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경 언니 마지막을 함께하고 싶다'' 정지윤이 이끈 벼랑 끝 반격…현대건설, 확률 '0%' PO 새 역사 도전
입력 : 2025.03.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현대건설 정지윤. /KOVO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현대건설이 벼랑 끝에서 살아나며 챔피언 결정전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여자배구 최초로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후 챔프전 진출이라는 '확률 0%' 새 역사에 도전한다. 

현대건설은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2차전에서 정관장에 세트 스코어 3-0(25-20, 25-17 25-22) 완승을 거뒀다. 

지난 25일 수원에서 펼쳐진 PO 1차전에서 정관장에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건설은 이날 2차전 승리로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정관장이 주전 세터 염혜선의 무릎 부상에 따른 결장으로 흔들린 사이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모마와 함께 정지윤이 반격의 선봉에 섰다. 모마가 양 팀 최다 24점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정지윤도 블로킹 4개 포함 11점을 올렸다. 4개의 블로킹 모두 정관장 에이스 메가를 상대로 잡은 것이 돋보였다. 경기 후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정지윤이 리시브, 블로킹에서 잘 버텨줘 좋은 경기를 했다”며 승리의 수훈갑으로 정지윤을 꼽았다. 

정지윤은 “2차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들어왔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했고, 그게 결과로 나왔다”며 “제가 리시브를 잘 받아줘야 다른 선수들도 쉽게 때릴 수 있다. 리시브가 잘 안 되는 날도 있지만 다른 선수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줘서 이겨낼 수 있었다. 리시브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연습 더 많이 하며 압박감을 떨쳐내려 한다”고 말했다. 

메가를 상대로만 4개의 블로킹을 만든 정지윤은 “PO 준비할 때부터 메가 선수를 조금이라도 더 막는 게 개인적인 목표였다.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은데 영상을 더 보고 3차전도 잘 잡아보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1승1패로 균형이 맞춰진 PO 3차전은 29일 현대건설 홈인 수원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날 현대건설이 승리하면 여자부 역대 최초로 PO 1차전 패배 후 챔프전에 진출하게 된다. 앞서 18번의 여자부 PO 모두 1차전 승리팀이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현대건설 정지윤이 리시브를 하고 있다. /KOVO 제공

확률 0% 새 역사에 도전하는 현대건설인데 정지윤 개인적으로도 챔프전에 꼭 가고 싶은 이유가 있다. 챔프전에 직행한 1위 흥국생명에 김연경이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김연경 장학금’을 받아 배구 용품을 사는 데 썼던 정지윤에게 김연경은 남다른 존재.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의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를 상대팀 선수이지만 함께하고 싶은 게 정지윤의 마음이다. 그는 “비록 상대편이지만 연경 언니의 마지막을 코트 안에서 함께할 수 있다면 정말 의미가 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지윤은 “그 전에 PO 3차전을 먼저 이겨야 한다. 1차전 승리팀의 챔프전 진출 확률이 되게 높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깨고 싶다. 3차전 무조건 이길 각오로 임하겠다. 한 팀이 되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주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강성형 감독도 “1차전 지고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기회를 다시 살렸다. 3차전에도 선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현대건설 정지윤.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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