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전신성형' 데미 무어, 45년 기다렸는데 아카데미는 외면했다 [Oh!쎈 이슈]
입력 : 2025.03.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하수정 기자] 최근 몇 년간 아카데미 남녀주연상에서 자주 이변이 발생한 가운데, 올해도 강력한 후보 데미 무어가 아닌 99년생 미키 매디슨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번 시상식 최대 이변이 아닐 수 없다.

3월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는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됐다.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이 처음으로 사회를 맡아 유쾌한 입담을 자랑했다.

가장 관심이 높은 부문 중 하나는 남녀주연상으로, 그중 여우주연상은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가 강력한 수상자로 점쳐졌다.

'서브스턴스'는 나, 그리고 더 나은 버전의 나와의 지독한 대결을 그린 논스톱 블러디 스릴러 작품. 데미 무어는 극 중 한때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명예의 거리까지 입성한 대스타였지만, 지금은 TV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전락한 엘리자베스로 분해 열연했다. 

세계적인 흥행작 '사랑과 영혼'(1990), '어 퓨 굿 맨'(1992), '은밀한 유혹'(1993) 등으로 할리우드 톱스타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유독 상복은 없었다. 이후에는 브루스 윌리스와 애쉬튼 커쳐와의 결혼 및 이혼 등으로 사생활이 더 관심을 끌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아름다운 외모에 집착해 7억 원을 들인 '전신성형설'이 퍼지면서 배우로서는 하락세가 거듭됐다. 

그런 데미 무어가 60대에 만난 '서브스턴스'는 영화의 내용과 캐릭터 등이 마치 그녀의 배우 인생을 압축한 듯한 느낌마저 줬다. 자서전처럼 보이는 '서브스턴스'를 통해 데미 무어는 인생 연기를 펼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

'서브스턴스' 스틸컷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왼쪽부터) 배우 데미 무어, 미키 매디슨

데미 무어는 지난 1월 배우 인생 45년 만에 최초로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미국배우조합상(SAG) 여우주연상도 품었다.

골든글로브 수상 당시 데미 무어는 "30년 전 한 제작자가 나를 가리켜 '팝콘 여배우'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후부터 이런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난 그때 성공했고, 많은 돈도 벌었지만 연기력은 형편없다는 말을 그대로 믿어버렸다. 그 제작자의 말이 오랜 시간 동안 날 갉아 먹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연기가 더 발전하지 못할 거라고 믿어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내 커리어가 바닥을 치고 있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담하고 기상천외하면서, 완전히 미친 듯한 대본이 나한테 왔다. 그게 바로 '서브스턴스'였다. 그때 우주가 나에게 '너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줬다"며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다.

현재 '서브스턴스'는 국내에서도 누적관객수 50만 명을 돌파했는데, 상업영화 기준으로 보면 천만 흥행에 못지 않은 수준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외화 독립예술영화가 50만을 넘은 것은 지금까지 단 4편('색, 계', '황후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뿐이다.

한국 관객들도 '서브스턴스' 데미 무어의 수상을 예상하거나 응원하는 반응이 많았지만, '아노라'의 20대 여배우 미키 매디슨이 트로피를 차지하면서 '오스카 신데렐라' 탄생을 알렸다.

45년을 기다린 데미 무어는 언제일지 모를 다음 아카데미를 기약하게 됐다.

/ 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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