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연속 가을야구, ‘짜내기’ 실종
입력 : 2013.10.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가을야구에 ‘짜내기’가 실종됐다. 꼭 필요한 ‘한 점’을 얻지 못해 엉뚱한 곳에서 승부가 갈렸다. ‘위기 뒤에 찬스’라는 야구 격언을 무색하게 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7경기가 모두 3점차 이내 박빙의 승부였다. 치열한 혈투였던 것 같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도망갈 때 도망가지 못하고, 따라갈 때 따라가지 못했다. 넘어온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매번 엉뚱한 곳에서 승부가 갈렸다. 이번 포스트시즌이 졸전의 연속이라 불리는 이유다.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 1회초에 2점을 내줘 0-2로 뒤진 채 1회말을 시작한 LG는 2번 타자 이병규(7)의 투런포로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 선발 노경은은 피홈런 이후 이진영에게 바로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LG는 흔들리는 노경은을 도리어 도와줬다. 정성훈 타석에 치고달리기 작전이 나왔는데 정성훈은 헛스윙 삼진, 이진영은 2루에서 아웃됐다. 역전에 대량득점까지 노릴 수 있는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

3회말, LG에게 한 번 더 흐름이 넘어왔다. 박용택과 이병규(7)가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무사 1, 2루는 수비하는 팀조차 한 점으로 막으면 성공이라 할 정도로 좋은 득점 기회다. 그런데 여기서 또다시 이진영이 병살, 정성훈이 유격수 땅볼을 치며 찬물을 끼얹었다.

좋은 기회를 날리면 어김없이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역시나 4회초, 두산이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김현수가 안타, 최준석이 볼넷으로 2사 1, 2루가 됐다. 하지만 홍성흔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넘어온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이 날 승부도 7회초, 엉뚱한 실책으로 갈렸다. 2사 3루, 최준석이 빗맞은 3루 땅볼을 쳤다. 바운드가 컸지만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다. 3루수 정성훈이 공을 한차례 더듬고 말았다. 그 틈에 3루에 있던 이종욱이 홈을 밟았고 이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2차전 역시 LG 선발 리즈의 투구를 빼면 허점투성이었다. LG는 1회, 2회, 4회, 6회, 8회 모두 선두타자가 살아나갔지만 점수를 낸 건 2회 뿐이었다. 희생번트를 무려 6번이나 댔는데 득점으로 연결된 것은 단 한차례였다.

특히 4회에는 1사 2, 3루서 희생타 하나를 치지 못해 한 점도 뽑지 못했다. 리즈가 8이닝동안 안타 하나만을 내주는 엄청난 활약을 했기에 망정이지 뒤집어져도 진작 뒤집어졌을 경기였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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