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목동구장, 5차전만큼은 두산 편이었다
입력 : 2013.10.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넥센은 이날만큼은 ‘작은’ 목동구장이 야속했다. 홈 이점이 오히려 독이 됐다.

두산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서 연장 13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홈런포 3방을 앞세워 8-5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홈런으로만 7점을 뽑아냈다. 홈런 3개 모두 담장을 살짝 넘어가며 목동구장의 이득을 톡톡히 봤다.

넥센의 홈 구장인 목동은 좌, 우측 펜스가 각각 98m, 가운데는 118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다. 덕분에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는 구장이다. 넥센은 이러한 홈 이점을 바탕으로 올 시즌 팀 홈런 1위를 기록했다. 넥센 4번 타자 박병호도 목동에서만 홈런 22개를 몰아치며 총 37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4일, 목동은 두산의 무대였다. 0-0으로 맞선 4회초, 호투 중이던 넥센 선발 나이트가 갑자기 흔들렸다. 오재일, 홍성흔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다. 1사 1, 2루 이원석이 타석에 들어섰다. 2스트라이크 1볼에서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를 던졌다. 이원석이 엉덩이가 빠지며 잡아당겼다.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다른 구장이었으면 뜬공으로 그쳤을 타구였다.

두산은 3-3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3회, 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넥센이 좌완 강윤구를 올리자 두산은 대타로 최준석을 내세웠다. 1스트라이크 3볼에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을 잡아당겼다. 이번에도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역시 잠실이었다면 펜스 앞에서 잡힐 타구였다.

한 점을 더 보태 5-3으로 달아난 두산은 계속해서 기회를 잡았다. 2사 1, 2루, 타석에는 오재원이었다. 오재원은 강윤구에 이어 올라온 이정훈의 6구째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아슬아슬하게 넘어갔다. 8-3으로 달아나는 쐐기포였다. 이 타구 또한 목동이 아니었다면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넥센도 홈런 2방으로 5점을 뽑았지만 승리하기에는 부족했다. 넥센은 잠실에서는 무기력했지만, 목동에서는 홈런 타자가 많은 자신들이 유리할 것이라 자신했다. 하지만 결국 그 홈런 때문에 두산에게 무릎을 꿇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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