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파격 스토리로는 자신이 없었던 걸까. tvN X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이 결국 노출로 흥하고 노출로 망할 조짐이다.
16일 한 매체는 tvN, TVING 드라마 '원경' 배우들이 촬영 전 콘티 단계에서 노출 수위가 높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대본에는 정사 장면에 대한 설명만 있을 뿐 노출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은 없었는데 촬영 전 콘티 단계에서 제작진이 노출 수위를 높였다고.
사실 '원경'은 '15세 관람가'와 '청소년 관람불가'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tvN 방송에는 일부 신체 노출 장면을 삭제한 15세 관람가 버전이 담기는 반면, TVING에는 15세 관람과 버전과 ‘19금’ 버전이 함께 공개 되고 있다.
‘19금’ 수위는 셌고 초반부터 파격적이었다. 이방원(이현욱 분)과 원경(차주영 분)은 궁녀들이 지키는 가운데 거리낄 것 없이 사랑을 나눴고 끈적한 베드신은 2분 가량 이어졌다. 농익은 분위기와 가슴 노출은 ‘19금’ 딱지 아래 가감없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채령(이이담 분)이 이방원의 승은을 입는 과정에서의 노출도 파격 그 자체였다.
덕분에 화제성과 시청률은 뜨겁다. 1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평균 5.1%, 최고 5.9%를 찍었는데, tvN 월화 드라마 중 지난해 1월 방영된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이후 처음으로 첫 방송 시청률 5%를 돌파한 셈이다. 이후에도 시청률 상승 곡선과 뜨거운 화제성으로 2025년 새해를 핫하게 달구고 있다.
이러한 여배우들의 노출신은 CG 작업을 통해 이뤄진 장면인 것으로 밝혀졌다. 차주영과 이이담은 상반신을 과감히 탈의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바. osen 확인 결과, 연출 의도에 따라 드러난 두 주연배우의 일부 신체 부위는 CG로 보완했다.
문제가 되는 건 제작진과 배우들간의 합의점이다. 차주영과 이이담은 옷을 입은 채로 해당 장면을 촬영했지만 제작진이 대역 배우의 몸과 합성해 내보냈고, 소속사 측이 방송 전 이 장면에 대한 편집을 요구했지만 제작진은 꼭 필요한 장면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알려진 상황.
이에 일각에서는 노출 강요 의혹, 딥페이크 기술 우려를 제기됐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원경' 제작진은 “처음부터 tvN과 OTT버전을 차별화하여 기획하고, 캐스팅을 진행했다. 노출 장면이 있다는 것도 오픈된 상태였다. 노출 수위에 대해서는 캐릭터와 장면의 특징에 따라 각각 배우별로 진행된 부분이 있으며, 제작이 이루어지는 단계별로 소속사 및 각 배우별로 협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제작진의 해명에도 불필요한 노출을 이슈몰이를 위해 노이즈 마케팅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자유롭지 못하다. '15세 관람가'로 편집된 버전만으로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저렇게까지 할 만큼 노출신이 저 드라마 구성에 중요하냐"는 의문이 여전히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딥페이크 성범죄의 횡행으로 대중이 AI 합성에 대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요즘이다. 여성이 주요 시청층인 로맨스 드라마에서, 대역의 알몸을 주연배우의 얼굴에 합성하면서까지 스토리 진행에 불필요한 노출신을 등장시키는 것은 딥페이크 기술 악용에 따른 시청자들의 반감만 더할 우려가 크다.
이미 시청자들은 차주영, 이현욱, 이성민, 이이담 등 배우들의 흡입력 강한 연기에 초반부터 매료됐다. 그래서 ‘원경’이 지난해 방소된 ‘우씨왕후’처럼 노출만 남기고 사라지진 않을까 염려하기도 했다. 인물들을 파격적인 눈요기를 위해 소모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던 ‘우씨왕후’다.
뜬금없이 등장하는 선정적인 장면들 때문에 ‘우씨왕후’는 극과 극 평가를 받으며 마무리됐다. ‘원경’은 ‘우씨왕후’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랐건만. 선 넘은 노출신으로 ‘흥’했던 ‘원경’이 노출에 발목 잡혀 ‘망’으로 가지 않길 여전히 팬들은 염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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