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본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순간 추억에 잠겼다. 이정후가 홈런을 친 야구장이 공교롭게도 이 감독이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홈런을 친 펫코파크였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활약으로 팀의 9-6 승리를 이끌었다.
홈런은 3-1로 앞선 8회 터졌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등장한 이정후는 1B-1S에서 샌디에이고 좌완 톰 코스그로브의 3구째 몸쪽 스위퍼(125km)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메이저리그 데뷔 3경기 만에 터진 감격의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이정후의 첫 홈런은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3번째 맞대결이 열리는 서울 잠실구장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KIA 이범호 감독은 “나도 여기서 쳐봤는데…”라며 추억에 잠기며 “이정후는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큰 돈을 주는데 선수 체크를 안 하고 그럴 수가 없다. 충분히 3할 타율 이상을 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이었던 2009년 태극마크를 달고 WBC에 참가해 대표팀의 준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2009년 3월 15일 본선 2라운드 1조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2회말 솔로홈런을 터트렸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구장이 이날 이정후가 홈런을 친 펫코파크였다.
이 감독은 “오늘 홈런보다 안타를 칠 때 타격을 보고 놀랐다. 그 정도 높이로 공이 오면 타이밍이 늦어 치기 어려운데 이정후는 그걸 누르면서 쳤다. 미국 톱클래스 투수들의 공을 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잘하지 않을까 싶다. 스윙이 빨라서 홈런도 10개 이상 칠 것”이라고 이정후의 성공을 점쳤다.
한편 KIA는 두산 선발 곽빈을 맞아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우익수)-김선빈(2루수)-서건창(1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윤영철.
1군 엔트리는 이날 선발 윤영철이 등록됐고, 포수 한승택이 말소됐다.
이날 경기는 오후 12시 50분부로 2만3750석이 매진됐다. 두산과 KIA 팬들의 뜨거운 열기 속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3경기 연속 만원사례를 이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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