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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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 잇페이(왼쪽)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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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오른쪽)와 미즈하라 잇페이의 아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고척돔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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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 잇페이. /사진=뉴스1 |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그림자 통역으로 잘 알려진 미즈하라 잇페이(40)가 오타니의 돈을 훔치고 또 불법 도박까지 한 혐의로 전격 해고됐다.
미국 지역지 LA 타임스는 21일(한국시간) "오타니의 변호인이 그동안 통역을 맡아왔던 잇페히 미즈하라를 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로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LA 다저스 구단은 잇미즈하라 잇페이를 해고 조치했다"고 전했다.
LA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잇페히 미즈하라는 최근 불법 도박에 손을 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빚이 점점 늘어났고, 오타니의 돈에도 손을 대면서 절도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전말은 이렇다. 앞서 LA 오렌지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매튜 보이어라는 사람의 계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이름이 나왔다. 그리고 오타니의 변호인 측이 이를 전달받은 뒤 진상 조사에 나섰다. 오타니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웨스트 할리우드의 버크 브레틀러는 "조사 과정에서 오타니가 절도 피해를 당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사법당국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 ESPN에 따르면 연방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매튜 보이어의 계좌로 450만 달러(한화 약 6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오타니의 계좌로부터 빠져나간 게 발단이었다. 지난해 9월과 10월 2차례 50만 달러씩 오타니의 이름으로 송금됐다고 한다. 오타니 변호인 측은 미즈하라 잇페이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이체한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즈하라 잇페이는 오타니의 소속사를 통해 "분명 오타니는 이 도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 오타니 역시 나로부터 이에 대한(불법도박)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이었다. 또 내게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나 또한 이것이 불법도박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많은 걸 배웠고, 교훈을 얻었다. 스포츠 불법도박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며 후회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스포츠 도박은 미국 내 약 40개 주에서 합법이다. 그렇지만 오타니와 미즈하라 잇페이가 주로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불법"이라고 전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모두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당장 LA 다저스 구단에도 비상이 걸렸다. 다저스 구단은 현재 서울시리즈에 한창이다. 전날(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치렀다. 오타니도 선발 출장해 안타 2개를 터트리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15일 오타니가 한국으로 향하는 전세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아내와 함께한 사진을 공개했는데, 옆에는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와 LA 다저스의 일본 투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함께였다. 이들은 전세기에 탑승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전날까지 미즈하라 잇페이 역시 고척돔 현장에서 오타니와 동행하는 등 정상적으로 일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오타니의 아내인 다나카 마미코는 관중석에서 미즈하라 잇페이의 아내와 함께 경기를 나란히 관전했다. 그렇지만 경기가 끝난 지 불과 반나절이 안 돼 미국 현지에서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고, 결국 21일 열리는 2차전에서는 미즈하라 잇페이와 오타니가 함께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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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미즈하라 잇페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을 맡아왔던 미즈하라 잇페이는 LA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미국 지역지 LA 타임즈는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을 하는 과정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돈에 손을 댔으며, 오타니의 변호인 측은 오타니 쇼헤이가 이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즈하라 잇페이기 해고 통보를 받으면서 오타니 쇼헤이와도 결별하게 됐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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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
오타니와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의 인연은 깊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에 입단하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됐다. 특히 지난 2022년 6월에는 메이저리그 경기 도중 벤치 클리어링이 발발했는데, 당시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이 오타니를 보호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그해 6월 28일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이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고 있는) 한가운데로 들어가려는 오타니를 전속력으로 달려가 막았다. 영웅적인 행동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다른 매체인 캐나다 매체 더 스코어도 "벤치클리어링 막바지에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이 오타니를 감싼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면서 치켜세웠고, 팬들은 '미즈하라 잇페이와 오타니의 팀워크가 빛났다', '오타니를 떼어낸 건 영웅적인 행동이었다',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의 경호원이었다'며 거듭 찬사를 보냈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도 미국 매체 스포츠키다는 오타니와 미즈하라 잇페이의 관계에 관해 "그들의 우정은 직업적인 유대 관계를 넘어선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즈하라가 늘 곁에서 변함없는 의사소통 지원을 해준 것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미즈하라의 도움으로 오타니는 미국에서 의사소통이나 새로운 문화에 대한 적응 등의 걱정 없이 오롯이 경기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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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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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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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 잇페이가 LA 에인절스에서 오타니와 함께하던 시절, 세리머니에 동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당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역시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오타니와 잇페히 미즈하라의 사진을 게재한 뒤 '야구계에서 멋진 우정을 소유한 이들 중 하나'라며 둘의 관계에 찬사를 보냈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미즈하라 잇페이는 7살 때인 1991년 부모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갔다. 줄곧 그곳에서 성장한 미즈하라는 캘리포니아대학을 졸업한 뒤 2007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의 통역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가 담당했던 선수는 일본인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50)였다.
