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시효 지나” 스포츠윤리센터, 김민욱 학폭 건 각하→김민욱 측, 웨이버 등 공시 절차 요구 가처분 신청
입력 : 2025.02.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노진주 기자] 내부 폭로한 뒤 때아닌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던 고양 소노의 김민욱(35) 측이 법원 문을 두드렸다.

김민욱 측 법률대리인 김가람 변호사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상적인 선수 생활을 지속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김민욱은 전날(26일) 웨이버선수 또는 자유계약선수로의 공시 절차를 요청하는 것을 내용으로 소노 구단을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해 11월 10일 김승기 전 감독의 라커룸 수건 폭행 사건을 내부 고발한 김민욱은 과거 연세대학교 시절 1년 후배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이달 10일 소노로부터 계약 합의 해지 요구를 받았다. 김 전 감독이 팀을 떠난 상황에서 이뤄진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김민욱의 ‘학교폭력 의혹’은 김 전 감독이 자진 사퇴를 알린 날 저녁 인터넷 커뮤니티에 그의 대학 후배였다고 주장하는 글쓴이의 폭로글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김민욱은 “제가 대학에 입학한 건 15년 전이고 그때는 저도 하키채로 맞는 등 내리 갈굼 악습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리 제가 맞았어도 후배를 때리는 행동을 하면 안 됐다. 정말 잘못한 일”이라고 반성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3~4학년 때도 학교폭력을 지속적으로 가했단 주장엔 "전혀 사실이 아니다. 2학년 때 각서를 쓴 후에는 선배들도 저를 때리지 않았고, 저도 후배를 때리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현재와 다른 '내리 갈굼' 시대적 배경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정당화할 수 없는 학교폭력 과거를 지닌 김민욱은 소속팀 소노와 대치 중이다. 소노는 “과거 학교폭력을 한 사실이 드러나 김민욱이 구단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라며 계약 기간을 다 채우기 전 합의 계약을 요구한 상황이다. 잔여 연봉은 지불할 수 없단 입장이다.

이날 김가람 변호사는 “소노는 김민욱의 학교 폭력을 문제 삼고 있지만, 스포츠윤리센터는 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소노는 김민욱과의 선수 계약이 2024년 12월 10일에 해지됐다고 주장하며 그날 이후 연봉을 미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소노는 김민욱을 소속 선수로 등록한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김민욱이 KBL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프로농구 리그에서도 선수로서 활동할 수 없도록 규정을 악용하고 있다"라며 "이는 KBL 규정상 보장된 선수 이동권을 제한하는 행위로써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법한 조치다. 이는 김민욱이 (김 전 감독 관련) 내부 고발을 한 것에 대한 보복적 성격을 가진 부당한 행위로, 현대 사회에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심각한 권리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잔여 연봉에 대한 부분은 소송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 다만 프로 선수로서의 활동 기회는 나이에 따라 급격히 제한된다. 이는 금전적인 배상으로도 회복될 수 없는 손해에 해당한다. 이에 김민욱은 웨이버선수 또는 자유계약선수로의 공시 절차를 요청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내부 고발에 대한 보복 행위를 멈춰달라고도 당부했다.

김가람 변호사는 “김민욱은 지난해 11월 10일 소노 구단 전 감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지만, 소노는 전 감독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김민욱은 내부 고발을 고민하게 됐는데 당시 김민욱에 대한 뒷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바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욱이 11월 20일 내부 고발을 강행하자, 소노는 같은 날 KBL에 전 감독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고, 전 감독은 11월 22일 자진 사퇴했다. (그런데 같은 날)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익명으로 ‘김민욱이 대학교 4학년 때 학교 폭력을 했다’는 취지의 사실과 다른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라며 “그러나 소노는 김민욱을 보호하지 않았고, 오히려 소노 구단의 핵심 관계자는 ‘김민욱의 학교 폭력 기사는 왜 안 나오냐?’, ‘빨리 나오면 좋겠다’, ‘학교폭력 기사만 나오면 김민욱과 선수 계약을 해지하고 김민욱을 털어버리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12월 9일 오후 김민욱의 학교 폭력 기사가 나오자, 실제 소노 구단은 그다음 날인 12월 10일 오전 김민욱에게 계약 합의 해지를 제안했고, 김민욱이 합의 해지 제안을 거절하자 소노는 12월 10일 오후에 김민욱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기사 재료를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가람 변호사는 “선수가 내부 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리그에서 퇴출당하는 선례가 남아서는 안 된다”라며 “프로 선수로서의 활동 기간이 제한적임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금전적 손해를 넘어 선수 경력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또 스포츠의 공정성과 선수들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매우 중대한 일이다. 김민욱은 단순히 연봉을 지급받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정상적인 선수 생활을 지속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이번 가처분을 신청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소노 구단은 “김민욱이 계약 해지에 합의하면 바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한 뒤 “만약 다음 달 계약 해지에 동의하더라도 잔여 연봉은 지불하지 않을 예정이다. 12월 10일 김민욱과의 계약이 해지 됐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jinju217@osen.co.kr

[사진]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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