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강하늘이 스크린, 아니, 왜그에서 날아다닌다. BJ로 변신한 강하늘의 ‘연기 투혼’이 극을 장악하며 쾌감을 안긴다.
영화 ‘스트리밍’(감독/각본 조장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베리굿스튜디오, 공동제작 티에이치스토리) 은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 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스릴러다.
사실상 ‘스트리밍’은 익숙해서 흥미롭지만, 자칫 진부해지기 쉬운 소재를 다루고 있다. 일상에 깊숙이 박힌 온라인 문화와 개인 방송에 대한 탐구와 비판은 온라인 영상 플랫폼의 발달 후부터 국내외를 막론하고 끝없이 다뤄졌던 이야기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은 다름 아닌 주연 배우 ‘강하늘’의 힘이다.
오직 1위만이 모든 후원금을 독차지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왜그’에서 구독자 수 1위를 달리는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강하늘은 예리함과 허술함을 동시에 보이는 캐릭터 특성은 물론, 실시간 방송과 영화적 분위기의 균형을 잡는 ‘리얼함’을 실감 나게 살렸다.
특히 작품이 ‘원테이크’ 촬영 방식을 고집한 만큼 인물의 행동과 섬세한 감정을 동시에 보일 수가 없어 흐름 안에서 소위 ‘마’가 뜰 수밖에 없는 가운데, 강하늘은 이 공백을 ‘연기 차력쇼’로 메우는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한다. 시종일관 에너지를 뿜어야 하는 ‘하이텐션’의 ‘우상’의 캐릭터 자연스레 녹아든 강하늘은 비호감을 표방하지만 묘하게 정이 가는 '우상'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영화 전체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독특한 구성을 갖춘 가운데, 중간 광고와 활발한 채팅창, 추적 라이브 방송 중 잭팟처럼 터지는 후원금 등도 볼거리다. 물론 100% 실제 라이브 방송 플랫폼의 모습을 담기는 어려웠겠지만, 그간 한국 영화에서 보였던 ‘라이브 방송’ 구현 장면 중에서는 꽤 밀도 높은 고증을 자랑한다.
또한 청소년관람불가 딱지를 달고 있긴 하지만, 실제 1인 방송과 훨씬 더 잔혹함을 강조하는 19금 범죄 스릴러물에 비교해 잔인함, 선정성, 욕설 모두 예상 수위보다는 다소 ‘순한 맛’을 자랑한다.
길지 않은 러닝 타임, 억지로 시간을 떼우지 않고 깔끔하게 결말을 위해 달려가는 스토리의 속도감도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미디어 매체에 대한 비판’의 시사점도 충분히 있지만, 오락 영화의 기본에 충실해 관람에 만족감을 충분히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3월 21일 개봉, 19세 이상 관람가, 9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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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