보스턴 구단에서 일하면서 성실함과 실력을 인정받은 미즈하라 잇페이는 2013년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스의 외국인 선수 통역으로 스카우트됐다. 그리고 5년 뒤인 2018년 닛폰햄 소속이었던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미즈하라 잇페이 역시 통역으로 동행했다. 이 매체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후로 미즈하라 잇페이는 경기장 안팎에서 오타니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즈하라 잇페이는 오타니의 통역 업무뿐 아니라 경기 전 오타니가 몸을 풀 수 있도록 캐치볼도 함께하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미즈하라 잇페이는 "오타니와 오프시즌에도 함께 지낸다. 1년 365일 늘 그의 곁에 있다. 닛폰햄 시절부터 오타니의 재능을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며 "그의 성공을 근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정경기 때는 오타니와 함께 호텔에서 아침을 같이 먹고, 야구장으로 가는 버스에 오를 만큼 가깝게 지내고 있다"며 "오타니가 등판한 날, 특히 잘했을 때는 경기 후 휴대전화를 확인하면 일본에 있는 오타니 부모님이나 가까운 지인들이 보낸 문자 메시지가 20여 개는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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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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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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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을 맡아왔던 미즈하라 잇페이는 LA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미국 지역지 LA 타임즈는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을 하는 과정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돈에 손을 댔으며, 오타니의 변호인 측은 오타니 쇼헤이가 이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즈하라 잇페이기 해고 통보를 받으면서 오타니 쇼헤이와도 결별하게 됐다./AFPBBNews=뉴스1 |
스포츠 키다는 "미즈하라 잇페이가 시즌 중에는 불펜에서 직접 오타니의 공을 받기도 한다. 야구를 포함한 다수의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선수들의 언어장벽이 흔하게 존재하지만, 오타니가 미국 진출 후 빠르게 스타덤에 오르면서 통역의 역할이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며 "미즈하라는 단순히 기자회견이나 언론과의 교류업무뿐 아니라 클럽하우스 내에서 팀 동료들과 의사 소통은 물론 오타니와 코칭스태프간 연락 담당 역할도 한다"고 전했다. 또 상대팀 타자들과 전력 분석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의 몫이었다. 매체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단시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미즈하라의 헌신도 적지 않다"고 주장한 뒤 "오랜 시간 야구계에서 쌓아온 미즈하라 잇페이의 일본어와 영어에 대한 지식과 친숙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지난 2021년 오타니가 LA 에인절스에서 활약하던 시절, 미즈하라 잇페이는 에인절스 구단 선정 최우수 통역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오타니가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는데, 구단 차원에서 미즈하라 잇페이의 공로를 인정한 것. 당시 에인절스 구단은 "이 상은 우리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상"이라며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오타니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생활하는 동안 미즈하라 잇페이에게 가장 큰 의지를 했다"고 고백하며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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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LA 에인절스 구단이 자체적으로 미즈하라 잇페이의 공로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을 맡아왔던 미즈하라 잇페이는 LA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으면서 파국을 맞이하게 됐다. /사진=LA 에인절스 구단 공식 SNS |
그렇지만 결국 둘의 관계는 끝내 파국을 맞이하게 됐다. 일본 열도도 큰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닛칸 스포츠와 스포츠 호치 등 일본 주요 매체들은 21일 오전부터 일제히 "오타니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 및 오타니의 자금을 훔친 혐의로 LA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를 당했다"면서 "일본 팬들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오타니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오타니가 어떤 통역을 새롭게 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오타니는 통역 없이 영어를 수준급으로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에서 7년째 선수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오타니의 입에서 나온 영어가 일본 현지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일본 매체 디 앤스워는 "사인을 거절하는 오타니 쇼헤이가 순간적으로 한 영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 전 경기장 그라운드까지 내려와 많은 관계자와 인사를 나눴다. 매체는 "최근 오타니가 NFL 경기를 관전한 게 큰 화제가 됐다. 특히 경기에 앞서 오타니는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와 함께 그라운드로 내려온 뒤 관계자들과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오타니가 한 유니폼을 입은 남성과 사진을 찍은 뒤에도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 등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그러자 오타니는 미안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영어로 '나는 지금 가야 한다(I gotta go)'는 말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매체는 "오타니는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늘 통역과 함께하고 있다. 그런데도 오타니는 경기 도중에도 동료들과 사이좋게 의사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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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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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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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그동안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을 맡아왔던 미즈하라 잇페이는 LA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미국 지역지 LA 타임즈는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을 하는 과정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돈에 손을 댔으며, 오타니의 변호인 측은 오타니 쇼헤이가 이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즈하라 잇페이기 해고 통보를 받으면서 오타니 쇼헤이와도 결별하게 됐다. /AFPBBNews=뉴스1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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