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이제껏 내가 만나 연기를 보고 가장 놀랐던 3대 배우를 꼽자면 최민식, 게리 올드만, 케일럽 랜드리 존스였다.”
프랑스 출신 뤽 베송 감독이 23일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각)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OSEN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특히 최민식 배우와 작업을 할 때 영어로 소통이 안 되어서 표정만으로 디렉션을 했는데 최민식 배우가 놀라울 정도로 연기로 잘표현해주셔서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이 같이 말했다.
최민식은 뤽 베송 감독의 영화 ‘루시’(2014)에 출연한 바 있다. 또한 게리 올드만은 뤽 베송 감독의 ‘레옹 디 오리지널’(2020), ‘제5원소’(1997), ‘레옹’(1995) 등의 영화를 함께 만들었다. 그리고 케일럽 랜드리 존스는 신작 ‘도그맨’(2024)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뤽 베송 감독은 ‘도그맨’과 관련,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는 사람들이 소외된 사람들을 더 잘 받아들인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도그맨’을 통해 사회적 편견을 다뤘다는 뤽 베송 감독은 “한 소년이 얼마나 외롭게 살아가는지 담았다. 사회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과 다르면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이 같이 설명했다.
그가 연출한 새 영화 ‘도그맨’(감독 뤽 베송, 수입제공 ㈜엣나인필름, 배급공동제공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은 개들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한 남자(케일럽 랜드리 존스)의 쇼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로 이달 24일 국내 개봉한다.
이날 뤽 베송 감독은 “지난해에 부산영화제에서 ‘도그맨’이 소개됐을 때 반응이 좋아서 기분 좋은 상태로 프랑스로 돌아왔다. 이제는 한국의 전체 관객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며 “한국영화와 한국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서 제 영화가 어떻게 받아 들여질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도그맨’의 시작은 실화에서 시작됐다. “실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로케이션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중요했다. 근데 시대성이 느껴지지 않길 바랐다”고 현대적이면서도 그 시대를 특정할 수 없는 공간을 섭외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뉴저지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감독은 “제가 실제로 미국엥서 약간 미쳐있고 광기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래서 그 장소로 설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부모님에 버려져서 개들과 갇히게 된 아이의 이야기가 있다. 한 나라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벌어진 실화를 모았다”며 “버려진 소년과 소녀들이 다행히 기사화된 경우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많을 거 같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뤽 베송 감독은 강아지와 아이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촬영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날 뤽 베송 감독은 “강아지뿐만 아니라 어떤 배우에게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웃음) 동물을 고통받지 않게 하는 건 너무 당연하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다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 누구든 고통받아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뤽 베송 감독은 이어 “장애인, 예술가, 성소수자 등은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을 당한다. 사람들은 겉으로 포용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배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다시 한 번 영화의 주제의식을 드러냈다.
주인공 역할에 배우 케일럽 랜드리 존스를 캐스팅 한 이유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영화마다 색깔이 다른 연기를 보여줬다. 그래서 우리 영화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더라. 첫 만남에서는 식사만 했고, 세 번째 만남에서 영화에 관한 얘기를 시작했다. 그 친구가 저를 만날 때마다 ‘무슨 얘기를 하실 거냐?’고 궁금해 했는데 세 번 만에 영화 얘기를 한 거다.(웃음)”
이어 뤽 베송 감독은 “ 케일럽이 저와 케미스트리가 좋아서 영화 촐영이 잘 되겠다 싶었다”며 “저희가 총 6개월 간 준비를 했는데 4개월 동안에는 거의 매일 만나면서 영화를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뤽 베송은 “제가 기획했고 시나리오를 썼지만 80%만 만들었고 나머지는 배우들과 완성했다. 배우들과 현장에서 얘기를 나누면서 나머지 부분을 완성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고 자신만의 연출방식을 전했다.
뤽 베송 감독은 그동안 ‘안나’(2019) ‘택시5’(2018)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2017) ‘루시’(2014) ‘제5원소’(1997) ‘레옹’(1995) 등을 연출하며 전세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오랜 시간 연출 작업을 해온 비결에 대해 “그건 사랑이다. 영화, 예술, 잘 만든 작품, 사람들에 대한 사랑 덕분”이라고 대답했다.
뤽 베송 감독이 20년 동안 창조해 온 모든 캐릭터의 집약체인 더글라스가 차가운 흙바닥에서 무대 위로 오르기까지의 다채로운 삶을 담아낸 ‘도그맨’은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관객들이 영화를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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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엣나인필름,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