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202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2순위로 지명된 ‘특급 신인 투수’ 황준서(19·한화 이글스)와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의 희비가 또 한 번 엇갈렸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황준서를 1군에 콜업했다. 햄스트링에 가벼운 통증이 있는 외야수 김강민을 뺀 자리에 황준서를 올렸다. 지난 23일 개막엔트리에 들지 못해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황준서는 일주일 만에 1군의 부름을 받았다. 31일 KT전 선발투수로 1군 데뷔전을 갖는다.
한화는 3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김민우가 지난 26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이후 왼쪽 날갯죽지에 담이 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30일 경기를 앞두고 “그저께 민우가 갑자기 담이 세게 와서 일요일(31일 KT전) 등판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다음 등판이 되냐 안 되냐를 알아야 1군 엔트리에서 뺄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그 다음 등판은 가능할 것 같다고 해서 황준서를 올렸다”고 밝혔다.
김민우가 로테이션을 한 번 건너뛰는 수준의 통증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자리를 황준서가 임시로 메우게 됐다. 지난 27일 서산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퓨처스리그 개막전에 선발등판한 황준서는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투구수 57개로 최고 147km, 평균 143km 직구(30개) 중심으로 스플리터(18개), 커브(9개)를 구사했다. 그로부터 3일 쉬고 1군에서 선발로 데뷔전을 갖는다.
최원호 감독은 “2군 선발 중 황준서가 제일 괜찮다고 한다. 2군에서 1경기 던졌는데 제구나 변화구가 전체적으로 괜찮다고 하더라. 그날 50개 정도 던졌는데 내일(31일)은 75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우가 로테이션에 복귀할 경우 황준서의 활용 방안에 대해선 최 감독은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 일단 내일 준서 던지는 걸 보고, 민우의 건강도 확인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야수 한 명 내리고 준서를 불펜으로 쓸지 봐야 한다. 민우 몸 상태를 확인하고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황준서는 장충고 2학년 때부터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될 만큼 일찌감치 가능성을 보인 좌완 유망주. 고교생답지 않게 안정된 제구와 스플리터라는 확실한 결정구를 가져 완성형 투수로 평가된 황준서는 고교 3학년이었던 지난해 봄 최고 구속을 150km로 뿌리며 성장세를 보였다.
류현진이 복귀하기 전까지 팀 내 좌완 선발 자원이 부족했던 한화는 인천고 우완 김택연의 엄청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황준서를 1순위로 뽑았다. 류현진이 지난달 중순 스프링캠프 기간 전격 복귀하고, 김민우가 구위를 회복하며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지 못한 황준서는 시범경기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지난 10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했다. 최고 146km 제구되는 직구에 결정구 스플리터로 1군 즉시 전력 가능성을 보여줬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2군에서 시작했지만 황준서는 “예상했다. 기회가 올 것이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개막 일주일 만에 1군행 티켓을 따냈다. 데뷔전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면 어떤 식으로든 1군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황준서가 1군에 콜업된 날, 공교롭게도 전체 2순위 신인 투수 김택연이 2군으로 내려갔다. 김택연은 이날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전날(29일) KIA전에서 9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판, 최형우에게 볼넷을 줬지만 이우성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이승엽 두산 감독은 김택연의 2군행을 결정했다. 이승엽 감독은 “어제 경기를 보고 말소를 결정했다. 아직 싸울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와 달리 로케이션이 좋지 않다. 힘이 들어가서 의도치 않게 빠지는 공이 많다”며 “구위 문제는 없다. 편한 상황에서 던지고, 하고 싶은 연습을 다하면서 여유와 안정을 찾고 돌아오길 바란다. 2군에 다녀오면 좋아질 것으로 본다. 큰 문제는 아니다”고 조정 차원에서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김택연은 시범경기에서 정철원과 마무리 경쟁을 하다가 류중일 감독의 부름을 받고 팀 코리아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최강팀 LA 다저스를 상대로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93마일 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아웃맨을 연달아 삼진 처리, 한미일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다저스 현지 매체가 "김택연은 이미 다저스 선수"라고 적을 정도로 임팩트가 강렬했다.
김택연은 시범경기에서 정철원과 마무리투수 경쟁을 벌일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팀 코리아에 뽑혀 나선 MLB 월드투어 스페셜게임 LA 다저스전에서 중심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제임스 아웃맨을 연이어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개막 엔트리에도 승선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2실점 블론세이브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어 7일 수원 KT전에서도 1이닝 2볼넷 1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고전했다. 3경기 성적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71. 2⅓이닝 동안 볼넷 5개로 제구가 흔들렸다.
일주일 전만 해도 1군에서 시작한 김택연이 신인 중 최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일주일 만에 2군에 내려갔고, 공교롭게도 황준서가 이날 1군에 올라오면서 1~2순위 신인의 희비가 다시 한 번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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