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ALKOREA] 이현민 기자= 이란의 북중미 월드컵 출전이 빨간불이 들어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색 리스트로 분류한 이란에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란은 26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우즈베키스탄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 8차전서 메흐디 타레미의 멀티골에 힘입어 2-2로 비겼다.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이란은 6승 2무 승점 20점 조 1위를 사수하며 월드컵 본선행을 조기에 확정했다. 우즈베키스탄(승점17, 2위), 아랍에미리트(승점13, 3위)가 남은 2경기에서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기쁨도 잠시. 이란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이 4연속 월드컵 진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외교 관계 영향으로 이번 대회 참가가 제한될 가능성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란을 포함한 14개국 시민들에게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 중 하나인 미국으로 여행이 부분적 혹은 전면 금지될 수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비자 전면 금지를 결정하면 이란 대표 관계자나 응원을 위해 찾는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선수나 스태프에 대한 제한이 적용될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중미 월드컵은 내년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에서 열린다. 특히 미국에서 많은 경기가 예정돼있다. 문제는 이란과 미국은 적대관계다. 과거 이란 최고 지도자였던 루홀라 호메이니의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양국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양국은 월드컵에서 두 차례 맞대결을 벌였지만, 큰 문제없이 끝났다. 1998 프랑스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만났다. 프랑스 월드컵 당시 양 팀이 나란히 단체사진을 찍은 장면도 있다. 그러나 27년이 지난 현재 상황이 급변했다. 올해 초 다시 정권을 잡은 트럼프는 이란을 적색리스트 중 하나로 꼽았다. 월드컵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난 26일 스페인 아스는 “캐나다, 멕시코와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미국이 이란의 입국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란은 월드컵에 출전할 것이지만, 이란·수단·시리아·예멘·부탄·쿠바·리비아·북한·소말리아·베네수엘라·아프가니스탄 등이 미국 입국 금지 대상”이라면서, “보도가 진실이라면 미국 정부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이란의 참가 여부를 두고 FIFA와 대립을 예상했다.
지난 15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적색리스트에 포함된 43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과거 월드컵 개최지 변경 사례가 있다. 2023년 FIFA U-20 월드컵 개최지였던 인도네시아가 이스라엘의 출전을 반대했다. 이로 인해 FIFA는 인도네시아의 개최권을 박탈하고 아르헨티나로 변경해 대회를 치렀다.

월드컵 개최국은 FIFA가 인정한 국가와 선수의 입국을 거부할 수 없도록 명시돼있다.
로이터는 “만약 이란이 그룹A에 편성될 경우 8강까지 미국에서 열리는 경기를 피할 수 있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멕시코에서 열리며, 그룹A를 선두로 통과했을 경우 8강에까지 멕시코에 머무른다. 이후 마이애미에서 경기를 진행한다”고 조 편성이 이란의 운명을 좌우할 거로 전망했다.
FIFA에 큰 과제다.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과 FIFA는 이란을 포함한 미국 입국 금지 리스트에 들어간 국가들을 위한 해결책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