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 마동석→안지혜, 세상이 멸망해도 지켜야 할 인간다움 (종합)[Oh!쎈 리뷰]
입력 : 2024.01.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보라 기자] (※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지진으로 세상이 멸망한 3년 후, 그 속에서도 살아남은 인류는 존재했다. 버스 차고지에 마을을 꾸린 악어 사냥꾼 남산(마동석 분)은 물과 식량이 부족하지만, 지완(이준영 분)과 함께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어느 날 “서울의 한 아파트에 안전한 공간을 마련했다. 아이들을 지켜야 인류가 살아날 수 있다”는 선생님(장영남 분)의 회유에 수나(노정의 분)는 할머니(성병숙 분)와 함께 남산이 이끌던 버스동을 떠난다.

한편 유일하게 살아남은 의사 기수(이희준 분)는 황궁 아파트로 입성했고 입주민 대표였던 영탁(이병헌 분)이 그랬던 것처럼 왕으로 군림한다.

그는 아이를 키우는 가족들을 중심으로 불러모아, 죽은 딸을 살리기 위한 생체실험을 진행 중이었다. 이에 수나 역시 하나의 피실험체였던 것.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특수부대 이은호(안지혜 분) 중사는 변절한 동료들에 맞서 사람들을 지킨다. 남산과 지완은 황궁 아파트로 잠입해 기수의 수하들, 특수부대 군인들에게서 입주민들이 도망치도록 돕는다.

아포칼립스를 담은 ‘황야’(감독 허명행,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빅펀치픽처스)는 지난해 여름 개봉해 흥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와 시공간적 배경을 공유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부터 ‘황야’로 이어지는 고유의 설정과 흐름을 지키며 대재앙 세계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재난 속 인간 군상을 희화화 시킨 블랙코미디인데, 아무리 세상이 멸망했더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생명윤리와 도덕성을 강조하며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남산 역을 맡은 마동석은 아파트와 실험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극적이기보다 사실감을 높이는 쪽으로 액션을 연출해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만이 할 수 있는 특유의 액션과 유머가 녹아 있어 보는 재미를 높인다.

또한 배우 안지혜가 펼친 기대 이상의 수준급 액션을 볼 수 있다. 보통의 여배우들이 액션을 하더라도 어려운 동작은 대역배우가 해주기 마련인데, 안지혜는 소화하기 힘든 액션까지 직접 해내며 대역배우 못지않은 액션 연기를 보여줬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예상하기 어려운 기후변화, 양극화, 묻지마 범죄가 판치는 현 시대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은 인간성의 소실로 무너진 위기 속에 살고 있다.

‘황야’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해지기 쉬운 대재앙의 본질 앞에서 인간이라면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말한다. 아포칼립스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황야’ 역시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넷플릭스 1월 16일 공개. 러닝타임 107분.

/ purplish@osen.co.kr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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