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안 바꿔!'' 항명 논란→끝내 감독이 이겼다... 4850억 3루수, 개막전 DH 이동
입력 : 2025.03.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왼쪽)과 라파엘 데버스. /AFPBBNews=뉴스1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왼쪽)과 라파엘 데버스. /AFPBBNews=뉴스1
한때 감독에 대한 항명 논란까지 번졌던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3루수 포지션의 교통정리가 개막을 앞두고 완료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7일(한국시간) "보스턴은 개막전에서 라파엘 데버스를 지명타자로, 알렉스 브레그먼을 3루수로 기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보스턴의 핫코너는 수년간 데버스의 차지였다.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꾸준한 성적을 내며 3루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까지 통산 8시즌에서 타율 0.279(3802타수 1062안타) 200홈런 638타점 616득점 OPS 0.856의 타격 성적을 거뒀다.

풀타임 첫해인 2018년에는 21개의 홈런으로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2021년에는 38홈런 113타점으로 생애 첫 실버슬러거를 차지했다. 3번의 올스타와 2번의 실버슬러거 수상 등 업적을 쌓으며 데버스는 보스턴의 주전 3루수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에 보스턴은 지난 2023년 초 그에게 11년 3억 3100만 달러(약 4850억 원) 연장계약을 안겨줬다.

그런데 이번 오프시즌에서 변화가 생겼다. 지난달 중순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브레그먼을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758억 원)에 잡은 것이다.

알렉스 브레그먼. /AFPBBNews=뉴스1
알렉스 브레그먼. /AFPBBNews=뉴스1
브레그먼도 빅리그 수준급 3루수 자원이다. 그는 2016년 휴스턴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지난해까지 1111경기에서 타율 0.272 191홈런 663타점 694득점, 출루율 0.366, 장타율 0.483, OPS 0.849를 기록한 거포 자원이다. 2019년에는 41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2위에 올랐다.

그러자 문제가 생겼다. 바로 교통정리 때문이었다. 브레그먼은 2020년 이후 3루수 이외의 포지션을 소화한 적이 없었고, 데버스 역시 최근에는 유격수와 2루수로 한두 경기 나온 걸 빼면 3루수 고정으로 출전했다. 둘 중 한 명은 3루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브레그먼을 주전 3루수로 낙점했다. 데버스의 수비가 낙제점이었기 때문이다. MLB.com에 따르면 데버스는 지난해 OAA(Outs Above Average, 리그 평균보다 얼마나 많은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지 나타낸 것, 0이 평균) -6을 기록했는데, 이는 기준을 채운 43명의 선수 중 36위에 불과했다. 2020년부터는 -34였는데, 이는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그렇기에 보스턴은 브레그먼에게 3루 자리를 맡기려고 했지만, 문제가 생겼다. 데버스가 자기 자리를 지키려 한 것이다. 그는 "3루수는 내 포지션이다. 그들의 계획은 어떤지 모르겠다.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나는 내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감독에 대한 항명 논란이 번졌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 /AFPBBNews=뉴스1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 /AFPBBNews=뉴스1
코라 감독은 진화에 나섰다. 그는 "데버스는 자부심이 있고, 우리도 그걸 알고 있다. 그는 3루수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뛸 것이다"라고 말하면서도 "브레그먼이나 데버스, 코라가 중요한 게 아니다. 보스턴 구단이 더 중요하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팀을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코라 감독은 27일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 "스프링캠프 기간 대화를 나눴고, 데버스는 자기 생각을 확실히 밝혔다"면서 "결정을 내렸다. 브레그먼이 3루수를 맡고, 데버스는 지명타자를 맡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승리를 위해 나서고, 데버스도 이를 이해한다"고도 했다.

코라 감독은 데버스에 대한 기대감도 표시했다. 그는 "브레그먼이 데버스의 뒤 타순에 있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데버스가 공격에서 뛰어난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라파엘 데버스. /AFPBBNews=뉴스1
라파엘 데버스.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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