한다. 100% 도전하라고 한다. 우리 아들에게도 똑같이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태풍과 하승진은 유튜브 채널에서 KBL 드래프트에 낙방한 선수들을 모아 드래프트에 다시 도전하는 ‘턴오버’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전태풍은 “’턴오버’선수들에게 ‘이 실력이면 절대 프로에 못 간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프로에 한 번 떨어진 선수들이 여기 와서 똑같은 플레이를 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책임감을 주고 있다”며 제자들을 아꼈다.
미국농구명문 조지아공대에서 맹활약한 전태풍은 KBL에서 데뷔하며 많은 문화차이를 경험했다. 종목은 다르지만 최근 축구대표팀에서 터진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설 역시 화제다.
만약 전태풍이 손흥민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는 “와! 좋은 질문이다. 나도 완전 멘붕이다. 문화의 차이가 아니라 사람성격의 차이 같다”면서 어느 팀이든 리더십을 강조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