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도그데이즈’의 배달 라이더 진우(탕준상 분)는 우리네 20대 초반의 청년들을 쏙 빼닮았다. 아르바이트 급여로는 월세 마련도 어려워 고시원에 살고, 좁은 방 안에서 라면을 끓여먹기 일쑤지만 그럼에도 가슴 속에 이루고 싶은 꿈을 품고 사는, 희망으로 가득 찬 청춘이다.
미워할 수 없는 천방지축 귀여움과 치기 어린 허세는 배우 탕준상(20)이 지닌 그 나이 또래 특유의 Z세대 감성과 문화를 통해 스크린 안에 그대로 소환했다.
개봉을 앞둔 새 한국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제공배급 CJ ENM, 제작 CJ ENM, 공동제작 CJ ENM STUDIOS·JK FILM·자이온 이엔티㈜)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다. 탕준상은 배달 아르바이트로 먹고 사는 청년 진우를 연기했다.
진우는 사실 여느 드라마, 영화에서 흔하게 나올 법한 기능적인 20대 청춘 캐릭터다. 열심히 해도 희망이 안 보이는 이 사회에, 자리만 지키는 어른들에게 막말하는 캐릭터는 자칫 무미건조하게 흘러가 극을 보고 나면 아예 기억에서 잊힐 수도 있다.
그렇게 흔하디 흔한 인물 설정인데, 탕준상은 ‘도그데이즈’의 최고 연장자 윤여정(76)과 합을 이뤄 빛을 발했다. 할머니-손주뻘의 배우 둘이 만나 이룬 티키타카가 웃음을 안기기 충분하다.
시간을 허투루 쓰는 진우에게 은퇴한 건축가 민서(윤여정 분)는 걱정이 담긴 잔소리를 내뱉는다. 이에 맞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말대꾸 하는 진우의 모습은 특별하지는 않아도 왠지 모르게 가슴을 묵직하게 휘젓는다.
또한 여느 작품에서 들어본 대사도 마치 처음 만들어낸 것처럼 신선한 온기를 담아 내뿜었다. 기능적으로 흘러가 경계선에 놓인 캐릭터를 탕준상은 자신만의 개성과 고유의 특성을 담아 풀어내 관객이 애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한 작품씩 착착 내공을 쌓아가고 있는 탕준상이 앞으로 더욱더 성장할 배우로 점쳐져서 기대가 된다.
탕준상이 출연한 ‘도그데이즈’는 2월 7일 개봉한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사진,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